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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리바이 찌통드림 5편 (완)

리바이는 쓸쓸히 말들을 내뱉었음.

그런 리바이를 보고 너는 더욱 안쓰러워지기 시작했음. 이 사람이 무슨 짓을 했다고 이렇게 가혹한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그것도 두번이나.

갈 곳이 없단 리바이를 처연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너에게는 갑자기 어떤 생각이 번뜩 들었음.

"아, 병장님...! 혹시... 우리 집에서 사시는 건 어때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더듬더듬 그 말을 내뱉자 리바이는 눈이 커져선 너를 바라봤음. 그런 생각은 해보지도 못한 것 같았음.

"...뭐? 이번 생에선 그냥 인연도 없는... 사이인데 어떻게 신세를 져. 너희 부모님도 허락 안 하실 테고, 안 돼."

"그래도, 죽을 때까지 병원에서만 살 거에요...?"

"..."

너는 거절하는 리바이를 설득했음. 리바이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음. 아마도 병원에서 죽을 때 까지 사는 건 그래도 싫었나 봄.

"내가, 엄마는 설득할게요. 한달동안만 신세진다고. 시한부인데 갈 곳도 없다고."

"...정말이냐."

너의 말에 리바이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음. 눈시울을 붉히는 리바이를 보며 너는 한숨을 내뱉었음.

"네, 정말요. 병장님은 퇴원 절차나 밟고 계세요."

"뭐? 아니, 잠깐만..."

너는 빠르게 입원실을 나서 집으로 달려갔음. 리바이가, 적어도 남은 한달동안은 너와 같이 도란도란 인생을 정리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음. 리바이는 눈치보여 거절한 것이었지 사실은 병원 생활하기 싫었단 걸 알고 있었음. 너는 발에 박차를 가했음.

-

"엄마, 그래서..."

"안 돼. 우리 집이 민박집인 줄 아니? 아빠도 출장가셨는데."

평소 따뜻하고 정의로웠던 엄마한테 리바이와 같이 산다는 요구는 쉽게 받아들여질 거라 생각했던 과거의 네가 바보였음. 엄마는 리바이와 같이 살면 안 되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반응만 보였음.

"집도 없고 시한부인데다가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병원에서만 살았대. 떠날 때 되면 알아서 다시 병원으로 간다고 하고, 나머지 한 달 동안만 친한 사람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싶다는 어린애인데 너무 가혹한 거 아니야? 엄마는 어릴 때 시한부 진단 받고 남은 한 달을 병원에서만 살게 생겼는데 안 슬프겠어?"

너는 어떻게라도 뭔가 방법을 마련해야 하니 동정심 작전을 쓰기로 했음. 널 믿고 무턱대고 병원에서 나온 리바이가 이 저녁에 놀이터 정자에서 혼자 떨고 있을 걸 생각하니 안쓰러운 마음이 계속 들었음.

"...됐어. 그러면 내가 내 통장에 있는 돈으로 어디 원룸 하나 구해다 한 달 동안 같이 있어 줄거야."

"ㅇㅇ! 정말..."

떼를 쓰는 너를 보며 이마를 짚은 엄마는 잠시 고민하는 듯 보였음. 하아, 하며 한숨을 내뱉더니 이렇게 답하는 엄마였음.

"...그래, 생각해 보자."

한참 고민하다 나온 답에 너는 뛸듯 기뻤음. 엄마가 생각해 보자고 하면 대부분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리바이를 생각할수록 불쌍하고 마음아팠지만 적어도 이 순간은 기쁘게 해 주고 싶었음.

"아, 그러면 된다는 소리지? 아싸!"

"아직 정확한 건 아니지만... 리바이라는 애, 착한 애야? 민폐는 안 끼쳐?"

"무슨 소리야, 절대!"

너는 그렇게 답하고는 황급히 자켓을 껴입었음. 그리고 현관 쪽으로 달려가며 말을 툭 내뱉었음.

"리바이 데리고 올게!"

"뭐?"

네가 현관을 나서며 들은 소리는 엄마의 어이없다는 듯한 물음이었음.

-

"하아... 하아... 병장님...!"

정자에 앉아 담요로 온몸을 꽁꽁 싸맨 리바이를 발견하자 반가움이 들었음. 너는 리바이에게 손을 흔들고 잡으라는 듯 그 손을 내밀었음.

"...그래서 어떻게 된 거지?"

리바이는 늘상 휴대하는 손수건에 기침이라도 한 듯 피가 흥건히 묻어있는 손바닥을 슥 닦곤 태연히 손을 잡으며 물었음. 축축하고 차가운 리바이의 손에 너는 갑자기 울컥한 마음이 들었지만 애써 답했음.

"된대요. 아마...? 될 거에요."

그렇게 대답하는 너를 향해 리바이는 피식 웃어 보였음. 씁슬한 웃음이었음.

"그거... 다행이군."

그렇게 리바이와 너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음.

-

"다녀왔습니다!"

"어, 왔니? ...그리고 옆쪽은 리바이...?"

문을 잔뜩 열어재끼며 등장한 너를 맞아 주던 엄마는 너와 손을 맞잡은, 수척한 얼굴의 리바이에게 눈길을 돌리며 물었음.

"아. 네. 리바이 아커만..."

리바이는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며 묵묵히 대답했고, 그런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너는 최대한 분위기를 살리려 노력해 보았음.

"자... 그러면 한달 남짓 우리랑 같이 사는 리바이도 왔고, 카레도 다 됐으니까, 다들 같이 저녁 먹을까요?"

아하하, 하며 억지웃음 자아내는 너의 손을 리바이는 더욱 꾹 잡았음. 너는 그러며 엄마의 눈치를 살폈고, 엄마는 나풀거리는 얇은 후드티를 입은 리바이를 슥 훑다 한숨을 푹 내쉬며 미소지어 보였음.

"그래, 오랜만에 오래 머무는 손님인데. 다들 씻고 오세요."

그런 엄마를 보며 안도하는 너였음.

-

"..."

밤이었음. 너는 침대에서, 리바이는 이불을 잔뜩 깐 바닥에서 자기로 했었음. 고요한 정적이 이어졌음. 병원에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음. 너는 가만히 눈을 감고 창문으로 쏟아져 오는 별빛들을 느꼈음.

그 때, 리바이가 먼저 너에게 말을 걸었음.

"ㅇㅇ. 어째서 나에게 이렇게 잘 해 주는 거지...?"

뜻밖의 질문에 놀란 너는 리바이 쪽으로 몸을 확 돌렸음. 어째서 잘해 주냐니, 전생의 인연을 가진 사람을 만났는데.

"그건... 전부터 이어져 있었으니까요. 당연한 거 아니에요? 막 내가 병장님 때문에 죽었다던가 그래서 난 병장님을 싫어해야 하고... 그런 말 하려는 거에요?"

"...넌 내가 밉지 않아? 널 죽게 만든 본인이, 너를 지키지 못해서 그 고통을 느끼게 했던 사람이 옆에 있어. ...칼로 찔러 죽여야 맞는 거 아닌가? 난 그때 심지어 널 지킬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럼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 아니,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 무의식이 두려워서 행동을 늦췄을지도 몰라. 내가 죽었을 땐,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 주변을 탓할 수 없지만 네가 죽을 때 옆에서 지켜보던, 나같은 사람은... 탓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럼 그렇지. 너도 이제 슬슬 빡이 돌았음. 아무리 리바이라도 갑자기 미끄러져 거인의 손으로 향한 사람은 구하지 못할 거였음. 그리고 그 상황을 기억하는 바로는 네가 거인 손에 잡힌 즉시 리바이가 그 거인의 뒷덜미로 날아왔던 거였음. 그럼에도 거인이 즉시 너를 삼켜 버린 거고.

"...그딴 말 좀 그만해요. 병장님은 잘 싸워왔고 사과할 것도 없어요. 속죄할 것도 없고 미안해할 것도 없어요. 저 괜찮으니까 걱정 마요. 병장님이나 걱정하라고요..."

너는 한숨을 푹 내쉬었음. 곧 나지막히 숨죽여 우는 소리가 잔잔히 들려왔음. 리바이가 우는 소리 같았음. 조금 후 리바이가 다시 말을 내뱉었음.

"너는, 괜찮다니 다행이지만... 다른 녀석들은... 내가 미울지 어떻게 알지...? 내가 지키지 못한 사람들만 꼽아도... 그러면... 아... ...미안. 투정부려서 미안하다..."

"...괜찮아요. 이제 빨리 주무세요, 병장님."

이런 사람이 곧 너와 이별한다니 슬프고 비참한 기분이었음. 두번의 삶 다 만신창이였는데, 이별은 편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고 너도 서서히 눈을 감았음.

-

그리고 이별의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음.

리바이가 너의 집에서 지낸 지 3주째, 곧 병원으로 가서 죽음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었음. 너는 리바이와 함께 있는 1초 1초가 너무 소중해졌음.

"ㅇㅇ."

그 날은 여느때와 같은 날이었고 너와 리바이는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음. 느즈막한 오후, 슬슬 노을이 지기 시작할 때쯤 리바이가 너를 불렀음. 머리에 손을 짚고 입술을 잘근 깨문 모습이었음.

"어, 네?"

"두통약 좀... 가져다 줄 수 있겠냐."

또 시작이구나. 리바이는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두통도 심해졌었음. 기침하는 횟수도, 호흡곤란이 오는 횟수도. 너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리바이를 잠시 살펴보곤 아무 말 없이 알약 한 알과 미지근한 물이 담긴 물컵을 들고 와선 리바이에게 건넸음.

"여기요. 괜찮으세요...?"

"고맙다. 괜찮으니 걱정 마..."

리바이는 알약을 꿀꺽 삼킨 후 콜록콜록 헛기침을 해대며 이불 속으로 들어갔음. 너는 그런 리바이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마저 할 일을 하러 갔음.

그리고 1시간 정도 후일까. 방에서 꺽꺽대는 소리가 얇게 들려와 너는 순간 놀라선 방으로 헐레벌떡 뛰어갔음. 그곳엔 피가 흥건히 젖은 이불과 몸부림치는 리바이가 있었음.

"으..."

"병장님...!"

고통에 몸을 비트는 리바이를 본 너는 식은땀이 줄줄 났음. 숨도 제대로 쉬고 있지 않고, 간간히 내뱉을 뿐이며 입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고 머리의 꿰멘 상처도 다시 찢어져 있었음.

"...여기서 죽... 어서, 미안... 하다..."

눈물이 고인 눈으로 헐떡대며 너를 바라보는 리바이는 가까스로 말들을 내뱉었음. 너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리바이의 얼굴을 더듬었음.

"아냐, 아직 살 날 남았잖아요... 아직 죽으면 안 되잖아요..."

"...흐, ㅇㅇ..."

리바이는 이를 꼭꼭 깨물며 네 이름을 불렀음.

"...사랑...했어."

그렇게 말한 리바이는 툭, 얼굴을 떨궜음. 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는 오후였음.

-

"..."

리바이의 장례식은 조촐하게 치뤄졌음. 그저 우리 가족끼리 예를 갖춰 묻어 주는 게 끝이었음. 리바이의 무덤 앞에 선 너는 눈물을 닦아내며 무덤을 쓸쓸히 어루만졌음.

"병장님, 이젠 병장님이 더이상 환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병장님이 더이상 힘들지 않고 그 위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너는 중얼중얼대다 이윽고 작은 목소리로 무덤에 대고 속삭였음.

"...리바이 병장님, 저도 사랑해요."

너는 네 눈물이 배인 무덤 앞에 미리 우려 온 홍차 한 잔을 놔두고 터벅터벅 걸어갔음.

어우 미안해... 리바이 죽는 엔딩은 옛날부터 생각해왔지만 내가 이렇게 필력 딸릴 줄은 몰랐지...;; 진짜 미안 내가 봐도 개오글거린다 으윽 아무튼 마지막으로 봐줘서 고마워엉ㅇ

추천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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