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대학생때 만나 5년을 연애하고 결혼해서 한 가족이 된지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남편의 장애로 매일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기에
이 글을 보시는 분들만이라도 저희같은 사람과 안내견을 보신다면 사람과 그사람의 눈으로 대우해주셨음 하여 용기내어 글을 써봅니다.
우리 신랑은 운전 관련 일을 했습니다.
일하는 도중 사고로 얼굴을 많이 다쳤고 그때 좌안을 잃어 의안을 착용하고 있고
우안 또한 그때 사고로 인해 망막박리로 7시간동안 대수술도 했지만 눈앞에 있는 계단도 색이 칠해져있지 않으면 구분을 할 수 없습니다.
정말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온 집안에 벽도 보지 못해 이리저리 박아대는 통에 온 집에 검은 절연테이프를 붙여놨고
그 후로 저는 밝은 옷을 입어본 적도 없습니다.
밝은 옷을 입으면 제가 다가가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니까요.
극복해내는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직도 가끔은 무너지는 신랑을 보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습니다.
현재 남편은 시각장애2등급 판정을 받아 국가지원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사고 후 저는 퇴직해서 오빠를 돌봤고 그간 열심히 냈던 보험료 덕에 힘들진 않았습니다.
오빠가 마음을 다잡고 일상으로 돌아올때 쯤 다시 취직을 해서 일을 시작했고
오빠는 작년에 맹학교 입학을 준비했으나 코로나가 좀 더 안정이 되면 서류내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7개월 전에 맹인안내견을 분양받아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분양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맹인안내견학교도 별로 없고, 신청 절차와 교육기간도 길며
어렵습니다. 안내견의 마릿수가 적어 내가 적합하더라도 바로 분양받을 수 없습니다.
꽤 오랜시간을 기다려 분양받은 친구의 이름은 '담비' 입니다.
지금부터 해 드릴 이야기는 신랑이 겪은 일들입니다.
오빠는 담비와 외출을 자주합니다.
공원에 산책도 갑니다. 담비는 외출시 배변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교육받았습니다.
그런데 산책중 어르신들이 입마개를 하지 않았다는 둥 똥싸면 앞이 안보여 어떻게 치우냐는 둥
나오지 말라고 하십니다.
어느 카페에 커피를 사러 갔더니 개는 밖에 묶어놓고 들어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다신 그 카페 안가겠다고 화를 내며 울분을 터트립니다.
대중교통 이용이 힘듭니다. 막상 탄다고 해도 이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담비가 사람들 발에 밟혀 발톱이 들려 피를 흘리면서도 소리한번 안내고 있던 적도 있습니다.
택시를 이용하고 싶어도 오히려 택시기사님들 거부가 심한 편 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장거리 이동을 해야할 때 어플로 택시를 불러주곤 합니다.
식당엔 애초에 이용이 불가능 합니다. 개털 날린다며 나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외출을 해야할때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서 공원에서 앉아 먹곤 합니다.
길을 다니면 보통 많은 분들은 담비를 모른채 해주십니다.
하지만 간혹 담비를 이쁘다며 쓰다듬으려하거나 가는 길을 막고 구경을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혹은 개를 보고 놀라 소리지르거나 갑자기 뛰는 등 도발행동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담비가 교육을 잘 받은 아이라 동요하지 않을거라 믿지만 혹여 담비가 그런 것에 흥분을 한다면
본인들에게는 별 일이 아니겠지만 오빠에겐 큰 사고가 될 수 있습니다.
엘레베이터에 탔다가 담비를 보고 놀란 어떤 아주머니의 비명과 욕설에 상처를 받아
오빠는 그 후부터 가야하는 곳이 10층이건 20층이건 계단을 이용합니다.
점자안내가 보편화되어있지 않아 점자가 없는 곳에선 죄송합니다 좀 도와주시겠어요. 하며
소리내고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주저앉아 있습니다.
점자도 보편화가 많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막상 쓰고나니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앞이 보이는 저와 다른사람들에게는 이게 별것도 아닌 일 같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빠에게 담비는 두 눈이고 발입니다.
개라는 이유로 싫어하시는 분도 계실테지요.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맹인안내견이 그냥 '개'가 아닌 '두 눈'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지나가다가 타인의 눈을 보고 이쁘다 쓰다듬지 않고 싫다 소리지르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대해주세요.
내가 두 눈을 뜨고 커피숍에 가고 식당에 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맹인안내견을 그 사람의 눈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맹인안내견은 반려인이 주는 음식을 제외한 음식은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눈에 음식을 넣지 않는 것처럼 맹인안내견에게도 음식을 주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만이라도 부탁드립니다.
지나가다 맹인안내견을 보셨을때 마음으로만 인사해주시고,
무섭거나 싫어하는 마음도 마음으로만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오빠도 담비도 가슴의 눈으로 세상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