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착한 너를 만났다
넌 언제나 나를 배려하고 내 감정을 살폈다
내 자존감을 끝까지 올려주고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 날 사랑하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
너와 있으면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했다
날 보며 웃는 네 모습이 너무 예뻤다
정말 사랑이라는 걸 알려준 너였다
너가 너무 착해서 그랬을까
난 너와 사귀며 부딪힌 일이 별로 없었다
싸움의 원인도 대부분이 나였고
싸움이 있었어도 누가 먼저 잘못했던간에 서로가 굽히고 들어갔었기에 싸움이 크게 번지질 않았다
어느날 넌 나에게 잘 하지 않는 부탁을 했었다
우리가 싸우게 되면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자존심 센 거 다 알지만 너에게 만큼은 자존심 굽혀줬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해줄 수 있냐 물었다
난 알겠다 대답했다
사실 먼저 미안하다 사과 해달라는 건 대부분의 여자들이 부탁했었다
하지만 너와 사귀기 전까진 어떤 여자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 사과한 적이 없다
내가 사과 하는 경우는 그저 이 지루한 싸움을 어서 끝내기 위한
마지못한 사과였다
난 그만큼 자존심이 강했고 내 뜻을 쉽게 굽히지 못했다
넌 그런 나를 바꿔놓았다
너와 싸우게 되면 내가 먼저 미안하다 사과했다
나에게 내 자존심은 이미 뒷전이였고 그저 너를 잃기 싫다는 마음이 앞섰다
너에게 사과하는 게 전혀 어려운 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변화에 나도 내가 신기할 정도였다
내가 사과를 하면
먼저 사과해줘서 고맙다며 안기는 네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우리가 제일 크게 싸운 날
화가 많이 난 듯 딱딱한 너의 말투와 행동들
넌 나름 무섭게 하려고 했겠지만
나에겐 그런 모습들이 그저 귀여웠다
조금 남아있던 화도 다 풀려버렸다
결국엔 내가 새어 나오는 웃음을 못 참아서
어리광을 부리며 네 품에 들어가서 미안하다 하니
사실 자기도 참기 힘들었는지
넌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우린 그렇게 예쁘게 사랑했다
나의 배려와 너의 배려가 만나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런 연애를 했다
하지만 행복이 영원할 수 없다는 건 사실인가 보다
내가 미쳤던 걸까
난 언제부턴가 내 생활에 지쳐가기 시작했다
내가 나 챙기기도 힘든 시기가 왔다
너와 보내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너에겐 연락이 뜸해졌고 넌 그런 나에게 서운해했다
그냥 날 내버려뒀으면 했고 너의 관심이 간섭처럼 느껴졌다
우린 일주일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했다
결국 난 너에게 헤어지자 했고 넌 울고불며 나를 잡았다
네가 조금이라도 마음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슬펐던 내가 너의 우는 모습에 한치의 미동도 없었다
다른 핑계는 다 필요 없겠지
그때의 나는 예전의 나만큼 널 사랑하지 않았다
아니 지쳤기에 사랑한다는 사실을 잊은 걸까
난 그렇게 너를 놓았다
너와 헤어지고 나서 해방감이 들었다
미뤘던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여자랑도 만나서 놀았다 네가 없으니 뭐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즐거웠다
그렇게 뭐든 내 마음대로 하며 산지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너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나쁜 놈 같아 네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른 여자들처럼 너도 뻔하겠지 다시 만나달라며 울고불고
날 잡겠지 생각 하고 있는데
넌 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이미 다 버린 것일까
넌 내 걱정을 했다
아직도 힘드냐며 내 안부를 물었다
그렇게 넌 끝까지 내 걱정만 하다가 연락해서 미안하다며
이제 연락 안 하겠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기고 나서 정신이 멍해졌다
생각이 깊어지는 게 싫어 딴 짓을 하고 잠을 잤다
잠에서 깨어나고 아무렇지않게 다시 내 생활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네 생각이 나고 머리를 세게 맞은 것 마냥 머리가
아파왔다
더 생각해봤자 나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겠지 생각하며
네 생각을 안 하려고 애썼다
늦은 밤 집을 돌아가는데
갑자기 가슴이 아파왔다
그날 밤에 가늘게 떨렸던 네 목소리가 생각이 나고
그제서야 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실감이 났다
집에 들어왔을땐 헤어지고 나서 보이지 않던 네 흔적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주변이 온통 다 너였다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 했는데
너의 연락 한 번에 내가 흔들렸다
반면 너는 나에게 전화한 후로 모든 미련을 정리한 듯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듯 보였다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너를 놓쳤을까
후회가 몰려왔다
하루하루 무너져갔다
네가 없는 난 나 같지가 않다
너도 이랬을까 이런 아픔을 너도 똑같이 겪은 걸까
너무나도 미안하다
너는 나에게 정말 큰 행운이었다
아마 난 다신 너 같은 여자를 만나지 못하겠지
너에게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거겠지
우리 다신 행복할 수 없겠지
그러니 부디 잘 지내길 바란다
너무 고마웠고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