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저녁에 부산, 경남 지역에 폭우가 내렸습니다
정말 많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저는 울산시 울주군 연산교 인근에서 일어난 사고 생존자의 배우자입니다.
돌아가신 아주버님은 30여 년간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였습니다
27세... 젊은 나이에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한 사업을 30년을 넘게 운영하시면서 경영상 위기를 겪기도 하고, 때로는 잘 풀리기도 하여 부산 연산동 사무실과 자택을 매매하여 2010년 쯤 서생군 명산리에 땅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아주버님께서 직접 토지매입부터 토목 기초공사를 하고 고생고생해서 드디어 작년에 지인과 힘을 합하여 건물을 준공하게 되었습니다.
아주버님께서는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게 되었고 이젠 힘들게 살아온 지난 날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업종으로 변경하려고 준비하셨습니다
진행하고 있는 전기,소방공사업과 새로 시작하는 공장 제조업 준비로 몇 달동안 24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바쁘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올해 7월에 덴탈마스크 기계를 들였고, 사고 당사자들인 막냇동생과 큰형은 낯선 기계를 작동하는 것을 터득하려고 매일 새벽 2시~3시까지, 주말도 쉬지 않고 일을 하였습니다
사건 당일은, 기계가 잘 돌아가는지 확인도 했고 다음 날 오전 10시에 바이어와 만나서 계약하기로 약속도 잡아 두었습니다.
제 남편은 형님에게 비도 계속 내리니 일찍 집에 가자고 하였고 둘은 기분 좋게 일을 마무리 했습니다
밤 9시쯤 정리하고 집으로 가려고 하였으나 현관 로비로 들어온 빗물을 보고 바닥을 닦고, 건물 곳곳을 둘러보고 차를 타고 나서니 10시 30분이었습니다
제 남편은 저와 통화를 하면서 먼저 출발했고 그 뒤로 아주버님 차의 불빛이 보여서 형님도 나섰구나 생각했다고 합니다
다음 내용은 제 남편이 기록한 내용과 통화기록을 대조하여 제가 편집한 것입니다
10시 37분
연산교 부근 약 80m 지점부터 길가 과수하우스 주변 높은 과속방지턱을 지나자마자 차량이 침수 되어 시동이 꺼지고 바퀴가 도로에 닫지 않는 느낌이 났다.
보트처럼 둥둥 뜨는 느낌으로 20~30m 떠내려가다 정신을 차려 핸들을 좌우로 살짝살짝 돌리니 조금씩 도로 역방향쪽으로 (2차선 도로였고 오른쪽(진행방향)은 하천, 왼쪽(역방향)은 식당 등이 있음) 차를 움직여서 입간판에 충돌했다.
순간 살았다생각했지만 나의 예상과는 달리 차는 반동으로 튕겨 나와 후진을 하며 물살을 타고 반바퀴 돌아 회전하며 다시 오른쪽 차선(하천있는 쪽)으로 갔다.
하천 바로 옆... 누렇게 울렁대는 물을 보는 순간 이렇게 내가 죽겠구나 생각했다가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그 사이 밖은 창문 가까이 물이 찼다. 실내로는 한 방울의 물도 들어오지 않았다.
언뜻 예전에 부산 온천천에서 물난리가 났을 때 창문을 내리고 탈출해야 한다는 뉴스가 생각나서 운전석 창문을 내리니 창문이 내려갔다.
하지만 바로 옆이 강물이라 내릴 수가 없었다. 조수석 창문을 내렸는데 고맙게도 열렸다.
순간 앞뒤를 살피니 형님차가 언뜻 보였다.
다급한 마음이지만 떠내려가는 도중 핸드폰을 조끼에 넣고 지퍼를 잠그고 강쪽 작은 가로수나 간판에 걸리면 탈출할 순간만을 노렸다.
도로 가장자리 작은 나무에 차가 걸려 주춤하는 순간 조수석 창문으로 힘차게 도약하여 뛰어내렸다.
다리부터 내밀고 나와 바닥에 착지하니 물은 허리까지 차고 물살때문에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그래도 물가로 나와 안도의 한숨을 크게 쉬었고 그순간 내 차는 바로 떠내려가 연산교 다리에 박히고 분명히 뒤로 내려갔는데 다리에선 후미등만 보이며 꾹꾹 쳐박다가 다리 밑으로 가라앉자 버렸다.
순간 고개를 돌려 형님차를 확인하려는데 형님차가 바로 옆을 떠내려 가는 것이 보였다.
형님차를 보자 형!! 뛰어내려!! 소리치며 달렸고 연산교 다리 중간 쯤에 떠있는 형님차를 보니 운전석 창문이 내려져 있었고 운전석 핸들 앞 미등이 켜져 있어 조수석과 뒷자석을 확인 하였는데 형님은 안 보였고 5~6초 멈추다 형님차도 내 차처럼 다리에 걸려 꾹꾹거리다 차가 가라앉았다.
분명 차에는 형님이 안탔고 그 전에 차에서 탈출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다 형님차도 다리 밑으로 쑥 빨려 들어가버렸다.
나는 형님과 내가 떠내려 온 길목을 수색했다.
하지만 강가에 와류와 강오리 몇 마리만 회오리에 말려 떠돌고 있었다. 강 상류쪽에서 형님이 탈출했으리라 생각하고 상류쪽과 강쪽을 주시하였으나 형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0시 41분
바로 형님께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는 않아서 119에 신고를 하고(10시 42분) 가족, 지인들에게 전화하고 한참을 나 혼자 형님을 찾았다.
10시 57분
구조대 3명 정도가 도착해서 그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도중 마을 주민 한 분의 차량이 물이 범람하는 도로변으로 진입하는 것을 보고 구조대원들에게 고함치며 알렸다.
바로 구조대원이 뛰어들어 그 차를 가까스로 강가로 끌어내어 밧줄로 묶고 차에 타고 있던 분을 구출하고 난 뒤 나는 구조대에게 형님이 상류에서 탈출한 거 같다고 상류 쪽 수색을 부탁했고 수색을 했지만 형님은 보이지 않는다 하였다. 시간당 엄청난 비가 온 바람에 주변 지역이 재난 상태여서 출동이 늦어졌다고 구조대원이 말했다.
시간 생략
정관에 사는 조카가 도착했고, 나는 형님이 혹시나 탈출하다 미끄러운 뻘밭에 쓰러져 누워있을까싶어 조카와 상류 쪽을 구석구석 살펴보았지만 형님은 안보였다.
구조대원들에게 연산교 아래쪽 하류쪽으로 찾아봐달라 부탁하였고 수색하였지만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했다.
형님 지인분들이 도착하여 상황을 듣고 같이 주위를 탐색했으나 형님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물이 빠지면서 형님차가 뒤집어진 채 뒷바퀴가 보이기 시작했다.
구조대원들은 형님차 수색에 몰두했다.
분명히 내가 차 안을 확인하였다고 말했는데 계속 장비와 인원을 보충하면서 형님 차에만 집중하고 정작 하류쪽은 수색을 당부하였지만 위험하다고 수색을 멈추었다. 어느순간 잠수부들이 형님차 내부를 수색하고 나왔다.
나는 다급한 마음에 발견하셨나고 물었더니 물살이 강해 다시 들어가겠다고 했고 다시 2차 차량수색에 몰두한 결과 없다는 신호를 하는 것 같았다
결국 구난랙카차까지 동원하여 새벽 2시경 경찰과 방송카메라, 노란 옷 입은 비상고위공무원들은 좁은 연산교 다리 위까지 벗어나 가득 웅성거렸다.
대형랙카차가 도착하여 잠수부들이 뒷바퀴에 견인고리를 넣어 갓갓으로 차를 끌어내어 옆으로 뒤집힌 형님차 유리를 깨며 내부를 수색 하였으나 결국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고 랙카차로 들어 도로로 올려서 트렁크까지 부수며 확인한 뒤 구조대는 철수했다.
최초 신고자이자 분명히 차량을 확인한 친동생의 제보를 무시하며 물에 잠긴 차량만, 영상거리만 촬영하고 가버린 수색대가 원망스럽다.
새벽에 동이 터서 나와 가족, 지인들은 하천 하류 고리원자력 방파제까지 뒤졌다.
결국 형님은 사고 지점으로부터 하류 쪽으로 약 100m 떨어진 수풀 지점에서 발견되었다.
오전 7시 30분 경 마을 주민이 경찰에 제보하여 형님을 찾은 것이다.
주민들이 분노하며 우리들에게 말하기를 몇 년 전에도 범람하여 사망자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강 주변 4차선 도로확장공사 이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도 했다.
이전에도 사고가 났으면 최소한 가드레일과 저지대 위험표지나 도로통제를 하여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재발하지 않았으면 한다.
존경하는 형님의 명복을 눈물로 빕니다. 사랑하는 동생이 올림.
제 남편은 키가 190cm이고 90kg이 넘는 건장한 체격입니다.
아주버님께서도 180cm에 건장한 체격이시지만 근래에 어깨를 다치셨고, 무릎 관절이 아프셨고, 사건 당일 장화를 신고 계셨습니다.......
또한 제 남편 차는 suv이고 아주버님은 세단입니다.
suv가 차체가 높고 또한 조수석으로 내렸기 때문에 제 남편은 더 안정적으로 바닥에 착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곳은 평소에 하천이라고 해봤자 발목까지 물이 잠길까말까 하는 수준입니다. 사건 당시 시각에는 순간적으로 4m가 넘게 물이 찬 것입니다. 강수량과 비교해 보면 분명 문제있다는 걸 느낄 것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2014년 폭우로 사고난 지점 근방으로 침수가 되고 연산교 파손
2016년 태풍 ‘차바’로 서생면 일대 농경지 등 침수
2016년 5월 23일 울산시 울주군은 서생면 명산리 일원 수해영향분석용역 중간보고회 개최
2017년 장마철 상습침수 지역인 울주군 서생면 일대에 신설되는 국도로 인해 예상되는 도로 빗물에 의한 인근 농경치 침수예방 대책 마련 회의
2020년 6월 물이 범람하여 주택은 침수되고 주민이 고립되었다 구조.
이전에도 사고가 있었으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건 아닌가요? 울주군에서는 분명 상습 침수 지역이고 재난 위험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중간보고회도 하고 대책마련 회의도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조차 안 하고 있는 것입니까? 얼마나 많은 사고가 나야 대책 마련과 후속 조치를 할 것입니까?
오늘도 제 남편은 사고 현장 길을 출퇴근하며 당일의 기억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글의 내용이 길어져서 울주군을 찾아가고 담당자분과 면담한 내용은 다음으로 이어적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