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3년 된 여자사람입니다
결혼전에 명절은 1년씩 번갈아서 한번은 시댁먼저 한번은 친정먼저 참석하자고 남편이 먼저 말해줘서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그 고마움과 별개로 어르신들의 사상과 입장을 배려하려다보니 차마 현실적으로 행동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한번도 저희집을 먼저 간 적은 없습니다
이번엔 엄마 아빠 다 아파서 이번만은 설엔 먼저가보고 싶었지만
마음이 쉽지가 않더라구요
질문은..
남편이 올해부터는 친정 제사는 안가겠다고 하는데
원래 그런건가요?
아버지 제사면 몰라도 할아버지 제사를 가는 사위는 없다면서
지금까지 3년은 초반이라 예의상 간거래요
다들 그러신가요?
하소연이 아니고 궁금해서 여쭤보는겁니다
검색해도 잘 안나와서요
저는 평소에도 남편부담주기 싫고 명절때도 나혼자 가도 되니
굳이 안와도 된다고 말하는 주의예요
저희집 제사는 하나로 다 몰았기 때문에 1년에 한번 광복절입니다 그래서 사실 가족만 모이는 명절보다 친척들도 오는 제사가 크다면 더 큰데요
평일이면 일하느라 못왔다고 하면 될 일이긴 하지만
항상 빨간날이라..
별생각없이 알았다 그래라 하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저는 시댁 제사에 다 참석하잖아요
아래는 좀 곁다리 얘기지만
결혼하고보니 아무리 평등하게 살려고 해도 어쩔수없이 뭔가 차이가 나더라구요
남편이 밥못먹으면 못챙겨준 마음의 부담은 제가 져야하지만
내가 굶는건 당연히 알아서 먹는거고 ,
남편이 음식해서 친정 갖다주면 두고두고 온 친척들 사이에 회자될 일등남편감 되는거지만
제가 시댁에 갖다드리는거는 어느정도 당연하고
솜씨없으면 죄스럽고..
최근에 아버지가 암진단받으셔서 한동안 병원모셔다니느라 친정에 자주갔는데 부모님이 계속 와도 되냐고 눈치보는게 안타깝더라구요
엄마가 남편안테 저 보내줘서 고맙다 하고 용돈도 주고..
우리집에 제가 가는게 왜 부모님이 남편과 시댁에 고마워해야하는건지..
남편이 시댁에 자주가는건 너무나 아무렇지 않고 눈치받을일이 아니지만 저는 일이 있어 가는거라도 왠지 친정 갈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조용히 살짝 다녀오고싶은데
남편이 시누이 있는데서(같이 자영업 함) 전화로
'몇시출발해? 이거이거 싸가지고가' 등등 남편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할때마다 전 뭔가 눈치보이고 찔린다고 해야하나..
시댁보다 친정만 신경쓴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편하진 않습니다
판에 올라오는 별난 시댁들과 달리
저는 현 시대로서는 남편 안까탈스럽고 시댁 무난하니
그나마 결혼 잘한(?) 쪽에 속한다고 생각해야겠지만
그래도 남자이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고
여자이기 때문에 느껴야 하는 부담들이 있네요
아버지가 아프셔서 그분께 다음 설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터라 이번에 큰맘먹고 설에 저만 따로 먼저 가려했으나 포기했습니다
어머니께서 먼저다녀오라고 얘기해주셨지만
말씀도중 '이번만 다녀오라'는 말이 전 걸리더라구요
원래 명절은 번갈아가기로 했던건데..
이게 쿠폰이라면 난 지금 많이 적립되어있고 밀려있는것 중
그것도 특수상황이라 한번 쓰겠다는건데...
같이 간다는것도 아니고 나만 먼저 간다는건데..
왜 시댁에서 친정먼저가라는 말은 100% 선심이 되는건지 조금 서운하더라구요
결국 시댁먼저 갔어요
대신 내년에는 친정먼저갈게요 라고 했습니다
남편안테 그런 마음을 얘기했더니 이해는 못하더라구요
당연하겠죠
남편이 못가게하는것도 아니고 시어머니도 다녀오라는데
복에겨운 감정이라는거죠
사정이 있어 집에 갈때마다 눈치보이니 시누이에게는 말안하면 안되냐니까 아무도 눈치 안주는데 왜그러냐네요
태생적 원죄인 여자로 태어난 이유로 마음이 편치 않은 정도는
파란만장한 이곳 결혼생활들과 비교했을땐 배부른 감정일까요
이런 우리나라 결혼문화들이 싫어 늦게까지 비혼으로 버티다
결혼한 저로서는 결혼이란걸로 많은걸 희생해오신 이전 시대 여자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암튼 여자로서의 이 미묘한 부담감을 남편이 전혀 이해 못하길래 이야기해봤습니다 시댁이 너무 좋아 복에 겨웠다네요
이제 친정 제사에 남편은 안가도 되는건가요?
친정에서도 전혀 남편에게 부담주는 스타일이 아니고
남편 힘들게 굳이 안와도 된다고 생각하실 분들입니다
저 역시 그렇구요
다만..지금까지 간것이 선의였고 안가겠다고 당당히 말할수 있는 남자사람이 부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