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쓰는 건지 몰라 분명 글쓰는 규칙에 안맞을거라 생각해요
먼저 죄송합니다
인스타로 군대 기다려준 연인 이야기 보다가
연애시절이 떠올라 글을 남겨봅니다
저희 신랑과 저는 그 흔한 헌팅으로 만났습니다
20대 초반 열정이 엄청날 때, 신랑이 제가 샛노랗게 염색한 걸
보고 반해 저 여자다 싶어 말 걸었다 하네요
처음엔 그렇게 헌팅으로 연을 이어가는 건 싫다싫다 했는데
어느순간 신랑의 진중한 모습에 오히려 만남 자체를 이어가는 건
제가 먼저 고백 했네요
군대가기 전, 정말 딱 3개월 진짜 행복한 연애를 했어요
나만 바라보던 신랑, 그리고 정말 흔한 서로 집가기 싫다 이러면서
집 데려다주던 시간만 2-3시간, 그렇게 연애를 했네요
진짜 너무 좋았어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잊고 살았던 우리 남편의
군대시절이 떠올라 씁니다
처음에 신랑 입대 날짜를 받고 얼마나 울었는 지 몰라요
그 때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저에겐 매일 붙어있던 남자친구였는데
저랑 멀리 떨어진다는 거 자체가 저를 너무 힘들게 했고
무슨 사회의 그 이어지지 못하는? 말도 안되는 비련의 여주인공 마냥
세상 세상 슬픈 건 다 끌어안았었어요
2년을 기다리면서 단 한번도 면회를 안 간적이 없었어요
신랑은 수방사로 배치를 받았고, 매 주 면회가 가능하다는 말에
꼬박꼬박 갔었어요
토요일은 저 혼자 가고, 일요일은 어머님아버님 모시고 가고..
저희 신랑은 외동입니다 저는 장녀구요,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대가족에서 커왔기 때문에
하나 있는 아들 군대 보내고 외로울 남편의 부모님이
너무나도 마음이 쓰였어요
그래서 제 친구들 모두 동원해서 군대를 마중나가고
제 친구들과 저, 시간 날때마다 엄마아빠 하며
어머님, 아버님한테 어리광 부리고 우리 남편 빈자리 엄청 나겠지만
조금이라도 채워보고자 항상 보고싶다 찾아갔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 어머님, 아버님 남편 군대갈 때 절대 안울거라고 하시던 분들이
눈물 흘리시는 거 보고 제 친구들이랑 저랑 그렇게 같이 울면서
엄마아빠 우리가 다 채워드릴게요 우리가 맨날 갈게요!! 하면서
꼭 끌어 안았던 것 같아요
우리 시댁은 남편이 군대가고 나서 저에게 핸드폰을 쥐어주셨어요
시부모님께서 저한테 앞으로 신랑이 전화 오는 건 대부분 콜렉트콜
일거라고 남편 휴대폰을 저한테 전화 잘 받아달라며 넘겨주시고,
제가 쓰던 핸드폰 요금도 2년 내내 전부 대납해주셨어요
저희 남편은 입대하자마자 군인들이 발급 받는 나라사랑카드를
저에게 주고 갔구요,
놀기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는 저에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자기가 군생활하면서 받는 월급으로 행복하게 보내라구요
진짜, 너무 고마웠어요 세상에 군생활의 전부를 주고 가더라구요
정말 우리 신랑에게 최선을 다했어요
우리 신랑 군생활 하는데 너무 예쁘고,
어머님 아버님도 그런 예쁜 신랑을 키워주셨단 것에 더 감사하고
그 군생활을 같이 보내주던 선임, 후임들도 너무 예쁘더라구요
군대 면회 갈때마다 신랑 자대생활 같이하는 분들
모두 불러서 같이 피자시켜먹고, 치킨시켜먹고 그랬어요
제가 면회를 자주 가는 것 때문에 혹시라도 먼 곳에 계시는 분들이
박탈감을 느낄까 싶어 항상 먹는 걸로 대접했었던 것 같아요
면회 가기전 통화할 때 부대원들 먹고 싶은거 물어보고 챙겨갔었어요
나중엔 그렇게 통화하고, 늘 보다보니 두루두루 다 같이 친해지더라구요
전 군대를 기다린 저만 대단한 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 인스타의 글을 보다보니 우리 남편도 많이 노력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늘 군대 동기들의 불만은 신랑이 쉬는 시간만 되면
공중전화 앞에 서서 족구, 축구 아무것도 안하고, 하자고 해도
여자친구가 전화 기다린다며 항상 같은 시간에 전화하는 거였어요
휴가때면 아무도 안 만나고 저만 만나고,
제 친구들한테, 저한테 그 군인이 무슨 돈이 있다고 늘 맛있는 걸
사주며, 이벤트를 어떻게 할까 막 요리조리 고민하고,
해외파병갔을때도 한국에 전화 닿는 법 알았다고
매일매일 새벽에 꼬박꼬박 전화해주고,
오히려 자대생활 같이 한 분들에게 신랑이랑 같이 놀고 싶다고
이야기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남자친구라면 이정도 노력을 해야된다 라고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때의 그 기억이, 그 자리에서 멈춰져있었어요
그런데 글을 읽고 나선 아 우리 신랑도 노력을 참 많이
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 남편은 인터넷에 이런 글에 관심도 없고, 읽지도 않아요
그래도 제가 이렇게 고마워한다는 걸,
그 때는 당연하게 생각해서 미안했다는 거를
언젠가는 알았으면 좋겠네요
중구난방, 엉망진창인 내 성격을 다 받아주고
저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오늘도 새벽같이 일하러 간
내 남편에게 너무 감사하네요
우리 가정이, 제 인생이 늘 행복하길 바래봅니다
이 글을 넌 안보겠지만
내 20대는 다 너였어, 너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는게 힘들고 10년내내 우리는 많이 싸우고 그랬지만
난 결국엔 너고, 너가 있어서 내 20대가 빛났어
정말 많이 사랑해 내 남편, 그리고 우리아이들의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