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뜬금없이 꿈에 네가 나왔다. 우리가 어렸을때 둘이서만 했던 오글거리는 약속들이 생각나서 피식했어.
금요일 이상하게도 마음이 들뜨며 네 생각이 났다. 그리고 몇시간후 너의 부고를 접했지.
어제 난 아무런 생각없이 네 장례식장에 갈 준비를 했다. 언제나 그랬듯 널 만나러 갈때면 내 할수있는 최선의 '멋' 을 부리고 나갔다.
조금 다른점은 언제나처럼 설레는 마음이 아니었단것 과 검은 넥타이를 준비 했다는거야.
일산가는 버스안에서 잠깐 너와 나의 추억을 떠올려봤어.
너와 나는 열 여섯에 처음 알게 되었더라.?깻잎머리에 머리핀꼽고 유독 구릿빛 피부였던 너와 학교담장 넘어 같이 땡땡이 치던게 기억이나네 ㅎㅎㅎ....
고등학교 땐 너는 여고에, 나는 예고에 진학했어 그래도 우린 화이트데이,발렌타인데이엔 만나서 서로 줄 사람 없다면서 "너나가져"라는 뉘앙스로 주고받고 지냈었지
성인이 되어서도 너와 나는 많은부분에 취미가 겹쳐 베프가 되었다.20살 되자마자 클럽가서 몸치인 나랑 창피해 하면서도 춤춰줘서 고마워 ^^::
넌 가스나가 스타크래프트도 참 잘했지? 맨날 너에게 지던 내가 한번 이겼는데 그거 사실 "핵" 쓴거야 미안.
<너와의 추억중에 가장 완벽했던 하루는>
꼭두새벽에 화곡시장 네 집앞 피시방으로 불러내어
스타크래프트 하다가 갑자기 피아니스트'지용'의
리사이틀이 보고싶다며 예술의전당에 가자고 했지.
난 당황했지만표를 예매했고 당연히 현장에선 매진이라 속상해하던 너에게 예매표를 보여주며 한껏 으쓱댓지.
나보고 코 골지 말라면서 넌 내 어깨에 기대 침흘리며 자는모습 흐뭇하게 잘 지켜봤어.ㅋ
공연이 끝난후에 넌 파스타에 와인을 쏘면서
매달 25일은 문화생활을 하는 날로 정하면서 우린 많은 공연을 보러 다녔어. 그 시절이 내 삶에서 가장 화창했던거 같아 ^^
어제 날씨처럼...
장례식장에 도착해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는지 몰라. 큰 결심하고 들어선 그곳엔,언제나처럼 세상예쁜
네 영정사진 앞에 말 그대로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내 일에 바빠 너와 조금 멀어졌다는 후회였을까?
미안함일까? 단순한 슬픔? 허망함??
지금도 알수없는 복합적인 감정에
내 생에 가장많은 눈물을 흘렸다.
흰자가 안보일만큼 눈이 시뻘개질수도 있더라.
한번 만나면 몇시간이고 시간가는줄 모르고 놀았지만 어제만큼은 금방 자리를 떠났어. 더 있다가는 내가 어떻게될지도 모른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거든 미안해.
그래도 그렇게 떠날수없어 한참동안 주변을 맴돌았다.
급하게 가방에 있던 노트를 찢어 납골함곁에 둘 편지를 급하게 휘갈겨 썼다.이 곳엔 쓰지 않은
"너에대한 내 진심,너와 나 둘만아는 비밀들,네가 나에게 어떤 의미와 존재인지,네가 내게 그때 물었던 질문에 내 대답을 그 안에 적어놓았어."
혹시 장례식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아쉬움에 네이름 부르며 오열하는 내 목소리 들었니?
안들었으면 좋겟구나 작별인사인데 조금 멋진 목소리로 했어야했는데ㅎㅎ
오늘은 날씨가 참 춥네..
지금쯤이면 네 발인식이 한창 진행중이겠지,
못가서 미안해,
아니 안간거야. 차마 갈 용기가 나지 않았어.,
16살에 만나 16년간 내 곁에서 잔잔하게 머물러준
뚜비야!이제 편히 쉬어 잘자! 나와 친구해줘서 고마워!곧 찾아갈게 ~
언제나처럼 둘이서만 따로보는거야 ^^
그리고 먼 나중에 다시만나면 ...
그땐 조금더 내 감정에 솔직해져볼게
-"사랑보단 멀었고 우정보다는 가까웠던"경이에게-
-"내 자신보다 널 아끼던"남사친 윤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