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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소리 질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남편

고민쓰 |2021.07.19 12:52
조회 19,870 |추천 51
미취학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남편과의 육아관 차이 때문에 너무 괴롭습니다.
남편은 아이 우는 소리를 못 참습니다. 화가 나면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윽박 지르는데, 저는 정말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하고요...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울면, 남편을 말리고 아이들을 달래는 역할은 제 몫입니다.
이런 문제로 남편을 달래 보고 부탁해 보고, 울면서 읍소해 보기도 하고 서로 대화도 정말 많이 하고, 방법도 고민해 봤는데
이야기하면 알겠다고 해도 그 때뿐, 거의 한 달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이런 일로 남편과 싸우게 됩니다.

싸우게 되는 장면은 이렇습니다. -----------------------------------------------------------------
지난 주말에는 남편은 책을 보고 저는 아이들 아침을 먹이는 중이었습니다.
주중엔 바쁜 엄마아빠이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보내는 주말이 되면 아이들이 너무너무 신나 합니다.
아침부터 어리광도 많이 부리고 징징대기도, 뛰어 다니기도 했고 저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마음 속으로 참을인자를 새기며 아이들을 달래는 중이었고요.
남편은 책을 읽다 아이들의 징징대는 소리에 "아악 짜증나 진짜 못 들어주겠네!" 라며 소리치기 시작해
당장 앉아! 밥먹어! 라며 윽박을 지르고, 나아가 아이들을 왜 혼내지 않냐며 제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저는 지금은 내가 아이들 보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내가 보는데 왜 당신이 화를 내느냐, 당신이 그러면 내 노력이 뭐가 되냐, 지금은 아이들 마음 읽어줘야 한다, 라는 취지로 얘기하고
남편은 내가 애 봤으면 애들이 저렇게 안하지! 합니다.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제 뒤로 숨으며 엄마아빠 싸우지 마ㅠㅠ 하며 우는데도
남편은 넌 시끄러! 조용히 해! 라며 아이에게 소리쳤고
저는 아이에게 "아니야 OO아 엄마아빠 얘기하는 거야, 너 때문에 그런거 아니야" 하며 달래는데
남편은 또 "싸우는 거 맞아! 너 때문이야!" 하며 아이에게 소리칩니다...
지난 번 이런 일로 다퉜을 때, 화가 나면 차라리 나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었기 때문에
밖에 나가 책 보라 하니 내가 왜 나가냐며? 소리칩니다.
이렇게 싸운 후에 남편은 방에 들어가 버리고 저는 우는 아이들을 달래 공원에 데리고 나가 놀리고 집에 와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고 집안일을 하고 재우고...
아이들의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싶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이 웃게 해 주려고 애를 쓰면서요.
남편은 그 동안 한 번도 나와 보지 않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밀린 회사 업무를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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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운 다음 날 아침에 제가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어 말을 거니 자기는 할 말 없다, 합니다.
어찌 달래서 이야기 하니 소리친 건 아이들에게 사과하겠다, 합니다.
그런데 자기도 힘들어 죽겠어서 그런 거니 아이들에게 소리칠 수 있답니다.
제게, 당신은 인내심이 강해서 그런지 몰라도 자기는 못하겠는데 어떡하라고? 합니다.
자기는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소리도 안 질렀는데?하고, 자기도 많이 참은 거라 합니다.
(예전엔 정말 아이에게 매를 들거나, 아이를 씻기다가 본인 화난다고 샤워기로 아이 얼굴에 일부러 물을 뿌린다든지...하는 경우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은 많이 고쳐지긴 했습니다...)

그럼 저는 설명합니다... 힘든 것 안다, 나도 할 수 있어서 하는 것 아니다, 해아 하니까 하는 거다,
우리 둘 다 부모가 처음이고 잘 모를 수 있다... 힘들지만 잘 모르니까 공부해야 하지 않겠냐... 나는 아이들 인생에 아빠를 공포의 존재로 만들고 싶지 않다...
제가 육아 관련 영상을 보든 책을 보든, 본 것을 전달하는 것도 남편은 굉장히 싫어합니다. 보기 괴롭답니다.
아이에게 그렇게 소리치고 윽박지를 때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
그 이론이 5~10년 있다 바뀔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공포가 아니면 사람을 뭘로 다스리냐? 합니다...

남편은 대화하는 내내 말 꼬투리를 잡기 때문에 (내가 감정적이야? 내가 아이들을 사랑 안한다는 말이야? 내가 아이들 감정을 생각 안한다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 가려면 살살 달래는 수밖에 없고요...
저도 욕하고 소리치고 싶어질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못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정말 힘들어도 꾹꾹 참고 끝까지 차분히 얘기합니다.
어렵게어렵게 대화를 끝내고, 같이 힘 합쳐서 아이들 잘 키워보자, 라는 결론으로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집안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죠. 남편은 다시 나와서 집안일도 하고, 아이들에게 웃어 주고,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는 계속 분노가, 슬픔이 남아 있죠...
남편이 아이에게 소리 지르고, 니 탓이라며 막말하던 장면이 자꾸 떠오르고요.
괜찮은 척 하며 아이들은 제가 달래는데, 제 마음의 상처는 저 혼자 삭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남편 얼굴이 보기 싫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면, 부부가 그렇게 싸우고 주말 내내 저 혼자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한 것에 대해 적어도 고맙다거나 고생했다거나 하는 말 한마디라도 남편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남편은 "내가 그냥 아무것도 안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그걸 바란 거잖아?" 해 버립니다. 저도 이쯤 되면 지쳐서 더 이상 뭐라 설명하기도...
매번 사고는 남편이 치고 수습은 제가 하는 식이라 너무 지치기도 하고, 가끔은 화가 나서 나도 그냥 남편처럼 내 멋대로 행동해 버릴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고요.
정서적으로 이 집안의 중심을 제가 잡고 있기 때문에 제가 무너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버팁니다.

남편은 똑똑한 사람입니다. 밖에서는 일 열심히 하고, 회사에서 인정 받으며 다닙니다.
그런데 집에서는, 자기가 싸움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아이들이 상처 받든 제가 상처 받든 안중에 없는 것 같습니다.
남편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놓지 않을 거라는 걸. 자기가 멋대로 휘둘러도, 제가 다시 중심을 잡을 거라는 걸...

물론 힘듭니다. 업무에 육아에 집안일에,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가는 쳇바퀴같은 하루하루가 고됩니다. 남편도 저도요.
어린 아이들 정말 키우기 어렵습니다. 힘들고 어렵기에 엄마아빠가 힘을 합쳐 잘 키우고 싶어서, 정말 매일매일 도 닦는 심정으로 육아하는데
소리 지르지 말라는 것 하나가 그렇게 힘든 부탁일까요... 비협조적인 남편 때문에 참 많이 힘들고 지쳐 가네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추천수51
반대수11
찬반|2021.07.20 10:59 전체보기
두 사람 모두 극과 극을 달립니다. 아내분은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관용보다 엄한 육아를 할 필요가 있어요. 무조건 니가 옳다, 너 때문 아니다, 달래고 어르면 아이는 대체 뭐가 나아질까요? 아내분같은 엄마들때문에 요즘 맘충맘충 하는 얘기가 나오는거고 애들도 조금 심한 말로하면 망나니처럼 큽니다. 남편분은 그 폭력성이랑 충동성을 억눌러야하구요. 아내분이 너무 아이들에게 오냐오냐하니 저렇게 된걸까 싶다가도, 글 읽어보니 그냥 성격인거같네요. 성격이라면 고치긴 힘들겠지만 무조건 윽박지르는 모습만 나오면 악순환이 반복될 뿐입니다. 너무 길게 썼는데,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둘 다 중간만 하세요. 왜 끝과 끝 역할을 도맡아해요?? 애들 위해서라도 고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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