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서른중반. 남편은 중견기업 과장이고 경기도에서 외벌이로 아이 둘 키우고 있어요. 외벌이로 4인가족이니 살림살이가 빠듯하긴 해요.
남동생은 한달 뒤 결혼하고 메이저 방송사 공채라 부모님이 자부심이 대단하세요. 결혼할 아가씨도 대기업 계열 의류브랜드 본사에 다니고 있고 이제 곧 신혼인데 맞벌이에 아이가 없으니 저희 집보다는 벌이가 많이 넉넉하죠.
이번 어버이날에 부모님 선물을 사들고 갔어요. 분당에 유명한 갈비집 양념한우갈비세트랑 5만원대 정도 하는 와인이랑 용돈봉투 해서 빠듯한 살림에 조금 무리는 했지만 부모님 드릴 생각에 싱글벙글 해서 갔죠.
원래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을 예정이었는데 동생이 예비신부와 인사 드리러 온다고 하기에 저도 가고싶다고 이야기하다가 같이 점심을 친정 집에서 먹기로 했고, 동생이 소고기가 먹고싶다고 해서 제가 유명한 곳을 안다고 제가 알아보고 사갈테니 갈비값은 반씩 부담하기로 해서 사게 됐어요.
엄마가 대뜸 선물을 보시더니 “아이고, 너희집 이러다가 거덜나는거 아니니?” 하시고 “니 동생이 홍서방보다 월급이 더 많은데 동생이 더 내야지 니가 고깃값을 더 내면 어떡하니~?” 하셨고
아빠는 “무슨 선물을 이렇게 많이 사왔냐. 용돈봉투는 다시 가져가라. 목 아플 때 병원갈 돈도 없는게” 라고 하셨어요.
여기서 목이 아프다는건 제가 일자목 때문에 도수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도수치료가 한번에 7만원 씩 비용이 나오는데 제가 실비가 없거든요, 남편 혼자 벌어서 그 치료를 받을까 말까, 다른 운동을 알아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걸 이야기한거에요.
저 결혼한 이후로 부모님께 병원비 달라고 한적 한 번도 없는데, 한사코 병원비로 쓰라며 계속 돈을 주시고는... 나중에 친정가서 부모님 하시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남편과 제가 병원갈 돈도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하세요...
제가 아플 때마다 부모님에게 왜 알렸냐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서 여기 적어보면,,,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제가 병원을 갈 때 아이를 봐줄 사람이 필요해서 제가 병원 갈 동안 엄마에게 아이를 좀 봐주십사 부탁할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러면 오셔서 아이만 봐주시는게 아니라 병원비로 쓰라고 돈을 주세요... 그 돈 받아서 모아놨다가 나중에 용돈 겸해서 다시 돌려드렸어요. 병원비는 남편 월급에서 물론 다 지출하고요.
너무 감사한 부모님인건 맞는데 나중에가서 꼭 “홍서방은 아직 아니지만 니 동생은 직장이 번듯하잖니”,”넌 병원갈 돈도 없는게”,”너희도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할텐데...”(저희 집이 자가가 아님) 이런 소리를 하시는데 애들이 점점 커가니 큰애가 이제 9살인데 좀 스트레스 받아서 이번에 전화를 드렸어요.
애들 앞에서 우리집 거덜난다고 그러고, 남동생 월급이랑 우리 남편 월급이나 직장 비교하는 이야기 한거, 아플 때 병원비도 없어서 병원도 못가는게라고 말하는거 우리 애들 듣기에 좀 이상하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꺼냈더니 부모님이 첫마디가 “자존심 상했니?” 라고 하시네요.
저는 그 이야기가 너무 속상한데... 부모님은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다고 하세요. 딸한테 그정도 말도 못하냐고 제가 예민하다고 하시는데 정말 제가 예민한건가요? 못된 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