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오니 몇해전 일이 생각납니다.
이하 반말체 양해 부탁드려요~
결혼하고 명절이 되면 전날 시가가서 하루종일 전부치고
하루밤 자고 차례상 차리고 아침 먹이고 치우고 친정 갔다
저녁에 다시 시가로....
시가 차로 10분 친정 차로 20분..
엎어지면 코 닿을때 살면서 주말마다 일주일에도 두세번씩
시도 때도 없이 불러대면서 명절때는 적적하다나...
시삼촌 시숙모 시조카들 다 엉켜 자고 화장실도 재래식에
큰애 생겨도 작은애 생겨도 한결같이 자고 가라~~
명절날 점심때 친정 가는 뒷통수에 저녁에 와라~~
효자 남편 둔 죄로 8년을 그리 지내다 시엄니 돌아가셨지
그래도 시엄니 계실때는 명절전에 손님 치른다고
이불 다 빨아놓으시고 평소에 안 쓰던 방도 깨끗이
청소 해놓으셨는데 안 계시니 냄새나는 이불에 쥐 나올듯한
방꼬라지...
시삼촌 시숙모 시사촌들 슬그머니 하나둘 저녁때 사라지고
명절 당일 나타나길 삼년이 지나도록 미련하게 애둘 데리고
꿋꿋이 시가에서 잤었다.
그러다 결혼 12년 지나던 설날, 시아버지 왈
"작은애들(시동생부부 애없음)은 집에 가서 자고 낼 아침에
일찍오고 너거(우리4식구)는 여기서 자거라"
아주 명령조로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집에 가버릴까 하다가
하루종일 음식하느라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작은방에 누웠는데
왠걸 방이 냉골인게 뼛속이 시리다는걸 처음 경험해 봤지.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어서 차키랑 가방이랑 챙겨들고
애들하고 남편한테 "엄마는 여기 너무 춥다. 하루 종일 일하고
이제 누웠는데 방이 냉골이라 집에 갈거다"라고 하니 애들은
따라 나서고 남편은 그래도 명절인데 지 아버지랑 자야된단다
그러거나 말거나 애들 데리고 집에 와서 뜨뜻한 방에서 치킨
시켜서 영화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네..
아이고 내가 그동안 등신같이 살았다 싶네
잠시후.... 띠띠띠...
현관문 열리고 효자 남편 등장..
왜 왔어? 하니 추워서 도저히 잠이 안 오더라나... ㅋㅋ
그날 이후 명절 시가서 자는거 졸업!!
명절 당일 친정갔다가 저녁에 남편 혼자 시가 보냄.
아부지 적적하신데 실컷 놀아드리고 밥도 같이 먹고
굳이 오늘 안와도 되~~~ 솔직히 안왔음 하는 마음이 큼
며느리들이여 평안한 명절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