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5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2021년입니다.
28살 때 부터 만나서 결혼 약속을 했던 전남친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둘다 꼬맹이 시절에 만나서 둘다 점점 성장했어요.
그런데 저도 열심히 살았지만 그 친구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성장했어요.
지금은 미국 박사 유학을 가서 연봉 1억 이상 주는 회사들에 오퍼를 받게 될 정도로 성장했어요.
결혼도 약속했었고 둘다 참 좋아했어요. 둘다 누군가를 오랫동안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처음이라 서로 그 진심을 귀하게 생각했었거든요. 여튼 지지고 볶고 싸우고 화해하고 헤어졌다가 만났다가 그렇게 롱디생활을 하고 비행기도 타고 들락달락 했다가 작년에 정말로 헤어졌어요.
제가 차였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도 겪고 점차 회복하고 당분간 연애할 생각은 없었지만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꿈을 회복했어요. 주변 가족이나 친구들의 위로로 다시 감사하며 건실하게 지내는데 연락이 왔어요 제게.
그 친구가, 나 아니면 안되겠다고 내가 이뻐서나 다른 것도 아니고 내가 아니면 안되는 걸 깨달았대요.
그런데 타이밍이, 저는 이미 잘 지내고 있던 때였어요. 그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야 여전히 있지만 더이상 내것이 아니어도 놓아줄 수 있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고 현재 상황에 감사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너무너무 그 친구가 괘씸했어요. 그랬으면 왜 그렇게 헤어지자고 했나. 나한테 "아무리 생각해도 더이상은 너랑은 안되겠어."라고 한 그말을 잊었나...
그런데 연락이 오니까 바보같이 또 좋은 거예요. 화가 나는데 또 한편으론 뭘 기대하고 있는건지 마음이 설렜어요.
그래도 나를 그렇게 찼던 사람을 그대로 받아주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몇가지를 확실히 하고 조건을 달았어요.
"우리는 완전히 헤어진 상태이다. 나는 충분히 슬펐고 이미 너를 놓아줬다. 이 관계는 네가 원해서 먼저 시작하는 것임을 분명히 해라.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만일 다시 시작한다면 이전 관계는 잊고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쌓는다고 생각하라. 과거 일들은 참고로만 두고 새롭게 하자.
또 나는 더이상 결혼을 뒤로 미룰수 없다. 확실하게 날을 정하고(추상적이라도) 양가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생각하겠다.
나는 너를 따라 외국에 갈 생각이 없다. 네가 한국으로 와야 한다." 라고요. 왜냐면 헤어지고 한국에서 저도 그 친구만큼은 아니겠지만 제 인생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거든요.
첨에는 마음이 잘 열리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그 친구가 만일 좋은 오퍼 때문에 외국에 남아야겠다고 생각을 하면 제가 그 정도는 감수하고 제가 외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는 자기때문에 포기하지 말라고 반대했어요. 그 원망 듣고 살기 싫다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저도 상대도 너무 바빠서 연락을 못하다가 연락한 날, 또 짜증으로 가득차서 헤어지던 때와 마찬가지로 저를 막 대하더라고요. 자기가 연봉이 높아지니 내가 눈이 높아졌다는 둥, 제 사소한 이야기에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느니 재밌는 게임이나 하겠다는 둥 자신이 얼마나 바쁜지 아냐는 둥. 가만히 생각하니 그 친구가 제게 앞서 약속한 것들도 지키고 있지 않고 있더라고요. 결혼 얘기도 차일피일 미루고 한국에도 좋은 오퍼가 있어서 나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선택해서 한국에 온다고 걱정을 덜더니 훨씬 더 좋은 연봉이 나타나니까 제가 짐이 되는 눈치였어요. 결혼후도 롱디는 본인이 싫다고 했고 내가 본인 있는 곳에 가는 것도 반대했어요. 그래서 롱디도 안되고 내가 포기하고 가는 것도 안된다고 하면, 지금 연봉 협상 고민 끝에 거기에 남고 싶어지면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는거냐라고 물었어요.
그럼 헤어지는거래요.
하...
제가 또 물었어요. "아직도 나를 좋아하긴 해?"
좋아하긴 하는데 내가 예전에 자기가 좋아하던 그 사람이 맞는지 잘 모르겠대요....
그 순간 결심이 딱 서더라고요.
더 이상 내가 이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지속한다면 정말 이 친구가 말히는 대로 돈때문에 밖에 이유가 없다. 이건 정말 헤어져야 하는거다.
그래서 더 비참해지지 않으려고 그 자리에서 자리를 정리했어요. 자신이 피곤해서 그렇다며 더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아무리 피곤해도 본심이 그렇다면 고심해도 결과는 똑같을 것이라고, 어차피 내가 지금 기다려도 네가 거기에 남기로 선택하면 우리는 헤어질 것 아니냐고. 내가 어떻게 이야기하든 이게 사실이라면 나는 잘 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그리고 저를 잡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헤어졌어요.
아, 잘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