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트라우마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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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2 09:22
조회 10,786 |추천 45
학교 다닐 때 왕따를 당했습니다
무리 중 한명이 와서 "너 이제부터 우리랑 놀지마"
라고 하자
어제까지 같이 놀던 친구들 전부가
하루 아침에 등을 돌리고
뒤에서 저를 욕했습니다
정말 믿었던 친구마저도..
제 고민은요..
그날 이후로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들에게 맞추며 남들의 심기를 건드리지는 않을까
항상 불안하고 초초해하며 살아요
항상 말과 행동을 조심하느라
사람들과 만난 후에는
지치고 피곤해요
또 '무리를 주도하는 사람이 싫어하면
다수가 따르는 문화'
그 무서운 힘을 경험했기 때문에
구성원 중에 한명이라도
저를 무시하는 행동을 보여서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긴장해요
그래서 웬만해서는 실수하지 않고
얕보이지 않으려고 신경써요
책도 많이 읽고 벗어나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어젯밤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는 꿈을 꿨는데...
어떤 친구가 와서 제 머리를 자르길래
너무 화가 나서
저도 걔 머리를 잘랐어요
근데 저만 혼나게 되는 억울한 상황에서
제가 믿었던 사람들은
저의 편에 서주지 않고 입을 다물고
저를 싫어하는 친구들은
저를 궁지로 몰아가는 증언을 해요
"억울하다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하는데도
선생님은 그들의 말과 상황만 보고
제 말을 믿어주지 않으시고
저는 학교를 자퇴하는 꿈을 꿨어요
이제 그만 바뀌고 싶은데
10년이 지났는데도 그게 잘 안돼요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 베플ㅠㅠ|2020.09.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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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하는 것처럼 말 편하게 할게. 나도 너처럼 친구들한테 한 순간에 외면 당한 적이 있어. 난 심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날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려고 반 앞에서 기다렸는데 그 친구들이 이미 식당에 가버렸었어. 나만 다른 반이어서 잠깐 늦게 끝난 것 뿐이었는데 걔넨 이미 가고 없더라. 텅 빈 교실을 보면서 뭐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어. 근데 사람의 촉은 틀리지 않는 건지 걔네가 나를 보는데도 아무 말도 없고 내 시선을 피하더라. 그 때 기분이 싸해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렸어. 혹시나 했던 상황이 진짜 일어났구나 하는거 말야.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점심시간이면 매번 사라졌어. 나는 점심시간이 너무 싫었어. 같은 반에도 친한 애들이 없었고 이미 중3이라 친해질 애들은 다 친해져 있는 상황이라 내가 어디 무리에 낄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 우리학교가 학교 중에서도 급식이 비쌌는데 그 때 집 형편이 안 좋아서 급식비가 아깝다는 생각에 애들이 거의 다 먹어가는 끝무렵에 혼자가서 먹은 적도 있어. 그 때 같은 반 애가 내 쪽에 앉더니 넌 왜 혼자 먹고 있냐고 그러더라. 그 한마디가 내 가슴에 콱 박혔던 기억이 나. 그냥 당당하게 먹으면 되는데 내가 왕따가 됐다는 생각에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이더라. 그 후에 얼마 안돼서 방학이었는데 난 방학을 즐기지 못했어. 개학하면 어떻게 될까 난 혼자일까 하는 생각에 하루하루 걱정이었어. 그렇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개학일이 다가오고 억지로 학교를 다녔었어. 그러다 2학기가 끝나갈 무렵에 전학 온 친구를 만나서 난 혼자 다니지 않았어.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쪽지함을 확인하는 어느 날. 날 따돌렸던 무리 중에 한 명이 나에게 미안하다고 쪽지를 보냈었어. 전화번호도 몰라서 여기로 쪽지를 보낸다며 그 때 날 따돌렸을 때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그 무리를 따랐던게 후회되고 미안하다는 글이었어. 걔는 날 따돌릴 생각은 없었는데 무리를 주도하는 애들이 날 싫어해서 그랬던 거래. 그래서 내가 물었어. 내가 뭘 잘못 한거냐고. 걔가 대답했어. 아무 이유 없대 그냥 본인들이 싫어져서 날 모른 척 했던거래... 난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을까 하루종일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고 매일매일을 고통스러웠는데 말야. 이유를 듣고 나니까 정말 허무하더라. 그냥 다니다가 싫으면 떨궈낸다는게 아무런 이유없이 지들 맘에 안 든다고 따돌리는게 너무 화가 나더라. 나도 쓰니처럼 그게 트라우마 돼서 어떤 친구를 만나도 매일 불안 했었어. 언젠간 나를 떠나지 않을까 또 등을 돌리지 않을까 하면서. 다행이 나는 좋은 친구를 만나서 그럴 일은 없었지만 한 번 따돌림 당하면 그 후유증은 엄청 나다는 걸 알고 있어. 근데 내가 쓰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냥 딱 한마디야. 넌 잘못이 없어. 그동안 스스로 어떤 잘못이 있진 않을까 자책하며 살았다면 아마 그게 독이 되었을 거야. 어떤 원인도 없는데 그걸 해결하려 애를 써서 소용이 없었을 거야. 그러니 이제 마음의 짐을 내려놨으면 좋겠어. 결국 너의 잘못이 아니었으니까.
- 베플ㅇㅇ|2020.09.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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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도넘게지났는데. 안잊혀져요 평생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