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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갔다가 소금 맞고 왔네요

DAVID |2020.04.11 20:20
조회 1,069 |추천 12
안녕하세요 서울에 거주하는 현직 트레이너 입니다

이 말도 안되는 시국에 다들 몸건강, 정신건강들은 안녕하신지요

각설하고 본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3월1일 부로 새롭게 오픈하는 스포츠센터에
입사할 예정이었습니다
제가 입사할 스포츠 센터는 초등학교와 계약을 해서
학교 내에 부속시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3월 1일부로 오픈 예정이었던 센터는 망할놈의 코로나로 인해 초등학교가 개학을 하지 못해
현재(4월11일)까지도 계속 오픈이 연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마냥 멍하니 누워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기도 하루이틀이고
당장에 다가올 다음달 아파트 중도금과 카드값이 두려워
뭐라도 해야 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기에 아르바이트 자리 잡기도 쉽지 않았고
겨우겨우 집 근처 중대형마트에배달 아르바이트를
운좋게 얻게 되었습니다

사장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자 흔쾌히 사정을 봐주시고
허락해주셨고 같이 일하는 직원분들도 친동생처럼 잘 대해주시고
나름 재밌게 일하는 중이었습니다
(30대 중반의 나인데도 제가 막내더군요)

사건은 어제 터졌습니다

마트가 워낙 규모가 있는지라
주변 음식점, 식당에서도 많은 거래가 있는 편입니다
그날은 첫 거래를 하는 음식점에 식자재를 배송하는 날이었습니다
오토바이에 바리바리 짐을 싸서 배달을 도착하니
남자 사장님께서 고생한다며 같이 짐도 내려주시고
오토바이에 이렇게 짐을 많이 싣고 다님
위험하지 않냐면서 걱정도 해주셨죠
남자 사장님의 따듯한 위로에 감사하며
결제를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니
아줌마가 10시쯤에 나오니 미안하지만
10시에 다시 와서 결제하면 안되겠냐고 하시더라구요

어짜피 급한 일도 아니고 배송 오며가며 받음 되는 일이기에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근처 지역을 배송하다보니 어느덧 10시가 넘었기에
마트로 들어오는 길에 다시 그 음식점에 들렸습니다

지금부터 이해하시기 쉽게 대화체로 쓰겠습니다

나 : 안녕하세요 ~ 아침에 배달해드린 식자재 결제 받으러 왔습니다

아줌마 : ( 뭐 이런 개념없는 인간이 다있냐는 눈빛으로 쏘아봄)

나 : 저,, 사장님 결제,,

아줌마 : 나 이제 출근했는데요?

나 : 네,,?(순간 머릿속이 리셋되는 느낌, 이게 무슨 대화법인지 싶었음)

아줌마 : 나 이제 막 출근했다고

나 : ,,,,(이제 막 출근하면 결제를 하면 안되는 법이라도 있는건가 싶었음)

아줌마 : 아니 내가 지금 막 도착해서 물건도 못보고
뭐가 왔는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와서
결제를 하라마라 하면 어떻게 해?(왜 반말이세요?)

나 : 제가 아까 9시경에 배달을 해드렸습니다
남자 사장님께서 물건도 확인하셨구요

아줌마 : 아니 내가 못봤다고!! (여기서부터 언성 볼륨 높아짐)
내가 못본걸 어떻게 결제를 해?
거 참 이상한 새끼들이네??



"새끼"



정확하게 들었습니다 이상한 새끼들이네

전 그때 알았습니다
정말 사람이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 혼이 나가면 아무말도 없이
패닉상태에 빠진다는걸요

사람이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지랄염병을 떨면
그거에 맞춰서 대처라도 하겠는데
처음부터 듣도보도 못한 대화법을 시전하다가
욕을 처먹으니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생각도 나지 않더라구요

그 와중에 순간 머릿속에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아 그냥 나가야겟다'


그길로 돌아서 현관문으로 나가는 동안에도
아줌마가 뒤에서 제 뒤통수를 향해 속사포처럼 싸대는온갖 말들은
들리지도 않고 웅웅거리더라구요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제 뒤에다 대고 소금을 뿌리시더라구요,,,, 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사장님께 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극대노한 사장님께서는 음식점 아줌마와
한동안 전화기로 열띤 육두문자 설전을 오가셨고
미 결제된 대금은 계좌이체로 입금하고
다시는 거래 안하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참 어이가 없는 그 아줌마의 항변(?)은 이러했습니다

아침 댓바람에 오픈을 하자마자 손님이 들어와야되는데
잡상인인 제가 들어와서 빡이 치셨답니다

마치 택시 기사님들이 첫 손님으로
여자 태우면 재수없다는 미신 믿으시는것처럼요
그래서 소금도 뿌리신 거구요;;;;;;;;


저 말을 듣자마자 진심 정신병자가 아닐까 생각도 들더라구요
마음이 어느정도 진정되는 시점이 되자
그제서야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한편으론 그자리에서 욕이라도 시원하게
하지 못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럽더라구요

저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여자친구에게 전했습니다
듣던 여자친구도 역시나 극대노를 했고
그 소금을 뿌린 행위는 민사 소송도 진행할수 있다고
당장 경찰서 가자고 보채더라구요


정말 머릿속으로 오만 생각을 다 해봤습니다
어떻게 해야 그 아줌마를 시원하게 엿먹일 수 있을까?
꿀먹은 벙어리로 대했던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서라도 시원하게 한방 먹이고 싶은데 말이죠

어짜피 소금 뿌린것도 매장 밖에서 한 행동이라
cctv에도 찍히지도 않았을테고
그걸로 소송을 건다고 해도 가뜩이나 스트레스 투성인 제 머릿속에
또하나의 고민거리를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더 이상 복잡한 일거리를 만들고 싶진 않거든요

코빅에서 했던 "갑과을" 코너처럼
매장에 가서 진상을 죽여볼까도 생각했는데
굳이 내 돈을 버려가면서까지 그 맛없는 음식을 먹고
진상을 부리고 싶지도 않구요
(블로그 검색해보니 그닥 평들이 좋진 않더라구요,,
사장이 그모양인데 음식맛이 좋을리가요)

그래서 생각하다 생각하다 제 억울함을
이렇게나마 네이트 톡에 써보기로 했습니다
괜히 상호 노출을 하면 그 정신병자 아줌마가
명예훼손이니 뭐니 해서 염병을 할까봐
상호 노출은 하지 않겠습니다




스타벅스 구파발역점 사거리 맞은편에 있는
휴먼프라자1 건물에 있는 삼겹살집 아줌마
아침 댓바람부터 오픈하자마자
귀하신 매장에 손님이 아닌 잡상인이 겨들어가서
돈내놓으라고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근데요 아줌마


물건을 사셨으면 결제를 하셔야되요


유치원생인 제 조카도 굳이 설명 안해도 알아들을 상식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걸 나이 60줄 가까이 쳐드셔가지고 그런걸 모르시면 안되죠

그리고 아줌마그거 아줌마가 주문한거에요
딴사람이 주문한것도 아니고

아줌마가 주문한거잖아요

괜히 별 쓰잘데기 없는 미신같은거
쳐믿고 살지 마시고 세상 똑바로 사세요

아줌마 아.시.겠.어.요?



3줄 요약

1. 음식점에서 시킨 식자재 배달을 갔더니 10시에 결제받으러 오라고 함

2. 10시 넘어서 결제 받으러 갔더니 아줌마가 자긴 지금 출근했다며 결제를 할 수 없다고 함

3. 영혼 가출한 상태에서 나가는 내 뒤에다가 소금을 뿌림




요약을 해도 이해가 안가네요 역시나;;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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