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대학생이고 저희 집도 정말 평범한 집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쓰신 사연보면 많은 분들이 판에 글 쓸 일이 생길줄 몰랐다고 하는걸 종종 봤었는데 정말 저한테 이런일이 생길줄 몰랐네요.
이 게시판이 화력이 좋다고 해서 결시친에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게시판을 잘못 선택한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엄마가 하루아침에 사라졌어요.
정확히는 7월 23일 아침에요.
제 생일이 28일이어서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려고 25일에 본가로 내려가기로 했는데 그 직전에 엄마가 사라졌어요.
정확히는 집을 나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사연이 정말 길지만 거두절미하고 현재 자식인 저와 동생 그리고 모든 형제자매, 할머니와도 연락을 끊고 집을 나가신지 거의 반년 가까이 되었네요.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엄마가 아빠한테 접근금지가처분소송을 냈고(합당한 사유가 없어 기각되었습니다.) 현재는 이혼소송중입니다.
그리고 아빠와 공동명의였던 땅을 팔아버렸어요. 엄청나게 큰 돈이었는데 그 돈도 같이 가져가신거죠. 나중에 부동산에 알아보니까 현금으로 가져가셨데요. 그 큰돈을.
엄마는 작년 말부터 상태가 안좋으셨는데.. 정신질환이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상태가 심해지고 나서야 그때 왜 몰랐을까, 그때 왜 더 관심을 가지지 못했나 후회만 되네요.
아직도 정확한 병명은 모르겠으나 작년 말부터 평소엔 너무나도 싫어하셨던 욕설을 쓰기 시작했고 올해 초부터는 아버지가 바람을 핀다, 일하러간다고 거짓말하고 놀러나간다 등 터무니없는 망상에 시달리셨어요.
그러면서 아버지와 싸움이 잦아졌고 자식인 저희에게도 정말 말도안되는 집착을 하시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면, 병원을 갔다오라고 하시면서 병원갔다오면 영수증, 처방전, 약봉투까지 모두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하시거나 한번은 제가 몸이 안좋아서 보내지않고 집에서 자고 있었는데 저녁 여섯시 쯤 전화가 오더니 폭언을 하시더라구요..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어요.
아 그리고 돈에도 엄청나게 집착하셨어요.
저희 집은 정말 평범한 가정이었어요. 제 생각에는 그런데.. 엄마 속은 이미 다 곪아있었나봐요. 너무 외로우셨던 건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엄마가 집을 나가시기 전까지 몇가지 특이사항이 있었는데요.
평소엔 쓰시지 않던 마*화장품, 건강식품 등 집안에 모든게 그 브랜드걸로 바뀌어있었어요.
엄마가 집을 나가고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니까 직원분 말씀으로는 이정도면 몇천만원을 족히 쓴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엄마가 사이비에 빠진건가 다단계에 빠진건가 했어요. 특히 신천지같은 사이비를 엄청나게 의심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니더라구요.
지역이 워낙 좁아서 엄마가 어디사시는지 겨우 찾아냈어요. 미행도 해보고 별에별짓들은 다 해본 것 같아요.
근데 알고보니까 엄마가 어떤 무당집에 들락날락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그 무당인지 사기꾼인지 그 점쟁이같은 사람이랑 연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현재까지 상황은 이러하고. 지금 가족들은 엄마네 집도 무당집도 함부로 못찾아가고 있어요.
특히 엄마 집은.. 괜히 찾아갔다가 엄마가 다시 방을 옮겨버리면 정말로 두번다시 못 볼 것 같아서요. 엄마가 사라져버릴 것 같아요.
이번일로 가족들은 다 제정신에 못살고 있어요.
아빠는 우울증에 걸렸고 동생은 현실을 ㅈㅏ각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우울증인가 싶어서 병원고 찾아가고 지금은 아무것에도 의욕이 없네요.
너무 힘들어요. 엄마가 날 버린 것 같고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도 마음 한편이 그늘진 것 같아요.
가을?까지는 정말 밤마다 매일 울었는데 이젠 눈물이 안나와요. 가끔 너무 울고싶을때도 눈물이 안나와요.
초반에는 엄마가 그렇게 변해버린게 제 탓 같아서 뭘해도 죄책감이 들었어요. 웃어도 안될 것 같았고 행복하면 안되는 사람같았어요.
근데 이제는 엄마가 미워요.
엄마가 우릴 버린 것도 너무 밉고 저한테 폭언했던 것도 너무 미워요.. 제 삶을 망가트려버린 것 같아서 그것도 너무 미워요..
저번에 본격적인 소송 전에 당사자간에 조정? 하는 자리가 있어서 엄마가 왔었는데. 그냥 다른 사람이었어요. 판사님이 자녀들도 들어오라고해서 들어갔는데. 진짜 너무 소름끼쳤어요.
그냥 기계같았어요. 눈빛에 아무것도 안느껴지고.
엄마주려고 편지까지 썼는데 엄마가 읽지도 않고 버릴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판사님한테 부탁드려서 그 자리에서 편지를 읽었는데 엄마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눈도 한번 깜짝안했어요. 저랑 동생 아빠는 많이 울었는데..
그때 ‘아 이제 엄마를 용서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가정법원 판사님이어서인지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자녀들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게 아닌데 이런 고통을 겪게 하는 건 부모로서 절대로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하셨고 엄마한테는 왜 대체 부모(할머니),자식들과도 연락을 끊으면서 이렇게 하느냐고도 하셨어요.
그 말듣고 오늘 나를 처음보는 판사도 우릴 저렇게 걱정해주는데.. 날 낳은 사람은 저렇게 눈도 깜짝 아놔는구나 싶었어요.
엄마가 미친듯이 미워요. 한번은 엄마가 꿈에 나왔는데 엄마를 때리고 엄마한테 욕하는 꿈도 꿨어요.
저는 가족이 제 기둥과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 기둥이 없어진 기분이에요. 기둥이 없으니 다른 모든 관계나 일도 흔들리는 것 같아요.
가족들이 지금 맘이 다 곪아버렸고 다들 위태위태한 상태같아요.
특히 아빠가 제일 걱정이에요.
지금은 코로나때문에 저희가 다 본가에 내려와있지만 내년에는 각자 학교가 있는 것으로 갈 예정이거든요.
지금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해야지 잘 이겨낼 수 있을까요.
상황은 나아지지 않겠지만 이러다간 정말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요.
집안 상황 안좋아지면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친한 친구랑도 멀어졌거든요..
너무 힘들고 누군가한테 의지하고 싶다가도 스스로 이겨내야한다는 생각이 들기도해요.
평소에 사람한테 상처받거나 힘든일이 있으면 성장통의 일부라고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일은 그런게 아닌 것 같아요. 너무 힘들어요.
힘든 일이 있을때 보통 남한테 의지하는 편이었는데.. 엄마일은 상황은 나아지지않고 이젠 스스로 강해져야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해야 심적으로 내면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