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개판씨 힘내요!
일요일 점심...
어머! 이거 무슨 짐 이예요?
개판 씨가 짐을 들고 들어온다.
" 경자씨, 죄송해요, 당분간 신세 좀 져야겠습니다. "
개판씬 개판씨 답지 않게 풀이 죽어서는 짐 보따리를 들고 민혁이 방으로 들어간다.
민혁 이가 뒤따라 들어오는 데...
" 민혁아, 잠깐만..."
난 민혁일 이층으로 데리고 올라와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 개판이 아버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아버님 이름으로 된 재산은 다 압류가 들어 갔나봐. 그래서 개판이 오피스텔도 압류 당했어, 갈 데가 없어서 당분간 우리 집에 있게 하려 구. 누나가 이해 좀 해줘... "
" 응... "
" 까페는? "
" 까페도... "
" 그래? 어쩌냐... "
개판씨가 안됐어요... 개판씨 답지 않게 풀이 죽어서는...
그렇게 활달하던 사람이 풀이 죽으니까 몇 배는 더 안돼 보여요.
그래서 나는 내려가 방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었다.
" 개판씨, 점심은 먹었어요? "
" 아뇨... "
" 오늘 경찰서 갖다오고 해서 경황이 없었어요? "
" 경찰서요? "
" 네, 저희 아버님이 부도가 나서 조사 받고 있거든요. "
" 아, 네..."
괜한걸 물어봤구나 싶었다.
" 어쩐다, 밥이 없는데 개판 씨 라면 드실래요? "
" 네, 좋죠. "
" 그럼 제가 얼른 끓일 테니까 짐 정리 마져 하세요."
그렇게 난 라면을 끓여서는 나름대로 밑반찬도 챙겨 놓고 개판 씨에게 정성껏 대접했다.
" 경자 씨가 끓여주는 라면이 제일 맛있는 데요. 경자 씬 음식솜씨가 있나봐요. "
" 네. 제가 좀 집에서 구박을 받으면서 자라서요. 완전 부엌 떼기 였다니까요. "
" 그래요? "
말없이 먹는 그가 도통 고개를 들지 않는 것이, 혹시나 울고 싶은 데 참느라 그런가 싶어서 난 자리를 피해 주었다.
남의 집에서 밥 먹는 지금이 더 서러운 생각이 많이 들 것 같다.
" 어, 뭐야? 내 건 없어? "
" 너?, 너 두 점심 안 먹었어? "
" 그럼 여태 개판이하고 같이 있었는데... "
" 누나, 너무 개판 이만 챙기는 거 아냐? "
" 그랬어? 몰랐네... 지금 다시 끓여줄게. 잠깐만 기다려..."
그리곤 라면을 끓이는 동안 개판 씨 꺼 뺏어 먹 구 있어요.
" 야, 자식 한 젓가락만 가져가."
" 치사하게, 너 그러기야."
라면을 사이에 두고 젓가락으로 싸움을 하며 먹는 폼이 두 사람의 학창시절을 보는 것 같네요.
정말 부럽다. 그 우정이...
그렇게 해서 개판 씬 우리 집에 더부살이를 시작한지 두 달 여가 지났다.
내가 불편해 할 까봐 연신 눈치를 보는 폼이 더 안됐다.
친구처럼 생각하니까 편하게 하래도 그게 잘 안돼나보다.
그가 있어 불편한 건 별로 없구 오히려 그가 집안 살림을 다 하니까 편하다.
마루도 집에서 키워도 밥걱정 안하고...
그러나 그는 많이 변했다.
말수가 적어지고 늘 어깨가 쳐져있고 풀이 죽어 있고...
활기차게 일하던 사람이 백수로 너무 오래 집에 있다보니 의욕이 완전히 상실된 것 같다.
처음엔 그렇게 살림도 잘하고 깔끔하게 치워져 있던 집이, 요즘엔 도통 손을 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어질러지지도 않고 늘 그 자리에 있는 물건들... 뽀얗게 쌓여 가는 먼지...
의욕 잃은 주부가 사는 집 같은 분위기...
오히려 그가 정신 없이 어질러 라도 놓는다면 난 차라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장마철이라서 그런지 며칠을 두고 비가 왔다가 그치기를 반복한다.
오늘도 아침부터 세차게 퍼붓던 비가 이제는 좀 많이 가늘어져서는 그렇게 꾸역꾸역 내리고 있다.
오늘은 퇴근을 좀 일찍 하고 들어왔는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개판 씨가 불도 켜놓지 않고 TV를 보고 있다.
이제 저 자린 그의 고정 좌석이 된 듯하다.
전엔 날 보면 자세를 가다듬고 일어나 앉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이젠 그럴 의욕조차 상실한 것 같다.
그냥 쇼파에 비스듬히 누워서는 내가 오는 데도 아는 척도 안 한다.
그렇게 TV에 몰입하는가 하고 보면 그저 멍하니 화면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 개판씨, 불 좀 켜요. 그리구 좀 일어나 앉아 보세요. "
" 개판씨... "
그가 일어나 앉는다.
"개판씨... 힘 좀 내세요. 언제까지 이러고만 있을 순 없잖아요."
" 경자씨... 미안해요. 저 때문에 많이 불편한 거 알아요."
난 순간 화가 났다.
" 개판씨, 지금 내가 불편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개판 씨의 옛날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옛날도 아니 예요. 불과 두 달 전이잖아요. 제가 힘들 때도 언제나 힘이 돼주고 옆에 있기만 해도 사람들 기분 좋게 해주고 그랬는데... 지금 이게 뭐예요. 왜 그렇게 의욕이 없어요."
" 내가 그때는 부족한 게 없어서 잘 몰랐던 거예요. 사실 어려서부터 늘 풍족해서 어려움을 몰랐으니까 늘 쾌활했던 거죠. 저 두 그냥 사람 일 뿐이예요. 경자 씨가 나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하셨나 본데 저 그냥 별 볼일 없는 남자예요. 아버지 덕에 먹 구 살았던 거죠. 한마디로 무능한 남자죠. "
개판 씨가 이렇게 자기비하가 심할 줄은 몰랐다.
" 그래요? 맞아요. 저 두 그렇게 생각해요. 부모 덕에 잘난 척 하고 살았던 거지. 결국은 개판 씨 자체는 별 볼일이 없는 거죠. 그걸 오늘에야 알게 된 거구요."
" ... "
그가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다.
난 그렇게 그의 자존심을 건드려 놓고는 그냥 올라와 버렸다.
올라와서 옷을 갈아입으면서 내가 왜 괜한 소리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 두 모르게 그냥 화가 나서는...
좋은 말로 격려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자존심을 건드렸으니...
얼른 내려가서 사과해야지...
그렇게 내려갔는데 개판 씨가 보이지 않는다.
어! 어디간 거지? 방에 있나?
방에 없다.
그러면 화장실에...
노크를 했다.
인기척이 없다. 문을 열었다.
그가 없다.
순간 난 내가 너무 큰 실수를 했구나 하는 생각에 얼른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내 말에 너무 상처를 받아서 어디론가 가려나본데...
이제 그를 반길 곳이 없다는 걸 내가 더 잘 아는데...
미안해요.... 개판씨...
어디 간 거지?....
난 그를 찾아 밖으로 나갔다.
많이 가늘어 졌지만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을 그냥 그렇게 뛰어서 한참을 언덕을 내려갔다.
저 아래 개판 씨의 차가 보인다.
난 손을 흔들며 개판 씨를 불렀다.
그가 못 들었는지 계속 내려간다.
난 계속 뛰어 내려가다가 숨이 차서는 멈춰 서서 숨고르기를 했다.
개판씨... 가지 마세요.
그가 날 본 것일까 그의 차가 저 아래 멈춰서 더니 그가 차에서 내려서는 올라온다.
" 경자씨...이렇게 비가 오는데 우산도 안 쓰고 ... "
" 개판씨 가지 마세요. 내가 잘못했어요. 난 그러니까 옛날의 개판 씨가 좋은데... 미안해요..."
그리곤 눈물이 나온다.
이건 뭐지... 가슴속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슬픔 같은 것 ...
내가 지금 이 남자 때문에 우는 것이다. 속이 상해서...
순간 나도 놀랐지만 개판 씨도 많이 놀란 것 같다.
31. 사랑해도 될까요? (경자story)
이젠 장마가 지나고 찌는 듯한 무더위와 씨름을 해야하는 한 여름이 왔다.
개판씨 요즘 뭐하냐 구요?
취직했어요.
어디냐 구요?
대형쇼핑센터에서 창고 업무를 보고 있죠.
본인 말을 빌자면 완전히 몸으로 뛰는 노가다래요.
물건 들어오면 창고에 정리했다가 매장에 물건 빠질 때마다 진열하는 일을 맡고 있나봐요.
전에 한 번 가봤는데, 그 뭐죠 그 앞에 포크 같은 거 달린 차 있죠.
그걸로 그 많은 상자 밑에 그 포크 같은 걸 꽂고는 들어서 옮기는 일을 하데요.
이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그래서 내가 멋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웃어줬더니 더 신나서 일을 하더라구요.
요즘 어떠냐 구요?
완전히 옛날 모습을 다시 찾았어요.
그러게 사람은 일을 해야하나 봐요.
난 그가 참 멋있단 생각을 해요.
늘 풍족하고 남부러울 것이 없게 자란 그가 쉽게 하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는 데, 그는 그런 생각이 없나봐요.
처음에 취직하고 와서도 그렇게 좋은 직장이라고 자랑을 하더라구요.
굉장히 의욕에 넘치구요.
더 멋진 건, 그의 빨간 스포츠카가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담 밑에 늘 주차되어 있다는 거죠.
난 그가 그걸 타고 출근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했는데 그는 요즘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갈아타면서 출근을 한답니다.
어때요? 이만하면 멋지죠.
정말 전 그의 첫인상을 생각 할 때마다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나보단 생각을 해요.
철없어 보이던 사람이 이렇게 의젓할 줄을 누가 알았겠어요.
따르릉...
따르릉...
" 여보세요? "
" 경자씨? "
" 어머 개판 씨가 웬일이예요? "
" 경자씨, 오늘이 무슨 날 인줄 알아요? "
" 무슨 날인데요? "
" 오늘 제가 드디어 첫 월급을 타는 날이예요. 짜 잔! "
" 와, 정말 그러네요. 벌써 그렇게 됐나? 개판씨 한턱 쏘셔야돼요. 아시죠? "
" 그럼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전화한 거 아닙니까. 오늘 저녁은 근사한데 가서 먹어요. "
" 그럴까요? "
" 네. 경자씨, 민혁이 한테도 연락해서 같이 먹죠? "
" 좋죠. 그럼 제가 연락할게요. "
" 네. "
따르릉...
따르릉...
" 여보세요 ? "
" 어, 민혁아, 누나..."
" 오늘 개판 씨가 첫 월급 탔다고 한 턱 쏜다는 데... 어때 시간 되니? "
" 응. 괜찮아."
" 그럼 있다가 끝나고 네 병원 앞으로 갈게. 개판 씨도 그리로 오라고 할게. 거기서 어디 갈지 정하자. 그 근처에도 괜찮은 데 많잖아."
" 그래 "
요즘은 민혁 이에 대한 나의 태도가 많이 냉냉 아니 덤덤해졌다.
전에는 그에게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애정이 담겨있었던 것 같은 데, 요즘은 그다지 느낌이 없는 평범한 언어만 주고받고 있다.
태도만 그런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많이 닫혀가고 있다고 봐야겠죠.
민혁 이도 그걸 느끼는 지 가끔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난 센터 일을 끝내고 민혁이 병원 앞으로 갔다.
가는 길에 있는 꽃가게 앞을 지나는 데 수혜 씨가 나와서 손님과 꽃을 고르고 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대했으므로 난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가게가 여기군요."
" 네... "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이 전과 다르게 여유가 없어 보인다.
쌀쌀한 느낌...
그녀가 요즘 들어 더 많이 민혁이 에게 집착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고 있었지만 이렇게 얼굴을 대하고 보니 더욱 실감이 난다.
대신 난 더 많이 편안해졌는데...
민혁 인 참 나쁘구나...
수혜 씨도 많이 힘들 텐데...
" 경자씨... 들어와서 차 한잔 하구 가세요."
그녀의 표정과 말투가 가시처럼 돋아있다.
" 지금은 그냥 그런데... 약속이 있어서요. "
" 민혁이 만나러 가세요? "
" 아니요. 개판 씨랑 다 같이 보기로 했어요. "
내가 지금 이 여자한테 굳이 민혁 이만 만나는 게 아니라고 안심을 시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그럼 그냥 잠깐 얘기 좀 해요. 잠깐이면 돼요. "
그래서 들어가 차를 마셨다.
" 경자씨. 저 요즘 많이 힘들어요. "
" ..."
" 저 좀 도와 주세요. "
" 제가요. 뭘 어떻게요?..."
" 모르겠어요. 그냥 아무나 붙들고 얘기하고 싶어서... 저 웃기죠? 제가 이런 부탁을 경자씨 한테 하다
니...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 이예요. 저 정말로 민혁 일 사랑하나봐요. 이런 기분 이해 할 수 있나요? 자존심이 구 뭐 구, 필요하다면 경자씨 한테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 "
" 미안해요. 제가 괜한 소릴 했네요. 근데 이 상태 너무 힘들어요."
난 대꾸 없이 나왔다.
그리고 병원을 향해 걸어가면서 생각했다.
그래, 이런 상태가 너무 오래가는 구나...
수혜 씨도 많이 힘들겠다...
모든 사람이 서로 편안해 질 수 있도록 누군가가 이 시점에서 마무리를 해야하는데...
전에는 민혁 이가 그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누구에게나 열쇠가 있는 데 그걸 사용할 용기들이 나질 않는 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미루고만 있고 그래서 다들 힘들고...
병원 앞에 도착하니 개판 씨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곤 민혁 이가 나왔다.
그렇게 민혁 이의 차를 타고 가는 데 수혜 씨 가게 앞을 지나게 됐다.
" 민혁아, 잠깐만 차 세워봐. "
나는 내려서 수혜 씨에게 같이 저녁 먹으러 가자고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 민혁이 옆자리를 수혜 씨에게 양보했다.
" 개판 씨 수혜 씨도 같이 저녁 먹어도 괜찮죠? "
" 네? 네..."
그렇게 우리는 저번에 민혁 이와 같이 갔던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이다.
그때 바닷가재요리가 근사했던...
" 개판씨, 첫 월급인데 제 선물은 준비 안 했어요? "
" 네? 선물이요. 그게... "
" 뭐예요. 없어요. 아! 실망이네. 그동안 먹여주고 재워주고 한 게 얼만데... 하긴 먹여주고 재워 준건 민혁 이지... 어쨌든 제가 개판 씨 바른길로 가는 데 물심양면으로 도왔잖아요. 그죠. "
" 네. "
개판 씨가 싱글거리며 머쓱한 웃음을 웃는다.
나도 웃으며 백미러를 봤는 데 민혁 이가 쳐다봐요.
둘이 너무 지나치게 친해서 질투 난다는 표정인데요.
그렇게 레스토랑에 도착한 우리는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수혜씬 민혁이 옆에 앉고 난 개판 씨 옆에 앉았다.
이제 난 민혁이 옆자리엔 그다지 욕심이 나지 않는다.
수혜씬 민혁이 먹는 것을 자상하게도 챙겨준다.
전에 그녀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여성스런 느낌...
그녀도 많이 변했구나...
사람은 환경에 맞게 변해 가는 동물임에 틀림이 없나보다.
서빙 하는 아가씨가 부부동반으로 오셨냐 구 묻는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난 ' 네 ' 라고 대답하면서 웃어주었다.
그랬더니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하면서 간다.
저녁을 먹고 나서 이대로 헤어지는 게 아쉽다며 개판 씨가 집에 가서 맥주라도 한잔 하잖다.
그래 나도 흔쾌히 오케이를 했고 우리는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향했다.
물론 수혜 씨도 같이...
그런데 수혜 씨가 많이 취했다.
사실 몇 잔 안 마셨는데, 보기보다 주량이 상당히 약하다.
그리고 본인이 오늘 본인의 주량을 초과해서 마신 것 같다.
조금 취한 듯하니까 수혜 씨가 또 지나치게 솔직해 진다.
" 경자씨~ 제가 민혁 일 정말, 정말 정말로 좋아 아니 사랑하거든요. 경자 씨가 양보 좀 해줘용~ 네! "
그리곤 내 손을 꼭 잡으면서 훌쩍인다.
" 경자씨, 제가 남들 보기엔 강해 보여도 사실은 무지 불쌍한 여자예요. 흑흑.. 경자씨 꼭 좀 부탁드려요. 네! "
난 맥주를 마시며 웃으면서 대답했다.
' 네 ' 라고...
" 민혁아, 수혜씨 좀 바래다 줘. 많이 취했다. 너 두 운전하지 말 구 택시타구가구 "
그렇게 민혁 이가 수혜 씰 바래다주러 가고 개판 씨와 난, 마시던 맥주병을 치우고는 쇼파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 그러구 보면 수혜 씨도 안 됐어요. "
개판 씨가 한 마디 한다.
" 그러구 보면 민혁이 놈이 나쁜 놈이네... 수혜 씨도 힘들게 하고 경자 씨도 ... 경자 씬 괜찮아요? "
" 저요. 당연히 괜찮죠. 보세요. 튼튼하잖아요. "
그러면서 팔 근육을 보여줬다.
그가 웃는다.
" 저 이젠 민혁이 바라보는 거 안해요. 그만 둔지 오랜데... "
하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 참 경자씨 아까 선물... "
" 선물이요? 아하 그거요. 신경 쓰지 마세요. 농담 이예요. 저에겐 개판 씨가 예전의 모습을 찾은 것만도 큰 선물인데요 뭘... "
" 정말요? "
" 네 "
" 경자씨... 민혁 이랑은 그냥 이대로 계속 살건 가요?... "
"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근데 계속 이렇게 사는 건 좀 힘들 것 같아요. "
" 잠깐만요... "
어! 목걸이네...
그가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고는 날 바라본다...
그렇게 날 잠시동안 바라보던 그는 내 뺨에 키스해 주었다.
" 경자씨... 많이 힘들면... 그땐 ... 제가 사랑해도 될까요?.... "
" ... "
그런데 정말 싫지 않은 이 느낌...
점점 나조차 내 마음을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