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땐 언어부분 영재같기도 했던 아이였어요 한글도 5살때 혼자떼고 낮에 밖에서 우연히 봤던 한자를 저녁에 집에와서 노트에 똑같이 적으며 무슨 글자인지 물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워킹맘이라 교내 학부모활동을 못했는데
매학년 반회장을 맡고 상이란 상은 독차지였고요
담임선생님들도 어찌나 칭찬을 하던지
늘 자랑거리였고 늘 기대가 됐었어요
쉬는날이면 온동네 도서관 투어를 돌며 책을 읽어줬고
아이도 책을 좋아해서 고학년이 될때까지도 1~2시간씩은 제가 직접 읽어주기도 했었어요
공부를 혼자서도 잘하기에 학원은 따로 안보내고 학교 방과후 영어수학만 시키다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6학년 2학기부터 영수학원을 보냈는데 처음엔 재밌게 잘다니더라구요
그러다 코로나가 시작됐고 중1이 된 아이는 학교도 학원도 못가고 집에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워킹맘이다보니 그저 아이를 믿고 잘하겠거니 했는데
언젠가부터 학교담임선생님과 학원선생님에게서 자꾸 연락이 오더라구요
아이가 온라인수업에 안들어왔다.
아이가 숙제를 안해왔다.
워낙 잘하던 아이라서 처음엔 그저 코로나때문에 일시적인거라 생각했는데 정도가 점점 심해졌고
아이는 제가 잠든 새벽에 휴대폰을 보느라 밤을 새고 학교,학원 수업때는 집중 못하는 생활들이 반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르고 달래고 화를 내보기도 하고 심지어 울기도 했지만
아이는 잠시 달라지는가 하더니 도로 제자리였어요
학원 숙제도 전혀 안해가고 수업시간엔 졸고 하다보니
매일 선생님에게서 연락을 받았고 아이와 상의후 학원을 그만뒀고요
그나마 학원을 그만두니 학교 성적은 전교꼴등이 이정도일까 싶을만큼 바닥을 치더군요
원하는 문제집을 원하는 만큼 사주고
인강으로 공부한다길래 괜찮은 강의 다 찾아줘도
문제집은 늘 새것이고 인강은 혼자 떠들고 있더라구요
안되겠어서 그룹과외를 시켜봤는데 그것도 숙제를 아예 안해가서 저희아이때문에 진도를 못나간다더라구요 그래서 그것도 그만두고
아는분 통해서 구몬이라도 시키려고 가입을 했고
아이가 1:1수업은 죽어도 싫다고 해서
숙제검사만 받기로 했는데 탭으로 하는 숙제이다보니 처음 일주일은 신기해하고 재밌어하다가 요즘은 또 밀리기 시작합니다
얼마전에는 진심으로 아이에게 얘기했어요
대학교 포기하자.
너 대학 안간다고 하면 구몬도 끊고 시험점수도 신경안쓸게
그냥 고등학교까지만 나와서 너 하고싶은거 해.
했더니 아이가 울더군요
대학교를 가고싶대요 그것도 연대를요
자기도 좋은대학교 가고 싶은데 공부가 너무 싫대요
저는 부모지원없이 혼자 공부했던 사람이라
아이가 전혀 이해가 가질 않아요
이제 뭘 더이상 해줘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다 큰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공부시킬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도 회사일로 스트레스받고 힘들다보니
이젠 그냥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어요
아이만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납니다
세상에 내맘대로 안되는게 딱 한가지있다면
그게 자식이라더니 맞는말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