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럽여행을 갔다오기 훨씬전...
그러니깐 99년 크리스마스...
시간은 좀 지난 얘기지만..
그때 써뒀던 여행일지를 토대로 실감나게 써블랑께~~
사정상 여행 못가시는 분덜...
같이 느껴바바~~~~~
99년 겨울..
그것도 크리스마스가 낑겨 있는 12월초..
환장한다...
난 조금있으면 졸업인데 ..
취직은 커녕 알바 자리도 못구한 죄로다 ...
남들은 지 짚신들이랑 팔짱끼고 케익들고 돌아댕기는데...
이 불쌍한 인생은 케익대신 파나부랭이..두부나부랭이나 사러 댕기고...
취직도 못한 주제가 집에서 밥이라도 해야지...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엄마의 늘어가는 잔소린...
이젠 잔소리를 넘어 인격모독까지 하는 실정이었다..
이런 인생을 살고 있던 어느날.. 12월초...
우리 큰이모 친구 딸래미인 빵빵이한테 전화가 왔다..
빵빵이... 별로 친하고 싶지 않은 족속인데..
심심하면 허구헌날 날 찾고 지랄이냐...
이모 큰딸 결혼식때 이모친구가 딸을 데려와
오년전쯤 처음 빵빵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진짜 재수 만빵이었다...
인형같진 않았지만 꽤 이쁜 외모..
새하얀 피부와 오똑한 콧날이 제일 내맘에 거슬렸다..
특히!!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시절..
밋밋한 절벽이 최대의 컴플렉스였던 내눈에 들어온 빵빵이 고년의 배구공 가슴..
어찌보면 둔해 보일것도 하건만...
어찌나 부럽던지..시선을 떼지 않을수 없었다..
그날저녁 중간고사가 낼모래인 것도 잊은채...
신발장 앞에 실리콘으로 항칠해논 전신거울을 기어이 뜯어다
(엄마한테 개맞듯이 맞았다..)
내방에 세어놓고 내몸을 흝어보기 시작했다...
새우가 친구하자고 덤벼들것 같은 작은 눈.. 마음이 아펐다...
주먹밥이 왜 여기에 있냐...내코... 가슴에 쐐기를 박았다..
자라다 만 키... 머리를 쥐어 뜯고 싶었다...
시커먼 내 피부 색상.. 내가봐도 사람들이 날 필리핀 인으로 오인할말 하다..
열두명이 둘러앉아 윷판을 벌려도 남을 만한 면적의 등어리... 엄마가 원망되었다..
동물에 왕국에서나 나올법한 코끼리의 다리가 왜 여기에... 살기 싫어졌다..
퍼진 빈대떡을 떡 하니 붙여논듯한 내 궁댕이...삶의 의미가 없었다..
특히!!
밋밋하다 못해 일자인 내 가슴... 진정 살아야할 이유가 없었다..
가슴하나로 먹고 사는 인간들도 있는데..
날 만들때 신은 분명 졸았던게 분명했다...
빨래하고 있는 엄마에게 ..
엄마..!! 엄마는 나에게 멀 물려 준것 같아..??
엄마는 짧게 대답했다..
강인한 생명력...이라고...
허긴 나보다 나을것도 없는 울엄마도 있는데..
아부지가 아직까지 바람을 안핀걸보면 그냥 살아도 문젠 없을듯은 한데..
난 왜 이리 유난히 가슴에 집착하는 걸까..
나도 한번 체육시간에 체육복 잡고 뛰어볼까...
어찌됐든 내가 싫어하는 족속..
그러니깐 그 빵빵이는 내가 싫어하는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적어도 나에겐 욜라 재수없는 뇬이었다...
더구나 빵빵이는 모여대 과수석까지 하고 들어가서
큰이모 이하 다른 식구들한테까지 비교분석까지 당해
씻을수 없는 쪽팔림을 안겨준 뇬이므로 달갑지 않은게 당연했다..
대학을 들어가면 나처럼 소리소문없이 들어갈것이지,,
왜 수석인지 돌석인지를 해갖고 이 난리냐고..
가슴큰것들은 머리나쁘다고 누가 그러던니만..
그것도 아닌갑다...
오랜만에 전화한 빵빵이는 자기도 취직을 아직 못했다며..
캬캬... 절라 좋았다..
수석이나 합격자 후보나 인생은 똑같구나..
빵빵이를 거부하던 내맘은 백조패밀리에 합류한 고뇬을
이젠 받아들이기로 했다..
빵빵인 머리도 식힐겸 여행이나 같이 가자했다..
난 끽해야 제주도이겠지 하며..(사실 그것도 벅차지만..고놈에 존심때문에..)
당연히 니가 원한다면 내가 함께 한다며..약속한다며..주접을 떨었다..
빵빵이가 일정을 잡고 며칠후에 연락을 주기로 했다..
난 엄마에게 머리도 식힐겸 강원도나 갔다오겠다고 했다가..
식힐것도 없는 머리를 멀 식히러 가냐는걸 시작하여..
그동안 잠어거지로 뭍어뒀던 지난 과거까지도 다 들춰내고..
본전도 못찾는 짓만 했다..그러던..그녀가..
빵빵이와 같이 간다는 그 한마디에 언제가냐고 몸 조심하라고...
태도가 돌변한다..
빵빵이가 똑똑하고 이쁜건 돈많은 자식인거 나도 안다..
하지만 이게 엄마로서 할 태도인가...
약속한 대로 며칠후 빵빵이가 그동안 잔뜩 모은 리플렛을 가지고
우리집으로 찾아왔다..
헉! 이게 머다냐...
강원도도 아니고 제주도도 아니고... 태국이라 고라~고라~??
난 눈만 멀겋게 뜨고 입만 벌리고 있었다..
빵빵이는 지혼자 흥분해서 이것저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돈없다 해야하는데..엄마한테 맞아뒈진다고 말해야하는데..
고놈에 존심이 먼지...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결국엔 말한마디 저항도 못하고 우리의 태국행은 그렇게..
그렇게 그야말로 얼렁뚱땅 결정이 되었다..
신이시여... 우찌 대책없는 나같은걸 만들어 놨능겨....
이후부터 난 걱정속에 살아야했다..
취직못해 걱정하던 그 걱정은 걱정도 아니였다..
크리스마스 전전날 출발하여 3박 5일(기내 2박,호텔3박)
방콕->푸켓 일정이랜다..
빵빵이에게 우선 같이 선결제하라고 했다..
난 끝내 출발 당일 아침까지도 엄마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하필이면 아빠가 양말을 뒤집어 신고 들어와서리
엄마의 기분은 사상 최저였다..걸리면 아작난다..
난 엄마에게 겨우겨우 10만원을 타서
강원도로 간다 뻥을 치고 집을 나왔다..
강원도 가는데 웬 바퀴달린 트렁크..??
엄마는 뒤집혀 돌아온 양말때문에
바쿠달린 트렁크엔 관심이 없었으니라..
어무이..나를 용서하소서...
빵빵이 남친이 빵빵이와 함께 나를 픽업하러 왔다..
빵빵이 남친..보면볼수록 고넘 참 실하다..
태권도 유단자라는데 ...몸이 예술이다..
이러니깐 내가 빵빵이 고년을 싫어한다..
부익부 빈익빈... 고질적 암적인 존재다..
공항에 도착해 빵빵이 남친이 돌아가는걸 확인하고
난 빵빵이에게 진실을 말했다..
돈없어서 말못했단 소린 안했다..
아부지 양말 뒤집혀 온것도 얘기안했다..
그냥 취직못하는 주제에 여행가는게 미안해서 뻥쳤다라고만 했다..
빵빵이는 웃으며 다 이해한다고 했다..
더 고마운건 지가 돈도 빌려준다고 한다..
고마운것.. 이쁜것..깜직한것..
난 무서운 우울엄마의 얼굴도 싸악~잊어버린채..
빵빵이와 미친듯이 면세점을 뒤젓고 다니기 시작했다..
맨날 동네 시장에서 파 나부랭이만 사다가
이쁜 가방 ,좋은 화장품을 보니 눈깔이 뒤집힐만도 했다..
빵빵이는 번쩍이는 황금 신용 카드로 닥치는대로 사기 시작했다..
콩고물로 나도 화장품몇개를 얻긴했지만..
빵빵이의 씀씀이에 놀란 난 ..
그동안 내가 왜 두부 50원을 깍으려 생주접을 떨고 살았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십만원짜리 로션쓰는 뇬도 있는데... 열받았다..
하지만!!!
난 아무리 돈 많아도 저렇게 해픈 인간들은 그냥 두고 볼수가 없다..
빵빵이 너.. 오늘 부터 교육좀 들어가야겄다.....
게다가 담배까지 사는걸보면..??
빵빵이를 위해 진짜 지옥의 태국 트레이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이대로 가면 되나..??
엄마한테 전화라도 하고 갈까,,?
갈등이 심했지만..
이미 어렸을때부터 길들여진 이 비굴함...
전화는 끝내 못한채 비행기에 올랐다...
엄마.....나 살려는 줄거지..??.......
얼렁뚱땅 나의 태국 일지는 계속 됩니다..~~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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