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을 데가 없어서
쓰니
|2020.05.17 01:02
조회 134 |추천 0
안녕하세요 너무 답답한데 털어놓을 데가 없어서 여기까지 왔네요. 저는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입니다. 중학생 때는 공부 하고 싶지도 않고 취업할 수 있다는 말에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특성화고등학교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선택에 후회를 합니다. 원래 꿈이 작가였는데 중학교 때까지 책읽는 거 좋아하고 (꾸준히 많이 읽진 않지만 읽는 시간 주면 잘 읽고 한 번 꽂히면 읽고 책 읽으면서 위로를 받음) 글 쓰는 게 좋아서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집이 엄청 가난하진 않지만 형편에 비해 사람수도 좀 있고 아무튼 내가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꿈 보단 돈을 선택했었습니다. 또, 부모님 사이가 좋지 않아서 빨리 독립하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고요. 1학년 때까지는 선택에 만족했습니다. 갈수록 형편이 좋지 않아지고 부모님도 싸움이 잦아지고 엄마가 너무 힘들어해서 이혼까지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이혼이라는 사실이 충격이었지만 엄마를 생각해서 그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나라도 빨리 취업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나는 여기 와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가끔 친구들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 때 빼고는 진짜 후회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우울해요. 엄마는 티는 나지 않지만 우울감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매일 술을 먹고 들어오세요. 그것도 속상하고 너무 밉고 이런 환경이 원망스럽고 학교에서 하는 활동들을 내가 왜 해야하는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나마 일기를 자주 써서 좀 진정됐었는데 요 며칠간은 일기를 써도 삶의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조용히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정사랑 힘든 일을 얘기하는 친구가 딱 한 명있는데 솔직히 그 친구한테 말하기 겁나요. 처음엔 말해서 시원했지만 갈수록 힘들 때마다 그 친구한테 털어놓고 싶지만 이런 얘기를 하는 저를 어떻게 볼 지 신경쓰이고 한심한 것 같아서 그 친구한테도 털어놓질 못하겠어요. 오늘 할머니 생신이라 식당에 갔는데 너무 답답하고 우울하고 그래서 식당 주위만 돌다가 왔어요. 이제와서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입할 수도 없고 작년이 마지막 기회였는데 너무 후회되요. 너무 우울하고 그래서 우울증인가 했는데 찾아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방에만 들어오면 그나마 기분이 나아지거든요. 특히 드라마나 영화 볼 땐 엄청 잘 웃어요. 그래도 앞으로 뭐할지 생각하면 너무 살기가 싫어지네요. 예전엔 취업하고 모은 돈으로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었는데 지금은 제가 하는 모든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고 내가 왜 이러는지도 모르겠고 죽기는 무서운데 살기는 싫어요. 다 쓰진 않았지만 이제 다 그만하고 싶네요.이 긴 글을 읽진 않겠지만 그냥 한 번 털어놓고 싶어서 익명이라는 가면을 빌려 써 봅니다. 죽지도 못 하는거 어차피 살아야 하는데 정신 좀 차리게 그냥 따끔한 말이라도 해주세요. 제가 생각해도 너무 이기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