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가 평생 혼자 가슴 속에 안고 가야할
묵직한 돌덩이.
감정에 익숙치 않아 조개껍질 속살같은 내 마음을
따끔따끔 생채기 내는 가시덤불 숲.
잠시동안 아물어가는가 방심하면
순식간에 다시 벌어지는 만성적 질병.
저벅저벅 가슴을 밟고가는 무심한 기억.
매일 잠들기 전, 일어난 후에 항상 떠오르는
몽실몽실하게 아련한 그리움.
지겹도록 잊혀지지 않는 강박.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덫에 사로잡히면
현재를 행복하게 보낼 수 없다는데
당신에 대한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히고
당신이 없을 미래, 그 아픔을 걱정하는 덫에 빠져서
난 현재를 행복하게 보내지 못하고 있어.
차라리 당신을 사랑하는 이 아픔을 사랑하면
현재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
내 성격상 그럴 수 없을 것 같지만..
여기서 이러고 있는 내가.. 스스로도 기가 막힌다.
당신은 나빠.
나와 만나게 된 그 자체로 나빠. 그냥.
괜히 어쩌다 내 인생과 당신 인생이 엮여서
날 아프게 했으니까 나쁘다고. 그자체로.
이렇게 떼쓰고 싶어.
지구와 달처럼 항상 함께 하는 관계도 아니면서.
몇 십 년만에 한 번씩 궤도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혜성처럼 만났다가..
궤도를 이탈해서 영원히 사라져버린..
그런 사이가 떠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