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하실줄 알았던 부장님, 제가 가장 크게 실망한 분이십니다.
제가 은따를 당하는 줄 아셨을텐데 모르는 척 하셨지요.
네, 저는 부장님이 A 과장님과 오피스 커플쯤 되시나보다 생각하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A 과장님은 오피스 커플이 세명쯤 되는 것 같아 보이니 너무 믿지 마시라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아 물론 이것은 저의 피셜일 뿐이니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가끔 제 실력 인정해주신 점은 감사합니다.
인정만 해주시고 좋은 기회는 모두 A 과장님께만 주신점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제가 힘들까봐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일들 A 과장님께 다 넘겨드린 것은 아니겠지요.
혹은 설마 제가 너무 잘할까봐 A 과장님께 일을 몰아준 것은 더더욱 아니겠지요.
저만의 피해의식인지 다행히 여전히 외부의 많은 사람들이 부장님이 공평하시다고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부장님의 분신같은 A 과장님 뒷치닥거리 해주시며 행복한 회사생활 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은따 주동자 A 과장님, 라인타는 실력과 관리 능력만큼은 인정합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고독함을 크게 느끼신다는 인간적인 약점을 일찌감치 파악해서 과장님을 인간적으로 미워하지는 않으려고 애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과장님이 다 가져가버리셔서 겨우 사수한 제 프로젝트 하나 좋은 성과 났을 때 축하는 아니더라도 회의 때 언급은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 했습니다.
중요한 모임에 부르지 않더라도 회식 일정은 제대로 알려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척, 아닌척으로 일관하시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입니다.
누군가는 분명히 눈치채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점 알려드립니다.
돌고 도는 인생사, 우리가 다른 곳에서 다른 인연으로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를 힘들게 했던 시간을 모른 척 해도 좋습니다만, 저는 못잊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일하는데 기본기는 있으셔야 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는 부장님이 쉴드쳐 주시고 저같은 호구들이 메꿔주니 티는 안났을 겁니다.
물론 부장님이 과장님을 떠나시더라도 플랜 B, 플랜 C가 가동되어 다른 구원자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스스로 프로젝트 하나 정도는 관리해내시는 역량을 갖추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과장님의 오른팔 김대리님, 진짜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과장님이 김대리님을 오른팔로 쓰는 이유는 김대리님이 못나서입니다.
잘나서 그런 것 아니니 다른 부서원들 앞에서 부디 왕노릇좀 그만하길 바랍니다.
다들 뒤에서 비웃습니다.
아무리 기세가 등등해도 그렇지 과장대행급인 저한테 함부러 하시는건 사회생활의 흑역사가 될 것입니다.
가끔 혼자 잘난듯 과장님 배신하는 듯한 뉘앙스로 사람들 앞에서 센척까지 하던데, 무덤을 스스로 파지 않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과장님도 물론 일을 못한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지만, 적어도 라인이 세개는 있으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으실건데, 대리님은 과장님이 잘라내면 낙동강 오리알 될 거라는 정도는 알고 있겠죠.
그래도 진실을 볼 줄 아는 몇몇 동료들이 있어서 버텼습니다.
그들이 나서서 저를 보호해 주지는 못했더라도 누군가는 알고있다는 그 사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지금 참 신기하고 시원합니다.
직장이라는 곳이 떠나면 그만이라는 것을 왜 지금까지 몰랐나 싶습니다.
퇴사하고나면 그들을 위한 호구짓은 공식적으로 종료되는 것인걸 왜 지금까지 몰랐나 싶습니다.
아 사실은 잦은 이직이 평판에 안좋을까봐 그랬던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제 자신의 정신건강과 행복이니 그런 집착을 놓겠습니다.
제가 불쌍한 마음으로 과거의 악행을 용서해줘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들 건강하게 지금의 자리에서 잘 지내시길 바라고, 제가 떠난 새해에 복도 많이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