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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도박중독.. 그후.. 사라져버린 나

언니 |2021.09.07 01:09
조회 42,237 |추천 70
(후기)톡이 되었네요,이 짧은 페이지에 담겨진 제 삶이 뭐라고 많이 들 읽어주시고
답글도 많이 남겨 주셨네요, 진심 어린 충고와 격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예상대로 악플도 많고 너무나도 감사하게 따뜻한 댓글도 많네요.. 
선플에 정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눈물이 흘러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그냥 울면 될 것을 감사의 눈물 마저 저도 모르게 숨겨버렸네요.


악플로 상처는 받지 않을테니 걱정 하지 마세요!
어짜피 사실이 아닌 일로 상처를 받기에는 직전까지의 삶이 좀 피곤했습니다.
지금 까지 있었던 사실들 만으로도 충분히 무거웠어서 다른 상처를 지금 또 받기에는 아직 마음의 자리가 남아있지 않네요.


정신 없이 괴로움에 허덕일 당시에는 당장 도망치고 싶었고,
얼굴 조차 보기 싫고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은 후회가 1분에 100번씩도 떠올랐지만
남편이 불쌍했어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느낀 후 저도 모르게 내린 결론은
조금만 고쳐주고 떠나자 였습니다. 아직은 안 떠나고 못 떠났네요. 계속 이 자리에 있게 되려나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말이죠.
도박중독을 조금만 고쳐주고 떠나려고 했다니.
그렇게 천사같은 마음으로 함께한건 아니지만 이런것이 애증이란 것일까요..?
그렇게 무너져 버린 내 사람을..  
내가 선택한 나의 가족을 쉽게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 역시 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쉽게 버릴 사람이 아니 었고,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모르겠네요. 함께 오래 가족으로 지내려면 서로가 서로에게 더 잘해야 겠죠?
잘 못지내 봐야 이혼밖에 더 있겠습니까. 괜찮습니다.
언젠가 부터 남편을 대하는 마음 자세가  
"오늘 헤어져도 후회 없는 시간을 함께 하자" 였는데
그 마음자세가 독이 되어 저를 힘들게 할 지  약이되어 저에게 돌아올건진
조금 더 살아보면 알게 되겠죠.
지나간 일에 후회가 없으면 정말 좋겠죠?
그치만 후회와 미련 없는 인생이 어디 인생이겠습니까.
어떠한 선택을 해도 인간은 후회와 미련과 함께 사는 거죠.


저를 위해 살아 보겠습니다.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 써주신 모든 분들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것 한 가지 씩 은 이루실 거예요!




---------------------------------------------------------안녕하세요,

해외이민생활과 결혼생활이 쉽지가 않네요. 

30대에 다른나라에 잠시 머무르며 신기하고 좋았어요, 한국도 잠시 동안은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20대에 한국에서 너무 힘들게 지냈어서 잠시 잊고 살고 싶었어요, 금전적인 문제가 풀리면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다른 문제가 풀리면 가족 문제가 생겼고..
끊이지 않는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로 우울하고 괴롭던 와중에 해외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어요,
그러다 1,2년만 있다가 돌아가야지 했는데 그 와중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저는 한국 남편은 
외국에서 살아서 결혼 결심이 쉽지 않았지만 그땐 뭐가 그리 좋았는지 결혼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해외거주 5년정도 되어 가네요..



영어권 나라 이다 보니 영어를 써야 하는 환경이 처음에는 신기하고 좋았어요, 
애기때부터 자란곳이 아니라서 네이티브 스피커를 따라 갈 순 없지만 외국사람하고 
말이 통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즐거웠어요, 
어떤 일이든 즐거웠고, 돈을 얼마 받아도 경험이고 나중에 다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열심히 일했어요, 
그리고 어딜가도 행복했고, 즐기려고 노력도 했어요, 
지금보다 영어를 더 잘하면 이것도 배워야지, 
저것도 배워야지, 여기도 가봐야지, 
이것도 해봐야지 하며 희망에 부푼 나날을 지냈죠.  



그런데 어느 날 거울을 봤는데 제가 없더라구요,
무슨 뜻이냐구요..?
기나긴 해외 생활이 쉽지가 않았는지,
어느 누굴 만나도 당당하고 분위기 주도하던 저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주눅이 잔뜩 들어잇는 동양여자애가 서있네요..



이민 5년, 남편과 연애하고 만난 그 기나긴 시간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처음몇년은 몰랐는데 결혼을 결심하고 이미 선택을 번복하기에는 늦은시기에 
남편이 도박 중독에 걸린걸 알게 되었어요, 
살면서 중독과는 거리가 멀었던 저는 당연히 충격이 컷지요.
너무나 놀랐고, 알아차리지 못한 내가 바보 같았고, 
결국 이렇게 어렵게 선택한 인생의 반려자가
이런 사람이라는게 부끄러웠고, 그런 상황에 놓인 남편이 안쓰러웠고, 
제 자신이 막막했고, 누구한테도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좌절감이 왔어요. 



그때 멈췄으면 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요,?
그때 관뒀다면 저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었을까요?


그 사실을 제가 알게 된 후 남편은 몇 년의 노력 끝에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땠냐구요,?


남편이 날이 갈 수록 밝아지는 것과 반대로 저는 피폐해져 갔습니다.
남편은 어려웠던 속내를 털어 놓고 홀가분해 진 듯 보였고,  
저는 그를 그 구렁텅이 속에서 빼내 오기 위해서 저를 감춰야만 했어요, 
돈을 벌고도 다 날리는 날이 생겨도 혹시나 내가 한 말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또 사고를 칠까, 
말을 조심해야 했고, 속은 썩어 문드러져 가도, 힘내라며 할 수 있다며 이야기를 해주고.. 
어느날 은 화가 미친듯이 밀려 올라와도 눈을 감고 화를 삭히며 하고싶은말이 있어도 참았고, 
교민사회가 좁으니 소문이 나는것도 두렵고 
혹시나 남들이 남편의 치부를 다 알고 있으면서 저를 만나서는 쉬쉬 하며 뒤에서는 
'바보 같은것" 이라며 손가락질 할 것이 두려워 인간 관계도 점점 맺지 않게 되었습니다. 
행여 누구를 만나게 되더라도 저는 철저한 가면을 써야 했어요.
제 이야기를, 제 자신을 드러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도박 이야기만 나와도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와도 남편이 상처를 받을 까봐 말을 아꼈습니다.
그렇다고 우렁각시 현모양처 타입은 아니라 바보같이 다 참지는 않았어요, 
기나긴 세월을 단 몇 문단으로 표현을 하자니 참 어렵네요.. 어렵습니다..
머릿속에 지나가는 필름을 보여드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꿈도 많고 호기심도 많던 저는 점점 사라져 갔어요,
집에서 요리를 안 하면 저녁 한끼 외식을 10만원 20만원씩 쓰는 남편 때문에
(항상 그랬던건 아니지만 한 달 중 굉장히 많은 날들이 그랬죠.) 혼이 빠져라 집에서 요리를 했고,
 먹고 싶은게 있어도 잘 이야기 하지 않게 되었어요, 
저는 먹으면 메뉴 한 가지 정도면 충분 하지만 남편은 그 가게 메뉴를 제가 먹고 싶어 하면 
제가 먹고싶은거 포함 기본 3개.4개 음료2.3개는 주문을 하기 때문에 
제가 어느 음식점 뭐가 먹고 싶다 이렇게 이야기를 점점 못하게 되더라구요, 
한 두번 이야 10만원 20만원 이지 한 달에 거의 백,이백 단위로 외식비 나가는거 보니 
내가 변해야 겠다 생각이 들었나봐요. 바보같죠? 
네. 그런데 상황이 ..
__비가 내려 옷이 흠뻑젖고 홍수가 나는 마냥 점점 제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모른 체 
제가 변해가더라구요,
왜 가만히 있었냐구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큰싸움도 많았고 먹을걸로 야박하게 군다고, 
그거 얼마 된다고 뭐라하냐며 팽팽히 사선에 서있듯 싸웠죠. 



결국 싸운다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란걸 깨닿게 된후 
내 속은 그게 아니어도 어르고 달래고 내가 하고싶은말은 이게 아니지만 
말을 줄이고 바꾸고 엄청난 변화가 필요 했어요.
어쨌든 이혼 아니면 고쳐서 같이 살아야 하잖아요.



그렇게 가난하고 돈이 없이 전전긍긍 하며 사는 라이프는 아니지만 도박이란것이 그렇더라구요,
 한번씩 크게 크게 나가는걸 몇번 경험하고 나니 통장에 돈이 있어도 불안하고, 
돈을 벌어도 불안하고, 적게써도 불안하고 많이쓰면 더 불안하고,



그렇게 저는 점점 제가 하고 싶은 것, 먹고싶은것, 입고 싶은것, 
배우고싶은 것에 대한 욕망과 갈망, 관심이 사라져 갔어요. 
이 모든것이 사라져 가는 것 또한 느끼지 못했습니다.
알아 차렸을때가 얼마전 거울 속 나를 발견 했을때 였으니까요,



바보같이 왜그랬냐구요,? 그래도 하고싶은건 했었어야지, 왜그랬냐구요..
이혼이라도 하지 왜 그랬냐구요...
그 상황에 닥쳐보지 않으면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그렇게 바스러져 가는 영혼을, 그렇게 작아져 가는 자신을 알아차리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머무르는 나 자신을 알아차리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폭풍처럼 휘몰아쳐 오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여러가지 불안장애.. 
나는 너무 괴롭지만 누구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는 스마일 증후군을 안고 살아야 하는 괴로움. 
절망감. 무력감. 바닥을 내리꽂는 자존감. 내 선택에 대한 후회. 
내 온몸을 탈탈 털어도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부정적 감정들..



나를 그렇게 만들었던 부부간의 싸움, 남편의 자살시도, 이러다 죽을 것 같아 제 발로 찾아간 정신과상담..


지금은 저 모든 것들을 잊고 저희 둘 잘 살아 가고 있습니다. 
좀 웃기죠,?
네 지금은 잘 살아요,



문제있는 커플들의 단골 멘트인 그것 만 아니면이 등장할 차례네요,
여기서 욕 많이 먹겠네요. 하셔도 되요, 지팔지꼬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네요, 
네 괜찮아요, 
어짜피 모두의 인생은 그 본인이 되지 않으면 누구도 이해가 안되는 것이 인생이고,
한편의 글로 감히 설명 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자상했고, 그 사람도 엄청난 노력을 했고, 저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줬어요, 감싸줬고,
항상 내편이었고..
그래서 쉽게 놓지 못했나 봅니다.
타국에서 하는 결혼생활에 실패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구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어요,
평범하게 밥 먹고, 평범하게 잘 지내요,



문제는 ..제가 없네요.
하고싶은 일도, 무언가를 하고싶은 의욕도 없고,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고,
활력이 없네요. 
네. 남편 도박 때문만이라고는 아니겠죠, 제 성격 탓도 있겠죠, 그렇겠죠..
근데 진짜 모르겠어요.
이제는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데 마음속 상처와 불안은 아직 치유되지 않았나 봅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무기력합니다.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확한 답을 원하는건 아니예요.. 그냥.... 언니나 친한 친구가 하는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가 듣고 싶나 봅니다.
설령 "미친년아 정신차리고 나가서 동내 한바퀴나 돌고와라" 라는 말일지라도.
지금은 그것조차 위로가 될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70
반대수17
베플|2021.09.08 09:12
손목을 잘르면 발로 발을 자르면 입으로라도 친다는 도박을 끊어낸 엄청난 내조인이 왜 나약한 소리를 하시나요... 당신은 한사람의 인생을 구조했어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부분에 뿌듯함을 느끼셔도 좋을거같아요. 한사람을 위해 자신을 갈아내는 희생은 거의 어머니의 수준인거니까요. 함께 하는 동반자로 남편과 함께 살때까진 나에게만 집중이라는건 힘들수있어요. 결국 옆에 있는 사람 신경을 써야할테니까요.. ㅠㅠ 하지만 남편과 서로의 감정이 좀 좋은 날에 두분이 진지한 대화를 해보세요. 아마 무기력 우울증이 온걸수도 있어요. 모든게 해결되고 어느정도의 평화로움이 오니 긴장이 풀리고 목표가 사라져서 그런걸수도 있어요. 남편과 대화해서 두분이 함께 리프레쉬할수있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시국이라 위험하지만 사람이 적은 공원을 매일 산책한다던가.. 인적이 드문곳에 차박같은거나 캠핑같은걸 가셔서 오롯이 남편과 아내로서 서로에게 집중할수있는 시간을 보내보셔도 좋을거같아요. 아니면 쓰니님이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시는것도 좋을거같아요. 아이가 없다면 좀더 자유로우실테니 제과제빵이나 커피같은 소소한 취미를 배워보시는것조 좋을거같구요. 힘내세요 너무 고생하셨어요 당신은 정말 대단한 여자.아내.딸입니다
베플|2021.09.07 11:53
소설 읽듯이 정독한 판글은 오랫만이네요 읽으면서 감정이입도 많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하얗게 태워가며 버텨내어 이젠 좀 안정되어가나 싶지만... 큰 시련의 트라우마로 한없이 작아지고, 위축되고, 불안하고 불쌍한 자신에 실망도 되지만 사실 저가 글쓴이에게 충고한 그릇도 되지 못하지만 이말은 꼭 해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잘 하셨고, 대단하신 분이라고 지금까지만..... 이제부터는 후회되거나 아니다 싶으면 꼭 돌아서시고 끊으시고 도망치시기를 자신을 위해 자신을 위해 자신을 위해 행복한 선택만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베플00|2021.09.08 11:22
어려운 시기를 온힘을 다해 버텨내시고 나니 지치셨나 봅니다. 마음 한자락 편히 기댈 데 없이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내가 어떤 사람이었더라, 나는 어디로 가고 싶었더라, 가 잘 기억나지 않을 때는 너무 큰 것 말고 아주아주 작고 쉬운 것부터 생각해보라고, 예전에 제게 누군가가 그러셨어요. 커피를 따뜻하게 마실까 차게 마실까 처럼 별 것 아닌 작은 것. 아무거나 상관없다 생각이 들더라도 잘 생각해 보면 그래도 내 맘이 더 가는 쪽이 있다고요. 내 맘의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언젠가는 큰 소리도 깨닫게 될거예요. 힘내세요. 쓴이님은 훌륭한 분이예요. 많은 사람들이 포기할 만한 상황을 버텨서 넘어낸 대단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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