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나는 힘들면 무언갈 먹었다.
습관처럼 달고 짠 음식을 찾았고,
그러면 조금이나마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았다.
남들이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식욕이 안생긴다고 말을 할 때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신기했다.
나는 평소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고서는
금방 스트레스를 풀어버렸으니까.
그런데 당신과 헤어지니까 알겠더라.
나는 그동안 이렇게까지
내몰려 본 적이 없었던거라고.
당신이 돌아오지 않을거라는걸
가까스로 받아들이고나니까
나는 이제서야
주말이 다가오는게 무서워졌다.
그렇게 집을 좋아하던 집순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려워
퇴근 후 집에 들어가기 싫어 걷는다
이틀에 한번 꼴로
아무 맛도 안 느껴지는 밥을 먹는다.
연차를 내서 미용실을 가고
가을 옷들을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빨리 잊어내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된다고들 한다.
기억은 기억으로 덮으면 된다고
근데 당장 누군갈 만나버리면
당신 생각이 더 날 것 같아
엄두가 안난다.
충분히 울고나서
새로 시작해도 시작하지 싶다.
애매하게 지워지지 않도록
한톨도 남지 않게 마무리하고 싶다.
받아들이고 있다.
그저 수 많은 사람들 처럼 평범한 이별을 했음을.
십년간 참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