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난 마음만 먹으면 뭐든 잘할 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는데,
빈말이 아닌 것 같아요.(웃음)
요즘 마음먹고 있는 게 있다면요?
너무 패기만 넘치는 말을 했네요 제가.(웃음)
계속 마음에 두고 있던 건 트랙 작업이에요.
내가 만든 트랙에 가사와 멜로디를 붙여서
100% 내 힘으로 곡을 완성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거든요.
이제는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을 만큼의 작업량을 보여준 것 같아서,
최근에 멤버들이 같이 사용할 수 있게 더 쾌적한 작업실로 옮겨달라고 요청드렸어요.
그렇게 되면 프로듀싱에도 쉽게 입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보컬에 대한 욕심도 크죠. 최근 ‘리무진서비스’에 출연해 홀로 라이브를 선보였는데,
비하인드 영상을 보니 엄청 긴장하는 모습이었어요.
데뷔 후 떨렸던 무대가 거의 손에 꼽는데,
지금까지 해온 노력에 대한 검증의 무대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와 MR만 남겨져 있는 환경,
혼자서 완곡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 자체가 처음이었으니까.
사실 처음에 출연 소식 들었을 땐 ‘망했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리무진서비스’ 출연 이후로 자신감이 붙었어요.
앞으로는 멤버들 네 명이 곁에 항상 있을 거고,
이 무대가 지금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고비였다는 생각이 드니까
뭐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컬에 들인 노력이 결과로 나타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전시켜보려 했던 부분이 있나요?
저는 음역대가 어느 정도 높고 가성이 등장한다거나,
‘LA Girls’, ‘10,000 Hours’처럼 R&B 사운드가 가미되는 팝 같은 장르를 잘 소화하는 편인데,
최근에는 색이 더 짙은 R&B와 힙합의 그루브가 탑재된 느낌을 좋아하게 돼서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랩도 커버해보곤 했는데 마침 이번 타이틀 곡에서
제가 맡은 벌스 파트가 랩 같은 뉘앙스인 거예요.
혼자 연습했던 게 도움이 많이 돼서
의도치 않게 타이틀 곡 녹음을 위한 준비가 되어버린 느낌이었어요.
감정 표현이라는 점에서,
앨범을 관통하는 이별이라는 감정을 이해하면서
세 곡의 가사를 쓰는 데 어려움이 있진 않았어요?
그래서 최근에 이별한 중학교 친구한테 감정을 물어봤어요.(웃음)
너무 실례지만(웃음)
“야, 나 작업해야 되는데 뭐 좀 물어보자.” 하면서 연락했는데,
역으로 제가 고민 상담을 해줬어요.
오히려 클리셰, 복선 같은 영화나 연극 용어를 많이 찾아본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곡들의 소재와 콘셉트들이 다 거기서 나올 법한 얘기들이잖아요.
참고해서 써봤는데 ‘Opening Sequence’에서는
어쩌다 보니 제가 독무하는 부분의 가사가 채택됐어요.
‘Trust Fund Baby’에서 지금 기억이 나는 부분은
“그들의 삶 속엔 없는 game over”인데,
어떤 사람한테는 게임 오버되면 진짜 끝인데
금수저는 ‘현질’해서 게임을 이어갈 수 있으니
게임에서조차 자유롭다는 생각이 떠오른 걸 표현해봤어요.
본업에 대한 열정이 느껴져요. 활활 타오르기보다는 담담한 열정 같달까.
정말 맞는 말 같아요.
보통 노력과 열정이라고 했을 때 활활 불타는 느낌으로 묘사가 되는데,
진짜로 노력을 해본 사람은 알 거예요.
나를 계속해서 깎는다는 건 냉혹하고 외로운 싸움이거든요.
그러면서 점점 일시적인 감정에는 무뎌지고 노력이 점차 재능으로 변환되는 것 같아요.
노력하는 걸 잘하게 되는 느낌.
어떻게 보면 참을성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고,
반복 숙달 자체가 이제 당연하게 여겨지는 몸이 되는 거죠.
일에 몰두할수록 자신을 지탱하는 장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내가 뭐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지를 상기시키고,
지쳐 있을 시간이 없다는 생각을 계속하는 게 저를 다시 일으키는 것 같아요.
어쨌든 내 옆에 지금 네 명의 멤버가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모아들이 있고,
음악을 시작하면서 검을 뽑았으면 뭐라도 잘라야 한다는 그 생각으로 계속 하고 있으니까.
팀에 대한 책임감,
날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한 보답에 대한 책임감,
나에 대한 욕심,
내가 진짜 애정하는 분야,
이 정도가 저를 움직이는 이유가 되겠네요.
4년 차가 된 지금 팀이 어떤 성장을 하고 있다고 느끼나요?
컵에 물의 양이 정말 많아졌는데, 아주 조금 덜 담겨 있는 느낌?
가능성이 없다면 기대조차 안 했을 텐데
계속 눈에 띄게 더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게 보이거든요.
최근에도 함께 안무 연습이나 스케줄을 소화할 때의 단합이 되게 좋아졌다는 걸 느꼈어요.
안무 레슨 할 때도 분위기가 너무 좋고, 서로 피드백들을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고,
심지어 되게 유쾌하게 풀 수 있는 능력들이 생기고, 본인들의 소통 방법을 찾은 느낌이었어요.
이제 정말 우리의 팀워크가 일정 정도로 더 성장해서
그걸로 쭉 가면 되겠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 쭉 가기 직전 문턱에 있는 느낌이어서 돌파구가 뭔지 찾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
팬들에게도 ‘강이사님’인 동시에 귀여움을 받고 있죠.
팬들에겐 어떤 모습이고 싶어요?
어떤 모습이든 그게 나지만, 그래도 흠 없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보면 차갑고 냉철해 보일 수 있는데 절대 감정의 폭이 좁은 건 아니거든요.
제 안의 가장 큰 따뜻함으로 팬들을 대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우리 모아들만큼은 저를 정말 따뜻하게 생각해주길 바라요.
이전 멤버들 인터뷰도 그렇지만
투바투 태현은 특히 말을 너무너무너무 잘해
'컵에 물의 양이 정말 많아졌는데, 아주 조금 덜 담겨 있는 느낌?'
이런 표현도 너무 좋고 그냥 사람 자체가
나이는 어리지만 엄청 성숙한 느낌이 들어서 인터뷰하면
매번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