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쓰는 거니 매우 편파적입니다.
여기에라도 하소연하지 않으면 죽을 거 같아 이해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8월에 결혼하는 예비아빠입니다.
하소연하기 앞서
서로 적다면 적지만(저 29, 아내 33) 서로의 기준에서 늦은 나이라 결혼 전 계획임신을 하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빨리 아이가 생겨 내년 1월에 예비아빠, 예비엄마가 되었습니다. 이제 8주 차네요
또 와이프는 임신 3주 전부터 퇴사해서 현재 외벌이입니다.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집 안 청소 등등 집안일 90%는 제가 하고 있습니다.
현재 와이프 집에 동거 중이고 결혼 후 제가 소유 중인 빌라로 이사 예정입니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아내를 아껴주어야 할 시기에 냉전이 왔습니다.
아내가 항상 너무 극단적으로 말합니다.
한 가지만 실사례를 들어 아침에 화이트하임 먹고 봉지 하나 식탁에 두고 오면 난리가 납니다
집을 개판 쳐놓으려고 작정했냐, 임신한 내가 이걸 치우게 둬야 하냐.. 등등..
말할 때도 조곤조곤 말하는 것도 아니고 데시벨이 높아집니다..
과자봉지놓고 온 거 제 잘못 맞습니다 거기 있으면 안 되는 거 알아요 근데 그거 놓고 왔다고 집 개판 치려는 것도 아니고 임신한 와이프가 치우겠지~ 하고 놓고 온 것도 아니잖아요.
안 그래도 잡다한 게 있어서 정리해야 되는 식탁 어차피 집안일 제가 하니까 퇴근하고 하려 했으니까요
낮잠 자는 와이프 집안일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깨우면 그날은 작살나는 날입니다
설거지하는데 물소리 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는 어쩔 수 없잖아요 저도 조심하는데
어쩌다 깨면 당신은 배려가 없다, 사람 자는 거 깨워도 아무렇지 않느냐, 이런 소리를 합니다
저번에는 아침에(임신하기 전) 아내가 사과를 챙겨줬는데 안 먹는다고 하면 또 난리가 납니다
사과를 씻기 전에 말했어야지 자기 찬물에 사과 씻었는데 안 먹는다고 이제부터 먹지 마
하고 사과를 냉장고에 툭 던지길래 너무 울컥해서 찬물에 씻을 수도 있지 그게 뭐 대수냐고 한마디 했다가 10마디가 날라옵니다 하.. 아침에 찬물에 만졌는데 나는 위할 줄도 모르고 어쩌고저쩌고...
아내가 싸울 때마다 먼저 꺼내는 말이 저는 아내를 쥐똥으로도 안 보는 개 쓰레기 같은 남편이다 라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여기서 해명을 하면 더 길어지는데
자기는 이겁니다. 일단 자기가 서운한 걸 풀어주고 그다음 오해라고 해달라고요
평소에 그렇게 해요. 너는 배려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는 개 쓰레기 같은 남편이야라는 식으로 뭐라 해도 그랬구나 서운했구나 하고 오해를 풀어줍니다
하나 울컥하는 순간에는 저도 해명을 먼저 하게 되고 길어져서 말다툼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평소에 해주던 건 생각도 안 하고 넌 매번 싸울 때마다 이런 식이야 나 서운한 건 하나도 몰라줘 하면 정말 미쳐버릴 거 같습니다
잔소리는 또 어찌나 심한지.. 사사건건 잔소리입니다. 와이프 임신 소식 듣고 13년가량 피운 담배를 금연했습니다. 금단증상까진 아니더래도 참기가 힘들어 사탕이나 과자 등 단 걸 조금만 먹어도 잔소리입니다. 당뇨 걸려서 죽으려고 하냐,, 10년 뒤에 지병 생기면 너 뒷감당 못한다.. 저 180에 85킬로 건장하고 지병 없고 임신전 주 3회 축구하러 다녔는데도 저런 말을 합니다. 물론 걸릴 수야 있겠죠 운 없으면 그렇지만 금연하는데 힘들어서 단 거 찾는다고 저러는 건 많이 서운하네요
야채 안 먹으면 야채 먹으라고 밥 먹는데 잔소리를 5분을 합니다
현재 아내 명의의 전셋집에서 사는데 집에 규칙도 얼마나 많은지 샤워기 돌려놓기, 암막 커튼 이렇게 해놓기 그릇은 어디 있어야 되고 뭐는 어디 있어야 되고 대충 잡아서 15개는 있는데 하나라도 못 지키면 왜 이걸 이렇게 해놓냐고 그러는데 29년 따로 살다가 이제 같이 산지 2개월입니다. 가끔 하나 놓치고 제집에서 하던 버릇 나오면 저녁 내내 잔소리에 시달리는데 같이 사는 게 아니라 얹혀사는 기분이 들어서 이럴 때마다 또 서운하고요.
이젠 트라우마가 생겨서 아침에 출근하려고 현관문에서 나가기 전에 집안을 서너 번씩 다시 들어와서 내가 쓰던 건 잘 돼있나 확인해볼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엊그제는 정말 못 참을 거 같아서 해수욕장 드라이브 가는 길에 대판 싸우고 차 돌려서 집에 왔습니다.
한다는 말이 자기는 이렇게 살면 자살할 거 같다고, 네 아기 임신한거 잘한 짓인가 재고 있다고
그냥 사람 무너지는 말들을 하는데, 참.. 무너지는 게 이런 기분이네요
자기는 자기한테 져주는 사람이 좋답니다. 그냥 자기한테 병 123신이었으면 좋겠대요..
말 한마디 없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제가 불행해도 상관없는 사람이구나 라구요
처음에 잘 참아주고 넘어갔는데 왜 이렇게 변했냐고 하는 아내에게
변한 게 아니라 버티다 무너진 거 같다는 말을 끝으로 냉전 3일 차입니다.
힘들고 상처받았던 일 잘 씹어삼키며 이게 내 팔 자려니 하고 살아왔는데
그동안 들었던 날이 선 말이 한 번에 떠올라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을 쉴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러
어제 정신과에 가서 약물 처방을 받아왔습니다. 약봉지를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언젠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좋은 아빠, 남편이 될 테니까 당신은 좋은 엄마가 되달라구요
나한테 쓸 에너지, 사랑 나 대신 아이한테 주라고
하나 존중조차 받지 못한, 존중조차 받지 못할 삶을 살아가게 될 생각을 하니까 너무 슬픕니다
아내는 임신 8주 차이고 전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혼생활이 다 이런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