안녕하세요 :) 20대 중반 직딩입니다
너무 답답한 마음, 익명의 힘을 빌려 그냥 누군가에게 저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서 무턱대고 글을 써봐요
글이 두서도 없고 길어질 것 같지만 그냥 아는 언니, 동생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편안하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 주변인들이 보기에 굉장히 밝고 열심히 사는,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사는 딸이예요.
회사 언니들은 성격이 정말 좋은 것 같다고, 생각없이 걱정없이 사는것같아서 우울증 걸릴 일도 없겠다며 부럽다고도 많이 하구요.
하지만 저는 사실 어릴때부터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랐어요.
태어나서 단한번도 행복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못해봤어요.
가난했으니 돈이 문제였던건지.. 당연해져버린 부부싸움과 몇년에 한번씩 들어오는 아버지, 그의 지속적인 가정폭력, 그걸 그대로 배우며 자란 오빠의 폭력, 아버지를 대신해 돈벌고 바보같이 견디며 살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평생 장애인이 되어버린 엄마..
어릴때 제 꿈은 가족을 죽여버리는거였어요.
엄마를 빼고 우리 가족은 늘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거든요. 정이 안간다고 제발 죽으라고 몇년간 수도없이 맞고, 부엌칼을 집어던지기도하고, 농약을 억지로 마시게하려고도하고..
그래서인지 어릴때부터 우울증이 정말 심했고, 처음으로 초등학교때 담임선생님께서 집에 저의 우울증을 알린 날에도 저는 집안 망신을 시켰다는 죄로 새벽까지 맞아야했어요.
정말 괴로웠지만 너무 어려서인지, 용기가 없어서인지 저는 결국 죽지 못했어요. 그리고 두려움이 원망과 증오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저는 막연히 가족을 죽여버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죄스럽지만 그 어린 나이에는, 어린아이처럼 변해가는 엄마까지도 나를 괴롭히는 것 같아서 다 없어지길 바랬던것 같아요. 제발 제가 집에서 벗어나 차라리 감옥에서 평생 살길 원했어요.
아버지가 거실에서 주무실때 부엌에서 부엌칼을 잡고는 얼마나 한참을 망설였는지, 결국 조용히 방에 들어와 스스로의 소름끼치는 생각에 얼마나 제 자신이 무서워 울었는지.. 그날의 기억은 평생 잊지못할거예요.
그 이후로 제 꿈은 그냥 빨리 성인이되어 집에서 벗어나, 정말 열심히해서 잘살게되어서 가족들 나몰라라 하고 사는거였어요.
근데 성공하지 못했어요. 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잘해내는 사람들도 많은데 제가 너무 나약했어요. 인간이나 되라고 공부하고싶어도 들키면 두드려맞고, 컴컴한 방에서 이불속에서 핸드폰 켜서 공부하고, 하루에 서너시간자면서 알바하고.. 성적도 좋았고 꿈도많았는데, 저는 어영부영 원하지않는 그저 그런 회사에 19살에 취직을하면서 집에서 쫓겨나다시피 독립했어요.
이제 사회생활 5-6년 차예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회사에서, 그래도 제가 잘하는 일을 하면서 여전히 타지에 혼자살고있어요.
그런데 가족들을 내치지 못했어요. 아니, 오히려 너무 잘해주고있어요
첫 회사를 곧 그만두었지만 제가 취직한 그날 가족들은 타지로 떠나서.. 저는 다음날 바로 재취업을 하고, 친구집에 빌붙어서 며칠 지내다 졸업한 학교에 부탁해 기숙사에서 출퇴근을 하고, 기숙사가 사라져서 주인아저씨가 제 방에 마음대로 드나드는 고시원에서 몇달을 지내고.. 그렇게 일만하고 편의점에서 끼니를때우면서 악착같이 살았어요.
그 와중에도 저희 아버지와 오빠는 그런 저의 눈물겹게 모은 돈을 몇만원, 몇십만원, 몇백만원.. 온갖 거짓말과 부탁, 나중엔 욕설과 협박으로 빼앗아갔어요.
학창시절 3만원짜리 방과후 수업을 수강하게해달라고 가정통신문을 용기내서 보여드렸던 그날, 새벽까지 온몸에 피멍이들게 두드려맞고 잘못했다고 싹싹빌던 전데 바보같이 그 기억을 품고도 월급 가불을 땡겨서라도 300만원씩도 도와드렸어요.
다 적을 수 없을만큼 수도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성인이 된 제 명의로 이것저것 많은 일들을 벌여 지금 저는 빚쟁이가 되었고, 오빠는 사기범으로 구치소에 재수감중이예요.
오빠를 아들이라고 아끼는 엄마 아빠는 제가 다 해결해야한다고해서, 전 반강제로 주변인에게 돈까지 빌려가며 제가 다 합의해주고 배상해주다 이젠 포기상태구요..
너무너무 죽고싶었어요. 자살기도를 거의 매일같이했어요. 생계에 버둥대니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친구들도 떠나가니 이야기할사람도없고, 정신병원도 병원비가 너무 아깝고 고등학교때 학교 지원으로 다녀보니 결국 약에 의존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밖에서는 그냥 더 밝은척, 더 즐거운척하며 지낸 것 같아요. 집에 돌아오면 한없이 무너져내리고..
앞으로 제 명의 앞으로만 갚아야할 돈은 500남짓 남았는데, 고스란히 내몫인걸 알지만 더는 갚을 의지가 생기지 않아요.
오빠 영치금은 끊었지만 부모님껜 몇년째 매달 생활비도 꼬박꼬박 보내주고있고, 자잘한 식품과 생활용품들까지 다 제가 사드리고있어요. 분명 엄마 앞으로 장애수당이 나올텐데 아버지는 돈이 없어서 죽겠다고해서..
그렇게 하다보니 아버지가 어느날은 이십몇년만에 처음으로 저년, 씨*년 이라고 부르던 저의 진짜 이름, 온전히 제 이름을 부르시더라구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일축하한다고 문자도 받아보고요.. 바보같이 감동받아 밤새 울었어요.
다들 뒤늦게 고작 그런거에 혹하지 말라고, 모든 친절은 돈때문이라고 하는데.. 저는 혹시 저에게 정말 미안해하진않는지, 이제야 딸로써 인정받은게아닌지 하는 희망이생겨요.
이런 가족들이 너무너무 싫고 원망스러운데도, 마음 독하게 먹고 연끊어야하는걸 아는데도.. 여전히 아버지의 심한 언어폭력속에 살면서 불편한 몸으로 집안일을 하는 엄마를, 내가 사라지면 정말 아무도 지켜내지 못할 것 같아서 두려워요.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자식인지라 부모를 등지는게 사람으로써 할수있는 일인가 싶고.. 아버지가 그렇게 한심하게 사는것도 가엾어보이고. 오빠가 범죄자가 된것도 가정환경 탓인 것 같아서 내가 지켜야할것같아요.
아버지랑 오빠는 돈을 위해서라면 엄마를 죽일수도있는 사람들이예요. 맨날 엄마가 뭐 하나 제대로 못하면 그렇게 병신같이 살거면 제발 뒤지라고 답답해서 죽어버렸으면좋겠다고하는데 너무나 진심이라는걸 전 알아요.
엄마는 장애가 생긴 이후로 아버지를 떠나고싶지 않아해요. 아버진 장애수당이 탐나서 이혼하지 않는 것 같은데, 엄마는 본인이 평생 당하고산걸 잊은건지 정말 아버지를 사랑하는것같아요. 외갓집 식구들도 그런 엄마에게 지쳐 거의 등돌리고 살구요..
전 알아요 제가 어떻게해야하는지. 독해져야하고 냉정해져야 한다는 걸 알아요. 그런데 왜 못하는걸까요 왜 가족들이 안쓰럽고 제가 지켜주고싶은걸까요 이런 제가 너무 싫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은 몇몇 사람들은 제가 정이 많아서 착해서 그렇대요. 근데 저 안착하거든요 이렇게 당한거 다 고스란히 품고살고, 연을 끊고싶은데 그러질 못하는건데.. 그리고 워낙 평소에 밝게지내려해서인지 허언증이라고 안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너무 답답해요.
예전엔 도피결혼을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결혼하면 가족들이 축의금부터해서 시댁 돈도 탐낼것같아요. 그래서 이젠 결혼을 평생 안하는게 맞겠다 싶기도 하네요..
가족들과 완전히 인연을 싹 끊고 살고싶어도 엄마도 마음에걸리고, 제 미래에 갑자기 나타나 모든걸 망치고 빼앗아갈까봐 무섭기도해요.
그리고 제가 이런 상황에 무뎌지다보니, 이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건지 해탈한건지 그냥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밥먹어야겠다는 생각처럼 일상이되었어요. 매일밤 퇴근하고 그 생각과 싸우는게 너무 지치고 무서워요.
저한테 채찍질좀해주세요.. 그러기위해서 이 글을 쓰게된건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사실은 너무너무 위로가 받고싶은데 그러면 평생 이대로 살게될까봐 두려워요.
쓰다보니 정말 엉망진창에 두서없고.. 그동안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다 담을 수 없어 혼자서 구질구질 미련생기고 마음아프네요.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할지 모르겠어요ㅎㅎ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정말 행복하시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