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일본에서 대학나와서
도쿄 소재의 전자계열 종합상사에서 일하는 5년차 영업맨입니다. 올해 한국나이로 서른하나가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생활부터 인생의 거의 1/3을 일본에 살면서 언제고 한국에 들어가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이제 정말 결정해야할 타이밍이 온 것 같아서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급하신 분들은 맨 밑에 요약!)
1. 먼저 한국에 들어가야겠다 싶은 이유로는,,
1-1. 부모님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올해로 64, 59이신데 제가 11년 전부터 밖에나와살고있으니 효도도 못했구요.. 이제 돈좀 모으기 시작했는데 맛있는것도 못사드리고 있으니 이제 곁에서 챙기고 추억도 만들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1-2. 친구 지인 인맥
아직도 연락하는 친구들은 단톡 세네그룹정도 있으나 단톡에서 뭔가 이야기가 나와도 제가 모르는 이야기고, 어디서 만나는 약속 잡거나 여행갈 약속 잡거나 할때도 전 9년동안 일본에있다보니 깍두기 처럼 덩그러니.. 제일 친한 친구 가족 상당했을 때도 부조 못가고 앞으로 결혼하는 애들 나오면 하도 못갈텐데 친구들 옆에서 할수 있는게 없고, 소중했던 인간관계가 점차 옅어지는 것같아요. 반면 일본의 경직된 사회에서 새로운 인맥을 찾는것도 사실상 어렵고 회사사람들과 몇몇 친구 말고 사회인으로서 가져야할 지인 인맥 이런게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이게 정상일까요..?
1-3.결국엔 외국인
(+일본어 지적이 있어서수정합니다. 여기서 전달하고싶은건 일본어능력이 아니라 일본어로 잘하더라도 결국엔 외국인이라는점이라..)
일단 저 일본어는 정말 잘합니다. 일본 2년 살다가 군대갔다와서 본 일본어능력시험도 N1 만점 받았고, 그 후에 대학2년 + 직장생활 4년이라 지금은 거의 네이티브만큼할수 있어요. 통화할때도 한국인이라고 안하면 일본인인줄 알아요.
일반적인 대화와 제 전문분야 및 제 생각을 전달하는 점, 그리고 최근의 화제에 대해서 대화 나눌 땐 전혀 문제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과 대화하다보면 그들의 문화와 내 추억이 조금도 일치되지가 않으니, 아 그렇지 나는 외국인이구나 일본인들만 아는 세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고1때가 2007년인데 그때 원더걸스가 유행했거든요? 90, 91,92년생들 원더걸스 빅뱅 동방신기 다들 좋아하셨죠. 근데 그당시 일본에서는 그때 누가 유행했고 무슨 노래가 그립나 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그들의 감성을 알수가 없어요. 선배들과 이야기하면 저만 모르는 거죠. 그리고 드래곤퀘스트가 일본인들에게 어떤 의미이고 연말 홍백전이 어떤 존재이며 신년신사참배를 왜 꼭 가야하는지. 신사에서 먹는 아마자케는 그들에게 어떤 느낌인지..? 내가 어렸을 때 부터 이곳에 산게 아니면 어쩔수 없는 부분이다보니 괜히 외롭고 진짜 평생 여기서 이방인으로서 살아가는게 맞는건가 싶은거죠.
1-4. 무엇보다 일본의 문화에 관심이 없어요...!!
유명한 만화 빼고는 일본의 가수, 영화, 게임, 전통문화, 먹거리, 관광지 등등에 그닥 관심이 없어요..! 애니메이션 극혐입니다. 그냥 한국음식이 최고고 한국드라마가 제일 ㅈㅐ밌고 한국음악 한국영화가 제일 좋아요.. 그래서 혼자있는 시간엔 집에서 놉니다. 혼자서도 넷플릭스나 유튜브 보면서 상당히 잘놀긴하지만 사실 매일의 자극이 적어 심심합니다.
2. 반대로 일본에 정착해야되나 고민하는이유,,
한국에서 직장생활 및 사업을 해본적도 없고 성인이 된 후에 한국에서 생활해 본 경험도 없기 때문에,
한국의 직장인의 삶이나 취업환경(지금과 같은 조건에 취업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 직장에서 나가서 한국에 가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2-1. 안정적인 직장
일단 저희 회사 설명을 하면,
제가 일본에서 다니는 회사는 동경증권거래소 1부 상장된 기업으로70년이상 된 중견기업 입니다. 직원 천명정도에
국내외 30개 거점이 있습니다. 과장급 부장급 (40후반 50 전후)되면 1천만엔 정도 받고 이쪽 업계에선 크게 나쁘지 않은 대우라고 합니다. 정년은 65세 보장이고 재고용 70세까지 가능합니다.
저는 해외영업부에 소속하여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를 한국에 판매 및 관리하는 팀에서 일하고 있고 부수적으로 동남아 거래선을 신규 개척하는 미션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저보다 스무살 많은 한국인 선배가 한명있어서 나설자리가 많지는 않습니다. 책임도 상대적으로 적구요.
2-2.월급
연봉은 수당 포함하여 대략 세전 470만~ 500만엔 정도 버는것 같습니다. 지금은 못가지만 한달에 한국 및 동남아 출장이 14일 정도 있고 출장수당이 하루5000엔씩 나옵니다.
2-3. 업무환경
업무 환경도 그리 나쁘지 않아 해외영업부 팀원들 모두 사이가 좋습니다. 한국인은 저말고 저희 팀장님 (20살위) 한 분 더 계시고 다른분들은 일본인입니다. 연령대가 높아서 제 위로 15년윗 선배 말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이 가까운 선배가 없다보니 제가 30후반 40초될 즈음에는 다들 50후반 60 넘어가십니다.. 솔직히 풀린군번이라 잘만하면 40대쯤에는 승진해서 과장 부장 달것 같습니다.
2-4 여자친구
일본인 여자친구가 있어서 결혼을 고민하는 시점입니다.
사내커플이고 여자친구가 도쿄에서 집세 내느라 모아둔 돈은 없지만 너무착해서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근데 이 친구는 한국에서 살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미래에 한국으로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면, 올해 말까지 정리하자고 하네요.. 일본에 남기로 결정하면 동거 혹은 결혼하게 될것 같은데.. 미래까지 담보로 해야하나..
고민입니다/
출장도 그렇고 가끔 놀러 한국에 돌아가면 그렇게 좋을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어 판단하기가 두렵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실건가요?
물론 선택은 제가 해야겠지만, 여러분의 의견을 어쭙고자 글 올려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약)
1.일본여자와 헤어지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한국 취업 혹은 사업을 시도하여 부모님 친구들과 가까운 곳에 맘편히 산다.
2.이대로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며 일본여자와 결혼해서 일본에 살고 외로움은 알아서 견디고 한국은 가끔 가는 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