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여자입니다.
3년 가까이 만났고 올해 초 결혼 얘기 처음으로 꺼냈습니다.
남친도 좋다곤 했지만 그 후 진전이 없어 ‘내가 말하면 좋다고만 하지말고 준비 안 됐음 안 됐다 딱 말해라’ 라고 각 잡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빚 있어서 그동안 결혼 얘기 못꺼냈다’라며 자기 상황을 말했습니다.
작은 액수는 아니고요. 순전히 본인이 만든 빚입니다.
속상하지만 그동안 만나면서 돈 없는 거 예상했고(;;;) 둘이 갚으면 2-3년 안에 갚을 수 있으니까 결혼해서 같이 빚 갚자고 했습니다.
어차피 벌어진 일, 돈 때문에 인연을 놓치긴 싫고요. 남친도 고마워하며 눈물 뚝뚝...아무튼 서로 의지하며 결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남친은 죽어도 부모님껜 말씀 못드리겠대요. 아시면 까무러치신다, 집 팔아서 빚 갚는다고 나서실 분이다, 라고 하네요.
게다가 앞으로 1여년간 얼마를 갚을 수 있고, 얼마를 모을 수 있는지 구체화해보자고 하니 그것도 싫답니다. 본인은 원금/이자 금액을 마주하기엔 넘 힘들대요. 생각만 해도 죽고싶다며 남은 시간동안 최대한 갚을테니 자기가 힘들어하는 부분 건들지 말아달래요. 빚 있는 거 저한테 말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대요.
‘힘들어도 직시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야하지 않겠냐, 우리가 같이 살게되면 나는 당장 원금/이자 자판 두들길 건데 미리 아는 게 왜 어렵냐 ’ 등 할말 다 했고 ‘힘들다는 사람 붙잡고 뭐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곤 등 돌리고 나왔습니다.
근데 등 돌려 나왔는데 정이 뭔지...다른 해결책은 없는지? 생각하게 되고 남친 말대로 내가 너무 몰아세운 건 아닌지? 후회스러울 뻔(?)했습니다. 그래서 인생 선배님들 조언과 충고 듣고싶어 글 남깁니다.
제 입장은 그래요. 저희 부모님 뿐만 아니라 남친 부모님께 말씀 안 드리고 결혼하고 싶진 않아요. 저희 부모님은 특히 두손 들고 말리시겠지만 그러실 수록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설득하고 싶었어요. 솔직한 말로 남친 부모님께서 빚 갚아주심 좋겠지만 여건 상 못그러신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그럼 걍 저희끼리 지지고 볶으면 되겠지요. 그래도 그런 큰일을 어른들 속여가며 살고싶진 않은데 남친은 죽어도 말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놓곤 본인은 예물은 필요없으나 부모님께서 친지분들 식구들 결혼 때마 받은 것이 있으니 예단은 해야 한다, 같이 부담해 준비하자고 하네요^^
그리고 남친의 빚이 더 이상 남친만의 것이 아니라 결혼 후 제 것이기도 한데...지금 당장 마주하기 힘들다고 회피하려는 남친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워요. 되려 왜 힘들어하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닦달하냐며 저를 탓하듯 말하는데...와 이기적인 ㅅㄲ...하고 욕 나오면서도...연락와서 싹싹 빌면 다시 생각해보자
라는 웃긴 생각도 자꾸 치밀어 오릅니다.
조언, 충고 많이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