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1월 20일 포스코에서 산재사고로 사망한 일용직 노동자A의 동생입니다.
지금 우리 가족에게 처한 상황이 어렵고 막막하여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날 형과 저는 같이 담배 한대 태우며 서로 잘갔다오라며 배웅하고 출근하는 길이었습니다.
설마 몇시간 만에 시신이 되어버린 형을 만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죠..
형은 얼굴만 간신히 확인할 정도로 엉망이 되어있었습니다.
의사소견으로는 아마 즉사였을거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아팠을까.. 저는 겁이나 손조차 잡아주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어머니에게도 차마 형이 죽었단 소리를 하지 못해서 입술만 씹어댔죠..
우시는 어머니를 달래드리지도 못했습니다...
겨우 장례식장에 형을 옮겼을 때는 노조 사람들이 먼저 와서 인터뷰를 하고 있더군요. 유가족인 저희는 인터뷰조차 못했습니다.
노조나 회사나 다려와 하는 말이라곤 노조사람 회사사람 믿지 말라는 말뿐이고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하거나 위로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노조는 슬픈 일을 겪은지 몇시간도 지나지 않은 저에게 바로 위임장을 써달라고 재촉하고 어쩔 수 없이 위임장을 써준 다음날엔 1차 협의안이라면서 합의금 얘기를 먼저 꺼내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때 저희 가족이 아는 사실이라고는 형이 중장비에 깔려 죽었다는 것 뿐이었는데 형이 왜 죽었어야 했는지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합의금 얘기라니요.
저는 형이 어떻게 죽었는지 조사결과를 알기 전까지 합의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만 노조는 어차피 경찰이 알아서 조사하고 있는데 알 필요가 있냐고 윽박까지 지르더군요.
이 노조가 제시한 합의금액도 문제였습니다. 노조가 최선을 다했다면서 제시한 금액은 총 7억이었는데 그마저도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3억과 회사가 주는 위로금 4억이 포함된 금액이었습니다.
이 금액은 제가 알기로 포스코 내 사망한 유가족들에게 제시된 금액과 동일했습니다.
이말인즉슨 이미 포스코는 유가족에게 줄 금액이 매뉴얼로 정해져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 이 사람들이 끝까지 사람을 우롱하는구나 싶더군요..
사고 당시 같이 작업했던 동료를 만나고 싶다는 요청도, 사고조사결과를 알고 싶다는 요청도.. 자신들이 이미 죄를 인정했다는 핑계로 모조리 무시하고 있습니다.
사고당일 누군가는 일한지 15일 밖에 되지 못한 형이 단독으로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말도 안되는 글을 올립니다.
여기저기서 올라온 뉴스는 누구 말이 옮은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말이 다릅니다.
조문을 왔다는 포스코 사람들은 명함하나 건네주지 않고서 도와주겠다는 말조차 없이 보이지 않고, 포스코 앞에서 규탄대회를 한다는 사실은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저 사고를 당해 죽은 한명으로서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명절을 쓸쓸히 형의 빈소에서 지내고, 체력이 떨어진 부모님을 보며 마음을 졸이는것도 너무 힘듭니다..
도와주세요... 형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알지도 못한채 끝낸다면 앞으로 평생 형에게 고개조차 못들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