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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결혼했네요

ㅇㅇ |2021.01.13 18:44
조회 6,343 |추천 41
작년 9월 결혼했습니다
그전부터 아파서 병원을 가는데 원인을 못 찾는 우리엄마
옆동네라고 해도 안 이상할 만큼 가까운 지역에 살고 있지만
나쁜 딸년은 결혼 준비 하느라 바쁘단 핑계로
엄마 병원 한번 따라가질 않았네요
이곳 저곳 찾다 안되서 언니가 사는 큰지역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겼고
입퇴원 하고도 여전한 통증, 의심 가는 곳에
수술을 한번 하고나서야 암이라네요
며칠전에 암선고 받고 온 연락에 바로 가고 싶은데 차가 없었어요
제가 결혼전에 타던 차로 출퇴근을 같이 하고 있는 상황에,
저는 쉬는 날이라 남편이 차를 가져 갔거든요
엄마가 암이란다 나 우선 회사에 말하고 가야 될 거 같은데
데리러 와라했을때
그때가 퇴근 3시간 30분 남겨놨었네요
퇴근까지 좀 기다리면 안되냡니다 .. 네 서운했습니다
자기 엄마가 암선고 받았다고 해도
회사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올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어찌저찌 생각했던 시간보다 일찍 왔더라구요
처음엔 태워준다더니 거기가 워낙 도로가 거지 같애서
솔직히 나도 수십번 다녔지만
매번 한번은 길 헷갈려서 다른데로 들어갓다 나오고
운전 힘든거 다 이해합니다
야맹증 있는것도 압니다 저보고 차를 가져가래요
손이 떨려서 운전도 못하겠는데 말입니다
결국 태워주긴 하더라구요 어차피 주말까진
저는 엄마 옆에 딱 붙어서 있을거니
차 가져 가라 했어요 그리고 주말에 다시 태우러 오기로 했구요
다 좋았습니다 그 주말부터 지금까지요
내일은 제가 쉬는 날이고, 엄마 병원 가는 날입니다
이제 내일이 되면 우리엄마가 정확히 어느 부위에
어떤 암인지 몇기인지
전이가 되었는지 모든게 확실해 지는 날입니다
무섭고 눈물만 나고 조금만 있다 퇴근하면 내려가야 하는데
자꾸 눈물이 나서 운전은 할 수 있을지 겁도 납니다

남편은요 내일 출근 합니다
그래서 당연히 같이 가주면 안될까 라는 생각도 안했습니다
어제 친구들이 술 한잔 하자고 했는데
시국이 이러니 거절했답니다
그래 코로나도 난린데 어디 나가지마 라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 장모님이 아프신데 좀 그랬답니다
말이라도 고마웠습니다
그 후에 오늘 온 카톡 내용 좀 적어볼게요
그냥 남인거 같은 남편이 미운건 서운한건 제가 못난건가요

남- 오늘 친구들이랑 우리집에서 한잔하자는데 초대해도됨?
여- 마음대로해 누군데?
남- OO,OO 어제만나자는거 자기들끼리 보랬더니 오늘 우리집오고싶대
여- 차라리 어제 밖에서 보지 그랬어 상황이래서 안본다한게 어제인데 맘대로해
남- 너랑 같이 있으려고 안본다 한건데 또 삐졌네ㅜㅜ
여- 삐지는게 아니라 진짜 나는 너무 서운하다
근데 남이니까 서운해하지 말아야지 생각하고 있고
남- 아니 그럼 난 뭐 집에 가만히 있기만 해야되? 뭐가 달라지는데?
여- 달라지는거 없어 친구들이랑 같이 들어갈거면 여기 차주고가
남- 친구 태워갈건데?
여- 나는 같이 가기 좀 그러니까 차 주고 가라구
남- 그래 집에가서 챙길거 챙기고 바로 가주길 바랄게

이게 마지막 카톡이네요
이래서 남편이라 하나봐요 아니 나는 그냥 길가는 남보다도
더 못한 사람과 살고 있는거 같아요..
나는 시엄마가 암 이다 하면 술은 커녕 이것저것 알아보느라 찾아보느라
정신도 없을거 같은데 그냥 진짜 남이네요
추천수41
반대수2
베플ㅇㅇ|2021.01.13 19:40
남도 안저래요. 처부모님이 중병선고받고 편찮으신 상황 이제 막인데 친구들 우르르 몰고와서 집에서 낄낄대면서 놀고싶다는 소리를 누가합니까.
베플ㅇㅇ|2021.01.14 01:00
친정아버지 병상생활 끝나고 돌아가시고 이혼했습니다 나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 사무치게 나를 찔러서요 위기를 만나니 진중이 드러나더군요 내 사람이 아니였던거죠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 투병하시고 있을때 그 사람은 자기부모 데리고 여행가더군요
베플ㅇㅇ|2021.01.14 04:51
자기 부모가 암선고 받았다고 해도 친구가 눈에 보일까? 그 친구란 인간들도 철딱서니 없구요 부모님이 편찮으시다는데 배우자가 저러면 안 서운한게 이상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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