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려고 일어나보니 모르는 사람에게서 카톡이 와있어요. 제 카톡 사진들에 있는 남자친구(여기부터 호로라 하겠습니다ㅋ)가 입은 옷들, 신발들 다 자기가 사준거라며
사진 내렸음 좋겠고 전화하는것 같던데 전화하지 말라면서요.
첨 이말 보는 순간 머리가 핑 돌고 입력이 안되더군요.
당장 그 사람 프로필 사진을 눌러 보니 제가 아는 호로의 신발…. 브랜드 신발인데 저는 호로가 신은거 말고는 본적 없을 정도로 흔하진 않은 신발이에요.
옷은.. 최근에 사업을 시작하며 가끔 첨보는 옷을 입고 오긴 했었는데 바쁘니 엄마가 사다줬나보다 (이전에 그런식으로 말한적이 있어서) 하고 생각했었죠..
당장 호로에게 전화를 거니 계속 통화중이라는 메세지..
급한대로 근무처(전문직, 개인사업을 하고 있고 24시간 운영하는 곳입니다, 당직근무를 해요)에 전화를 넣으니 근무처에는 없다는 답변.
다음은 제가 아는 같이 근무하는 친한 동료들한테 전화해서 다짜고짜 혹시 호로한테 여자있냐고 다급하게 물었더니…. 아니라는 답변들….
생각해보면 저는 그냥 아는 사람이고 호로랑은 절친인데 있다고 말해줄리가 없었죠. 그런데 저 아니라는 답도 1초의 생각도 안하고 아니 없어 라는 식….? 이미 여기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어요.
원래는 출근일이지만 대표원장님께 솔직히 말씀드리고 양해 구하고 바로 그 호로색기 사업장으로 택시타고 날랐습니다.
지역이 달라서 (저는 울산, 거기는 부산) 한시간정도 걸렸는데 그동안 카톡보낸 여자랑 통화를 했습니다.
전화하기 전엔 아직 현실부정 상태였는데- 신종 보이스피싱 같은건가? 하며..
그 여자가 말하는 모든 것들이 거짓이라기엔 너무 디테일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 이름도 다 알고.. 친하게 지냈다고까지 하네요. 한 커플이랑은 더블데이트도 자주하고..
사업장 직원들도 대부분 알고 있을거라 합디다.
저랑 사실 CC로 만나서 12년을 사귀었기 때문에 다들 안면이 있는 동기, 후배들인데 저를 다같이 농락했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꿈에도 몰랐다하니 이전에도 10년 넘게 본인만 만난거라고 알고 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군 대체복무 할때 시골에 내려가 있었는데 그때도 여자 만났었다며.. ㅋ
듣다보니 가관이더라구요.
언제부터 시작이었는진 모르지만 어플만남도 자주 하고, 술집도 여자 있는데를 좋아해서 가다 들켜서 이 여자랑도 몇번 싸웠답니다..
이 여자랑은 일년 넘게 같이 살면서 여자가 살림을 살았더군요. 팬티까지 자기가 다 골라 입힌다고 그러대요..
잠자리는 언제 했어요? 이런걸 묻는데.. 비참하더군요
그 후에 사업장 도착해서 카운터 샘들한테 솔직히 얘기했네요. 저 사실 호로랑 10년 넘게 만난 여자친군데, 1년 넘게 다른 여자랑 동거했다고 오늘 아침에 갑자기 알게되서 왔다, 호로 있냐, 그리고 여기 샘들 대부분 알거라던데 혹시 알고 계셨냐..
그중에 그래도 연차 있어보이는 샘이 연락해보겠다고 들어가버리고 저는 그 대기실에서 멍하니 기다리는데, 아직도 안와닿더라고요.. 그냥 꿈이었으면..하고..
그러고 있는데 거기 일하는, 제가 소개해서 여기서 일하게된 샘이 나와서 이게 무슨일이냐고 하는데… 이성의 끈이 틱하고 날아가면서 바닥에 쓰러져 울었습니다.
지인 샘은 여기서 이러면 안된다고 저를 부축해서 별관으로 절 데려가서 얘기를 듣더니 오늘 안에 할 욕 다하고, 때리려면 때리고, 절대 다시 받아줄 생각은 말라 하시고 자리 비워주셨어요. 호로색기가 왔거든요.
문 열고 들어오는데..
그냥 제가 알던 그 사람이에요..
그 여자가 말하는 그 사람일 수가 없어야 하는..
원체 이말 저말 잘 안하는 사람이라 생각은 했다만..
지가 죽을 죄 지은 이 순간에도 손 잡으려고 하고 미안하다고만 하대요..
어딜 만지는지..
이미 대면하기 전에 그 여자한테 들은말이 많아 줄줄 읊으니 말이 없대요? 약간 과장이 섞이거나 했을진 모르지만.. 일 자체가 거짓인것은 없었나봐요.
작년에 한번 결혼을 추진해보려다 못한적이
있었는데.. 그때쯤부터 이 여자랑 불타 올랐나보더라고요..
전 개원하고 바빠서 그렇겠거니, 그리고 워낙 잠이 많아 연애중에도 저를 힘들게 한적이 많아서 피곤해서 그렇겠거니 하고 연락이나 만남 빈도가 줄어도 이해하려고 했었는데..
그 여자랑 노느라 바빴던 거예요. 양다리 걸치느라 얼마나 바빴을지..
최근에 다시 호로 쪽에서 이제 슬슬 결혼 준비 다시 하자는 말이 나와 내심 좀 기뻤었는데… 빠르면 이번 겨울에라도 하자더니… 그 여자는 어떻게 하려고 결혼 추진을 한건지…
저번주에도 호로 색기 부모님 뵙고 오고, 이번주에는 저희
부모님 뵙자고 했었는데…
뭔 생각으로 결혼 추진했냐하니 결혼은 저랑 하려 했대요..
ㅋㅋㅋㅋㅋㅋ 미쳤나?
솔직히 만난 시간이 너무 길고 그래서 제가 이 사람을 다 안다고 생각했네요. 이 사람은 적어도 거짓말은 안 할 사람이다. 해도 금새 들킬거라고..
항상 잠이랑 연락 문제로 힘들게 했었지 제가 아는한 다른 문제는 없었던 사람인데..
사실 눈이 뒤집힐 법도 한데.. 피가 싸하게 식은 느낌이 들면서 화가 밖으로 표출이 안되더라고요. 근데 얘기하다보니 눈물이 나고 눈물 나니 화가 끓어오르고.. 그래서 거기 처치대에 있는 폐기물 다 집어 던지고 소리 질렀네요.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러냐고.. 그 와중에 바늘 찔려서 피보고..
그 지랄하고 나니 여기 cctv에 찍힌다고 집으로 가재요 ㅋ 즈그 직원들 본다고.. 그게 부끄럽긴 한가..?
나는 너랑 더 할 말 없다 하니
진짜 이제 안볼거라고? 끝이라고? 몇번이나 되물어요.
그럼 내가 니같이 했으면 용서가 되겠냐 하니 대답 못하네요.
제가 쏴대는거 듣고만 있다가
그런데.. 12년 중에 딱 한번이야 라고 하네요.
한번이 아닌 것도 그 여자한테 들어서 알지만 한번이면.. 괜찮나요?
사실 원나잇하다 걸린 수준이면 (그것도 병신 같은거지만) 실수라치고 한번 넘어가주자 같은 여지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1년 넘게 동거를 하다 걸린 주제에..ㅎㅎㅎ 어이가 없더라고요.
마침 테이블에 커피 썩어가는거 있길래 퍼부어주고 (목표는 머리통인데 조준실패) 나와서 집에 가려다 그 호로 아버님 학교로 전화했어요.
그 색기 부모님은 이 색기가 엄청 바르고 착한데 약간 게으른 점은 있는 정도의 모범 소년으로 알고 계시거든요. 당연히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아들 편 들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알게 하고 싶었어요.
교무실로 전화했는데 교장샘이라 이런식으로는 연결해드리기 어렵다시대요..? 그래서 다시 그 색기 불러서 나한테 너네 부모님 전화번호를 주던지 내앞에서 사실대로 니가 전화해서 말하고 나 바꾸라고 했어요. 안하려고 시간끌기에 너 지금 당장 안하면 너네 아버지 학교로 찾아가서 개지랄 할거라 했습니다.
그러니 전화 하대요? 해서는 여자를 만나긴 했지만 대단한게 아닌것처럼 말하고 전화 끊기에 또 난리 쳤습니다.
내 눈 앞에서 너네 어머니한테 다시 전화해서 샅샅이 얘기하라고. 또 안하려 하기에 위에서 한말 또하니 죽을것 같은 얼굴로 착한척하며 전화겁디다.
그리고는 또 아버님한테 한거랑 똑같이 말하기에 제가 전화 받아서 팩트만 상세히 얘기했어요. 어머님은 우리 호로가 못된놈이네 그렇게 안키웠는데 하시며, 안그래도 본가에도 너무 안 오고 돈을 그렇게 번다는데도 집에 뭐하나 신경쓰는게 없어서 내심 그게 옆에 있는 저 때문이라고 생각하셨었다네요..
그렇게 대충 얘기 끝나고.. 전화 넘겨주고 택시를 타러 나와서 엄마한테 전화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걔랑 사실 확인하는 동안도 엄마 아빠 생각이 젤 먼저 났거든요. 동생이 먼저 장가가고 올해나 내년엔 저도 갈거라고 생각하고 계셨었는데.. 얼마나 저 몰래 마음 아파 하실지..
택시 타고 오는 동안, 그리고 집에 와서 제 측근이면서 저랑 그 호로 아는 사람들한테 전화 다 넣고, SNS에도 이 색기 호로잡놈인거 다 알아달라는듯이 올려 놓고 나니 딸랑 오는 카톡 하나.
내가 쓰레기야 정말 미안해
용서 구하는 것도 널 잡는 것도 사치인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네..
정말 정말 진심으로 미안하다..
가타부타 말 덧붙여봐야 주제넘는것같다..
평생 속죄할게...
안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겼어요..그냥..
돌아보면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미 헤어졌어야 하는 순간이 너무 많았는데.. 너무 오래 사귀어서 이런걸로 헤어지면 안될거 같아서 참은 때 그때 빨리 헤어졌어야 했나봐요.
그 사람을 너무 믿었던것, 의심하려고도 한적 없었던 제가 바보 같기도 하고..
주변에서는 그러지 말라는데 내가 뭘 잘 못 했던걸까 같은 맘이 계속 들고…
제가 아는 그 사람은 다 거짓이었던 걸까요?
친구들이랑 다르게 바르고 착하고 맘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들 결혼 하기 전에 알아서 얼마나 다행이냐고, 잘 헤어졌다, 조상신이 도왔다 하시는데-
제 일이 되고 보니 그리고 너무 오래 같이 있었다 보니 한동안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야할 것 같네요.
이상하게 지금은 머리가 식었는데 나중에 얼마나 큰 현타가 오련지 두렵지만 이겨내야겠죠..
어디든 쏟아내고 싶은 맘에 긴글 써보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