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딱 한 명 있어, 헤어지고 놓친 걸 후회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그냥 구남친으로 할게.
한 살 연하였는데 약 1년 정도 만났어. 사귀는 동안 주변에서 다들 정말 이쁘게 사귄다고 칭찬도 잦았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사귀냐고 헤어지라고 오지랖도 많이 받아봤어.
근데 2020년 1월 초, 헤어졌어. 나 혼자 왔던 권태기를 못 이기고 헤어졌어,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 갖지도 않은 변명을 하고 헤어졌어.
구남친은 그 말 갖지도 않은 말을 첫사랑보다 더 순수하고 이쁘게 연애했던 나라서 그 말을 믿고 기다렸나봐.
나는 구남친이 기다린다는 걸 인지하지도 못했고, 다른 남자와 만나기 시작했어.
근데 이 남자랑 만나면서 자꾸 뭔가 공허한 기분이 드는 거야. 그래서 얼마 만나지도 않고 이별을 전하고 조심스레 구남친에게 연락을 했어. 이미 늦었더라. 이게 2020년 4월 초야.
지금 2020년 12월인데, 나는 저번달까지만 해도 얘를 계속 좋아하고 있었어, 다시 만날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마지막 전화였던 2020년 10월, 나와 다시 만나지 못하는 이유를 다시 물었어.
그러자 구남친이 다시 나에게 묻더라. "누나는 나랑 왜 다시 만나고 싶은데?"
그래서 나는 "너랑 만나면서 느꼈던 감정이 제일 순수하고 사랑받는 기분이라서 행복했어, 이제 내가 다시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라고 답을 했는데,
구남친이 "누나, 나도 누나랑 만나면서 제일 순수한 연애였고 사랑받는 거 같았어, 누나가 권태기 오기 전까지는. 솔직히 나는 누나와 끝내면서 분명 행복했는데 내 기억에는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어. 미안해" 라고 답하더라.
같은 기억, 추억을 공유했는데 이별할 때, 이별하고 난 뒤에 겪은 기억이 달라서 나는 그저 행복한 기억과 추억으로 가득한데, 구남친은 그저 힘들었던 기억과 추억으로 가득한다는 말을 듣고서 나는 그저 미안하다고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더라.
내가 봐도, 내가 구남친이였어도 똥차 만났다고 욕 하고 다녔을텐데, 지인들에게는 그래도 착한 누나라고 이야기 다녔단다..
그래서 이걸 못 보겠지만 여기서라도 말할게. 내가 혼자 기다린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동안 내가 한 맘고생이 너가 나와 함께한 1년의 상처와 같다고 볼 수 없겠지만, 마지막 통화내용으로라도 조금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어. 정말 마지막까지 이기적인 사람으로 남은 거 같아서 미안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