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황실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모의천하이자 황제의 아내인 황후 설비는 공주만 둘뿐이었다.그녀는 딸들을 사랑했지만,다른 여인의 자식이 대통을 잇는다는 게 너무도 싫었다.그녀는 남편인 황제를 원망했고 자신의 사람 외에는 정을 주지 않으려 했다.황제 코우와 설비는 십 년이 넘은 부부인 만큼 서로를 잘 알았으나 한편 생각보다 모르기도 했다.코우는 설비가 어느 정도 포기했으리라 짐작했다.설비는 코우가 그래도 다른 후궁보다 자신이 우선일 거라고 여겼다.
코우는 요사이 길아라는 후궁을 총애했다.그녀는 궁녀 출신으로 금세 양인으로 책봉되었고 최근 미인으로 진급했다.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설비를 비롯한 모든 궁인들이 그녀를 주목했다.길아는 황제의 총애가 부담스럽기도 하였으나 이대로만 간다면 자신이 천하를 쥘 수 있겠다는 상상을 펼치곤 하였다.조금은 무섭지만 설레는 생각이었던 것이다.설비는 길아를 경계했다.하여 다른 궁녀들의 물건을 훔치다 잡역방에 보내진 궁녀 아이린을 데려와 길미인의 처소에 보내기로 했다.아이린인 이유는 어쨌든 손이 재빠르고,잡역방에 있었으니 길미인이 눈치채기 힘들고 또한 일이 틀어지더라도 죄인 출신임을 들어 없애기 쉽기 때문이었다.
설비: 파 상궁,자네가 이 아이를 가르친 게 맞느냐?
파채: 예.맞습니다.
설비: 고개를 들어라.파상궁한테 대략적인 이야기는 들었을 것이다.
아이린: 소인은 이러한 막중한 임무를 행하기가..
설비: 왜 못하겠느냐?계속 거기 처박혀 있는 것보다 낫지 않겠느냐.네게 선택권은 없다.성공을 한다면 너는 부귀영화를 누리며 무사히 출궁할 것이고,아니라면 잡역방에 돌아갈 것인데...어찌 됐든 길미인에게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
아이린: ..명을 받들겠습니다,마마.
설비: 길미인의 동향을 보고하고 조금씩 불임약을 음식과 약에 타면 된다.1년도 안 될 것이다.
아이린은 미인이 되어 새 궁녀들을 받는 길아의 처소로 가게 되었다.그녀는 의기양양 활짝 웃고 있었다.궁이 워낙 넓고 사람이 많다 보니 손버릇 나쁜 아이린에 대해 아는 이는 없어 보였다.아이린은 부엌 보조를 담당했고 태감들이 없을 때는 아주 소량의 불임약을 밥과 국에 섞었다.그리고 길아가 측근 궁녀들에게 지시하는 것을 엿들으려 애썼다.
아이린: 딱히 수상한 점은 없습니다.주로 어화원 산책이나 장기를 두는 데 시간을 쓰고요.
설비: 그러하냐.
아이린: 최근에는 폐하도 잘 안 오십니다.
설비: 다른 일은 잘 돼 가고?
아이린: 네,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설비: 어쩌면 길미인은 야심이 없는 편인지도 모르겠구나.알았다,나가 봐라.
파채: 돌아갈 때 조심하거라.들키면 너 하나뿐이 아니다.
길아는 회임을 원했지만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는 중이었다.태후 가이아나는 급부상한 길아가 금방 아이를 가질거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걱정을 표했고 그것은 길아에게 압박으로 다가왔다.그녀는 점점 스트레스를 받아 했고 아랫것들에게 신경질을 부렸다.모시기 힘든 주인이라는 평판이 퍼지자 아이린은 그것을 황후에게 전했다.설비는 만족스러워하며 맘보를 곱게 못 쓰면 회임이 더 힘들어질 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