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잘 짓는 남편..
결혼 전 나는 친정아버지를 비롯한 삼촌들이 밥을 짓는 모습은 구경을 못했다.
신혼 때 남편에게 잔일을 부탁했더니 뜻밖에 일을 즐겨 도와줘 속으로 참 놀랐는데
큰아이가 태어난 다음 내가 집안 일에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고 성격 급한 남편은
직접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가끔 밥 짓는 일을..
나와 아이들은 쉬는날이 되면 쇼핑을 즐기는데 남편과 같이 가면 성격이 급해
싸우는 경우가 종종 있어 나는 쇼핑은 남편과 같이 가지 않는다. 어쩌다 쉬는날
아이들과 쇼핑을 하고 저녁시간에 돌아오면 남편은 찌개를 보글보글 끓여놓고
생선을 굽고 밥을 맛나게 지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엔 정말 놀라왔는데 세월이 지나며 나도 밥 잘 짓는 남편에게 익숙해 지고
이젠 주말이나 휴일 점심은 남편이 써비스 하는 날이 되었다.
오늘 오전에 가까운 시장에 가며 남편은 테레비에서 봤다며 감자 칼국수 해 먹자며
그릇집에서 동그랗게 국수 미는 막대를 사가지고 오라고 했다. 시장에서 감자를
비롯해 먹거리를 잔뜩 사고 그릇집에서 칼국수 미는 막대도 2000 원 주고 샀다.
점심 시간이 되어 남편은 테레비에서 본 대로 감자를 갈아 밀가루 반죽을 하여 도마에
밀기 시작하더니.. "어~ 이 이상하다 테레비에는 잘 되던데 안된다" 라며 갸우뚱
거린다. 한참을 해도 안되는 모습이 보기에 안스러워.. "그냥 우리 수제비 만들어
먹어요" 라고 했더니 남편도 할수 없이 멸치 다시물을 내고 수제비를 끓이기 시작했다.
옆에서 나는 조수 노릇 대파, 양파를 손질하고 마늘을 다지고.. 드디어 완성..
남편은 마지막으로 내게 맛을 보라고 국자에 국물을 조금 떠서 줬다. 역시 따봉..
남편의 결혼 11년 노하우가 국물에 우러나 있는 수제비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누가 그랬던가.. 부부는 전생의 원수이고 아이들은 전생의 연인이라고..
결혼 11년을 살아오며 원수같이 많이도 싸우며 살았는데.. 그래도 가족을 책임지고
오늘같이 점심 한끼 수제비를 정성들여 끓여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남편 뿐인 것을..
원수를 아니 남편을 사랑해.. 사랑해 당신.. 내 인생의 동반자 당신을 사랑해..!!

사랑해 당신 - 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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