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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하고 직장 동료들과의 사이

ㅇㅇ |2022.09.13 12:51
조회 33,724 |추천 95
안녕하세요. 3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방탈이지만 넋두리하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조금 어이가 없으므로 음슴체..

나는 작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건강 문제로 휴직함. 이미 투병 3년차였고 어찌어찌 버텨왔으나 도저히 살 수 없어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음.(상사도 권유한 바 있음.) 휴직 기간이었던 올해 3월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고 이를 포함해 힘든 시간이었음.. 남은 가족들이 더 열심히 살아보자 힘을 모아 나의 회복에 집중했고 덕분에 무사히 9월 복직함.

올 3월에 대규모 부서 이동이 있었음. 복직 후 내가 일하기로 된 자리에 돌아왔으나 부서원들은 8년째 친구인 한 명 빼고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 나랑 친구는 여자, 나머지 셋은 남자임. 친구는 대학교 선후배로 만나 불과 복직 한 달 전까지도 만나서 술마시고 놀던 사이임.

복직 전 날 인사차 갔는데 어째 분위기가 영 좋지 않았음.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인사하려 했으나 전체 회의가 끝나자 바로 들어가더니 각자 자기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아 하나하나 찾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이 됨;;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설명하자면 내가 아픈 것(지금도 병원에 주기적으로 가야 함)은 맞지만 타인의 업무에는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각자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아무 상관도 없음. 공유하는 업무는 협업이라 사이가 나빠서 좋을 것도 없고, 업계가 좁아 소문도 빠름. 혹시나 해서 쓰는데 나는 일을 잘 해서 상사들과 트러블도 없었음. 지금도 마찬가지임.)
출근 하루 이틀.. 내내 마주치면서 부서장도 다른 부서원들도, 심지어 내 친구도 내게 인사도 않고 말을 걸지 않았고 내가 말을 걸면 단답하거나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태도로 일관함. (업무 얘기를 걸면(주제가 그뿐이니까) 저는 안 그래요. 저는 다르네요. 이런 대답만 돌아옴. 그 이후는 없었음.)어쩌다 다 같이 모이게 되면 자기들끼리 아는 이야기를 하거나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싸해지는 분위기가 반복됨. 나는 내가 뭘 잘못한 건지, 내 자의식 과잉인지 고민했음. 다가가려 노력했으나 그럴수록 위의 태도만 더욱 확실하게 느끼게 됨..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어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출근 4일차, 화요일이 됨. 부서장을 제외한 넷이 출장을 가기로 한 날이었음. (업무는 개별이나 보통 비슷한 일로 출장을 가면 모두 기다렸다가 마무리 인사는 주고받음. 몇 년 동안 안 그런 사람이 없었음.) 휴직 전 차가 없는 친구를 자주 태워줬기에 아무 생각 없이 친구에게 같이 가겠느냐 물었으나 다른 부서원(남)이 태워다 준다고 먼저 말했다 함. 뭐지? 했으나 그러려니 하고 나는 내 차로 출발.
출장지에 도착했는데 아무 연락이 오지 않아 단톡방에 도착 아직 안 하셨느냐 물음. 확인도 답장도 없어 유일하게 연락처를 아는 친구에게 전화하니 이미 도착해서 일 보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옴. 조금 어이가 없었으나 셋이 다 같이 출발했다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나도 들어가서 내 업무를 처리함. 다 하고 나니 셋은 없었고 나가다가 입구에서 셋이 어색하게 서 있는 걸 발견함. 내 표정이 안 좋았는지 친구가 말을 건넸고(실로 오랜만이었음.)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다 같이 갔는데, 가서 세 명이 2/1로 다른 차를 타고 왔다는 걸 알게 됨. 심지어 내 친구는 그 태워다 준 동료와 사이가 꽤 진전된 것 같았음.
나는 서운하다 못해 화가 나기 시작했음. 대놓고 물어보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고, 그렇다고 이대로 지내자니 공통업무를 전달받는 것조차 어려울 것 같았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목요일 아침이 되었고 내가 이 글을 쓴 이유인 일이 생김.

나는 출근할 때 집에서 커피를 대용량으로 내려 가져감. 업무 시작 전 휴게실에서 주로 마시는데, 그 날 아침 어쩌다 보니 휴게실에 부서원 한 명을 제외하고 모이게 됨. 역시 나는 모르는/나를 끼우지 않는 대화가 이어졌는데 왜인지 그 날 친구가 내 출근 시간이 빠르다는 말로 나를 대화에 끼움. 그렇다 했더니 친구를 태워다줬던 부서원이 그러면 00씨(나)가 아침에 휴게실 미니 가전(본인이 사다둔 것으로 추정. 본인과 내 친구만 씀) 전원을 좀 넣어주면 좋겠다고 함.
이 말을 듣고 나는 매우 분노함. 사실 가전 전원 켜 놓는 건 어렵지 않은 일임. 어차피 오는 휴게실이고, 몇 걸음 더 걸어 버튼 한 번 누르는 게 왜 힘들겠음? 그러나 그 말을 한 사람이 내게 그간 대한 태도를 생각해 보면 이는 매우 무례한 일임. 우리는 초면이나 다름없고, 이 부서원은 친해지려는 시도 자체를 가장 적극적으로 차단한 사람이었음. 너무나 화가 난 나는... 일단 웃음. 웃으면서 글쎄요~ 하고 부서장에게 고개를 돌려 싱글싱글(이 단어가 가장 적절한 것 같음.) 웃으면서 말을 걸었음.

나 : 부장님 그런데~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아직 소개를 못 들어서 아무것도 모르네요~ 복직자라 아직 다 낯설어요~

부서장은 매우 당황하더니 곧 자기 실책이라며 죄송하다고 사과함. 그러나 나는 거기서 입을 다물지 않았음.. 여전히 웃으면서 네 그러세요~ 저한테 미안하시라구~ 하고 부서장을 계속 쳐다봄.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웃고만 있었음. 그때 타이밍 좋게 나머지 한 명이 휴게실에 들어옴. 부서장은 다 모인 김에 전달할 게 있다며 휴게실을 나감. 가장 늦은 한 명에게 나는 다시 한 번 이름이 뭐냐 물었고(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그 사람도 크게 당황했음. 금방 돌아온 부서장이 업무 전달을 하고 늦었지만 자기 소개를 하자 했고 나는 복직 1주일만에 제대로 된 소개를 들음. 내 친구는 당연히 안 했는데 다들 왜 안 하냐는 분위기라 내가 아는 사이라고 짧게만 말해줌. 해서 세 명이 자기소개를 했고 좀전에 가전 전원 이야기를 한 부서원이 저는 00씨 이름 알았는데.. 하기에 나는 또 웃으며 저는 첫날 전체회의에서 소개했잖아요~ 한 명뿐이고~ 라고 말함. 그 후 오늘도 힘내자며 휴게실을 나가는 분위가 되었고 나는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에요~ 쭉 모를 뻔 했네요~ 잘 지내요~ 라고 말하고 웃으면서 넷을 봄. 셋은 아하하.. 같은 반응을 하며 휴게실을 나감. 내 친구는 내가 입을 뗀 후로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고 세 명과 같이 휴게실을 나감.
나는 솔직히 사이 나쁜 부서가 될 각오,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저런 일을 벌임. 저 말 어디에 잘 지내자는 뜻이 담겨있겠음.. 그런데 그 직후부터 부서원들이 내 눈치를 보는 행동, 정확히는 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행동을 함. 인사를 한다거나, 말을 건다거나, 업무 내용을 다시 보내준다거나 하는.. 점심시간 휴게실에서도 넷이 내게 말을 걸고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말해주는 등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임.

그 날 이후 명절 연휴였고 내일이 첫 출근임. 앞으로 내가 부서원들에게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 조금 고민이 되어 글을 씀. 나는 내가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음. 충분히 노력했으나 이유를 모르고 냉대당했으니 못 할 말은 한 건 아니라 봄.(조금 수위가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앞으로 내 태도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는 고민이 됨. 사회생활,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이 듣고 싶음.
추천수95
반대수8
베플남자|2022.09.14 14:46
글 읽으면서 다시금 느꼈지만 회사 안은 결국 비지니스 관계라는걸 깨달았구요. 친구가 제일 나쁜 사람으로 보이고 그 부서 속 인간들 다 한통 속 뒤에서 친구가 무슨 말을 한건지 아니면 님이 곧 또 병가를 낼거라 생각을 한건지... 명확한건 저 사건 전에는 님을 신경 안쓰고 님을 은따 아닌 은따 시킨거 같네요 저는 저 사람들과 일정거리 유지하고 업무적으로만 일처리하시고 필요한 말만 하고 선넘는 말 같은거 하지 않는 이상 걍 지금처럼 근무하시고 부서이동 있을때 저 부서에서 나가는게 나을거 같네요 그리고 그 친구에게 절대 사적인 얘기 일절 안하는게 좋을거 같네요
베플ㄹㄹ|2022.09.14 15:07
솔직히 원래 다 모르는사이고 안친했음 몰라도 저건 백퍼 님 친구가 뭐라고 나쁜쪽으로 주댕이놀렸을거임ㅡㅡ
베플ㄷㄷ|2022.09.14 15:18
님 친구가 말도 안건다면서요.... 님에 대해 안좋게 얘기했을 확률이 높음 그렇지 안고서야 말안걸 이유가없음.. 혹시 뭐 님한테 질투라도 갖고있나요??
베플쿰쓰|2022.09.14 17:08
ㅋㅋ부서장 있는데서 한 방씩 먹였으니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다 싶은거네. 왕따의 주동자는 친구년인거고. 일 잘 하는 직원 휴가 끝내고 오니 지 자리 뺏길거 같아서 그런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직원 하나랑 사귀는 거 같은 사이라는 거 보니ㅋㅋㅋ 지들끼리 편먹고 사람 가지고 노는 거 봐라. 아휴 앙큼해ㅋ 고뇬은 앞으로 친구라 생각하지 말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절대 하지마세요. 그들끼리 다 공유할 것임!! 아 옛날 생각나서 빡치네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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