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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자만추가 되지않아 소개팅 하고 온 후기//

쓰니 |2021.03.01 22:01
조회 794 |추천 2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소개팅에 나온 분은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고, 적극적인 시그널을 보내는 듯 했다. 같이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오랜시간 대화를 나눴다. 옷이 얇아 차가워진 내 손을 핑계로 내 손을 덮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오는 버스 안. 나는 펑펑 울었다. 소리없는 울음을 삼키다 버스에 내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미친사람처럼 엉엉 울어버렸다.

 

그 사람과 함께한 오늘의 모든 순간 순간 속에서 너가 떠올랐다.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고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는 그 모든 순간에 너와 내가 함께했던 순간들이 겹쳐졌다. 혼자가 되버리자 니가 큰 산이되어 나를 덮쳐왔다. 너와의 기억들이 선명해지며 너무 그리워졌다.

 

늦가을 우리는 헤어졌다. 우리가 함께한 한편의 영화가 끝난 기분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아무렇지 않게 사는듯 했다. 시간은 속절없이 두 계절을 지나 봄이 되었다. 그러나 가끔 니가 생각난다. 내 몸 구석구석 너가 여전히 존재 해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울컥울컥 찾아오는 우리의 기억에 밤마다 조용히 눈물을 삼킨다. 그때 왜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요새는 차근차근 앨범을 정리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밀려오는 눈물에 금새 앨범을 닫는걸 반복하고있다. 앨범속에 너와 내가 너무 예뻐서. 사진속에 있는 니가 너무 소중하고 밝게 빛나고 있어서. 이제와서 앨범을 보고 깨달은건 모든 사진속에 너는 항상 나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거다. 그리고 니가 찍어준 모든 일상속의 내 사진에는 날 바라보는 너의 소중한 시선이 담겨있더라. 이게 참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왜 이런 사진밖에 없냐고 투정부렸을까. 나와 싸운 상황에서도 너는 내 사진을 찍어서 남겨놨더라. 싸워도 너는 내가 미워지지 못했나 보다. 8계절을 함께한 너를 떠나 보낸게 지금 나에게는 내 살점을 떼어내는 고통처럼 느껴진다.

 

나는 나쁜년이었다. 끝까지 척이란 척은 다했다. 너는 몰랐겠지. 너와 헤어지고 돌아선 그 순간부터 나도 엉엉 울고있었다는걸. 니 앞에서 눈물을 참으려고 마스크 속으로 입술을 앙다물고 있었다는 걸. 내가 그래서 벌을 받나보다. 너무 예쁘게 빛나던 별 같은 너에게 모진말을 뱉어냈던것에 대하여. 나는 당분간 연인은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자초한 고통인만큼 혼자 꿋꿋이 감내하겠다. 평범하고 소소하게 나의 사람들을 만나며 내 생활에 집중하겠다. 천천히 잊혀지겠지. 너도 천천히 희미해지겠지. 그때는 나도 누군가를 다시 만날 준비가 되어가겠지. 너만큼은 나를 툴툴 털어버리고 아무렇지않게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 혼자가 아닌 나와 함께한 사랑이었음을 기억해줘. 내가 너를 정말 많이 아끼고 사랑했었다는 말을 마지막 순간에 전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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