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빌라 뒤쪽 야산에
공동묘지가 하나 있습니다
서두부터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니 다들 놀라고
무서워할지도 모르겠는데
천상 해명삼아 저희동네 구조 설명을 좀 해야겠네요
사실 언급한바와 같이 제가 사는 빌라 뒤쪽
야산 올라가는길에 공동묘지가 있는건 맞지만
제가 지금 이 동네 산지가 어언 10년 넘지만 사실
그쪽에 공동묘지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고 거의 의식을 안하고
살았고...그건 저희동네 주민 대다수가 마찬가지일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제가 사는 빌라 앞쪽으로 50m 정도 가면
일반 차들이 다니는 큰길(차도)이 있고
반대쪽은 뒤쪽으로도 대략 50여미터 정도 가면
한 야산으로 올라가는 좁은길이 하나 있기는 해요
하지만 그 앞쪽에 좌우 양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있어서
사실상 ‘네거리 골목’ 같은 형태가 되어있는데
양갈래길에서 왼쪽으로 쭉 가면 생필품을 살 수 있는 편의점이나 마트
그 외 이발소나 미장원 기타등등이 있는 상가건물
그리고 일반 개인주택이 쭉 늘으서있고
양갈래길에서 그 반대편쪽으론 아이들 뛰노는
놀이터와 공터 그리고 좀 오래된 작은 아파트단지가 하나
나옵니다. - 요즘은 거기도 무슨 재건축을 하네마네 그걸로
말이 많기도 하지만
그러니...가령 저같은 경우엔 출퇴근을 하거나 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갈때는 보통 앞쯕 큰길에 있는 버스정류장을 이용하고
이발소를 간다거나 기타 생필품을 사러 편의점이나 마트를 이용할땐
야산 올라가는길 전에 나오는 양갈래길에서
왼쪽으로 가고 – 아파트쪽은 저는 그쪽은 상대적으로 갈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쪽길은 이용할일이 없죠
저뿐만 아니라 저희동네 사는 주민 대다수가
그 왼쪽길에 쭉 나있는 상가건물등을 애용하기 때문에
생필품을 사러가든 목욕탕이나 이발소를 가든 보통 이용하는길이
그쪽길이기 때문에...
그 뒤쪽 야산 올라가는길 그쪽은
이용할일이 거의 없다는 소리입니다
대충 멀리서 보면 잘 안보이고 좀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글자가 겨우 보일 정도로 ‘OO 공동묘지’라고 써있는
푯말이 야산 올라가는길 중간쯤에 하나 있긴한데
그때문에라도 일부러 그쪽길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그러니까...어쨌든 그쪽에 공동묘지 가는길이라고 안내하는
푯말이 하나 있긴하니까 ‘그래...그쪽엔 공동묘지가 있나보구나’
그 정도로 인식하며 사는거지
실제 일상생활을 하면서 일부러 그쪽길을 이용하는 사람은
낮이나 밤이나 거의 없다는 이야기죠
- 상식적으로도 대놓고 공동묘지 가는길이라고 써있는 길목을
굳이 이용하고픈 사람이 뭐 얼마나 되겠어요
다만 그러고보면 추석 전후라던가 대충 이럴 때
어디 멀리서 차를 끌고오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왔든
그쪽 공동묘지쪽으로 아마 묻혀있는 사람들 유가족이나 자손인지
그쪽길로 올라가는 사람을 이따금 목격하게 되긴 합니다
가끔은 아주 신경쓴 검은색 양복정장을 하고 그쪽길로
조화 한다발 들고 올라가는 이를 보기도 하고요
여하튼 그런 사람들이나 어쩌나 가끔 이용하는것일뿐
저나 다른 동네주민들이나
일부러 그쪽길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하루는 문득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어쨌든 이 동네 산지 10년이 넘도록 한번도 가보지 않은길
허나 어쨌든 그쪽에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고
실제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묘지에 참배하러가는
묻힌이의 유가족이나 지인정도로 추정되는 이가 올라가는게
이따금 목격되기도 하는길목
과연 어떤곳인지 한번 가보기는 하자는 생각에
어느 따사로운 휴일 오전시간을 이용
한번 그 길로 올라가보았습니다
일단 저만치 보이던 ‘공동묘지’ 푯말을 지나서
보니까 한 100m는 안되게 대략 60-70여미터 정도
완만한 경사의 길이 보이고 산은 그보다 좀 더
떨어져 위치해있더군요
헌데...어찌된 영문인지 푯말과는 달리
‘묘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 그 사이 개발이나 뭐 이런저런 이유로
묘지가 해체되거나 그렇게된건가...그런 추정도 해보긴 했지만
허나 기억에 한 2년전쯤 가을엔가도 말쑥하게 검은색 정장차림 젊은여성이
조화 한다발 들고 올라가는 것을 목격한 기억이 있어서
그 사이 묘지가 없어지거나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의아해하면서 길을 쭉 올라가보았습니다
얼마나 갔을까요...
정식으로 산으로 진입하는 숲길쪽에
나무 한그루가 보였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려했는데
먼발치서 보니 무슨 나뭇가지같은게 길게 축 늘어진 느낌이었는데
가까이 다가가서보니 나뭇가지는 분명 아니였고
- 가지라고 생각하기엔 좀 굵은 느낌이더군요
‘아...이런...’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사실 살면서 이런거 목격하는 경험 그리 흔치는 않을거에요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선 등장인물이 목매달아 자살한다거나 그러는 장면을
이따금 보게될진 몰라도
일단 얼굴을 자세하 볼수는 없었기에 나이를 추정할순 없었지만
웬 여성이 거기에 목을 매달고 있는게 제 눈에
들어온겁니다.
얼마나 기겁하고 놀랐는지
허나 바로 정신을 수습하고 안되겠다 싶어서
어설픈 솜씨로나마 목줄을 풀러서 그녀를 내려놓고
얼른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 잠시후
앰뷸런스가 달려오고 여인은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다행히 여인의 목숨은 구했다네요
허나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뻔 했다는게
병원과 경찰 관계자들의 전언이었습니다
일단 걱정이 되어 저도 여인의 상태를 살펴보러 들어갔는데
제가 구해주고 신고한 사람인걸 알자 오히려 그녀는
제가 한바탕 원망의 넋두리를 늘어놓더이다
이건 뭐...물에 빠져 죽은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격도 아니고...
하긴 이미 죽으려고 작정한 사람을 살려줬으니
오히려 원망이 제게 쏠릴수도 있겠다 이해도 해 봤지만
어쨌든 이렇게 된거 가족이나 보호자가 될만한 지인에게
연락을 해보는게 상식이겠죠 ?
허나 집이나 가족등에대해 묻는 제 질문에 여인은 대답을 안 했고
상태가 호전된 여인이 ‘이제 퇴원해도 좋다’는 병원측 판정을 받은뒤에도
연락처나 자세한 신상에 대해선
끝끝내 입을 열지 않더이다
일이 그쯤되니 경찰도 이 이상은 자신들도 소관 밖이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다고 해서 저도...일단 집도 가족도 알길없는
여인을 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간단하게 먹을 것을 챙겨주며...여인의 심신을 안정시켜주면서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했어요. 어떻게든 그녀 가족에게든 지인에게든
인계는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허나...
여인이 막상 깨어난 직후 절 보고는 한바탕 그 원망의 넋두리를
늘어놓은것만 봐도 벙어린 아닌게 확실한데
어찌된 영문인지 집이나 가족 기타 사연을 묻는 제 물음에
여인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더이다.
어쨋거나 어디사는 누구인지 가족에게 인계할 방법도 없고
경찰서에서도 ‘이 이상은 자신들 소관 밖’이라고 손을 놓은 상황에서
어정쩡하게 한동은 그녀를 제가 제 집에서
데리고 사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헌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까 그녀도
마냥 이대로 제 집에서 신세만 지며 머무를수는 없다는 판단을 했는지
조금씩 입을 열더군요
일단 그녀가 입을 연 첫마디는
실은 ‘국정원 요원’ 출신이라는겁니다
순간 황당했습니다
혹시 실성한 여자거나 사기꾼 아닌가 싶기도 했고
사실 저도 한참 혈기 왕성한 20대쯤 되었다면
그녀가 안기부 비밀요원이라고 하돈 CIA 비밀요원이라고 하든
액면 그대로 믿었을지 모르지만
인생 한 40년 가까이 살다보니 저도 느끼겠더라구요
세상에 착한여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그리고 알고보면 영악한 여자...사기 잘 치는 여자가
생각보다 많다는것도요
일단 대충 그녀의 사연을 요약하자면
원래 국정원 수사요원으로 일하면서 사귄 세 살위 선배가 있었다
한참 깊은 관계였고 실은 결혼까지 약속은 했는데...
헌데 둘 다 국정원 요원이란 직업 특성상
언제 정식으로 결혼을 할만한 날짜 여유가 생길지 몰라서
우선 혼인신고를 먼저 해놓고 그리고 시간이 좀 한가해질떄
그때 정식으로 양가부모,가족,친지,친구 다 모아놓고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었다네요
- 그녀의 경우엔 일단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아주 천애고아는 아니라서
연락정도는 가끔 하고 사는 삼촌,사촌급 친척은 몇몇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혼인신고만 한 상태로 언제쯤 결혼날짜가 잡힐까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필 그러다 그만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작전수행중 사고로 죽었다고 합니다
그런 남자를 사고로 잃었다는것도 그녀에게 충격이었겠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네요
일단 혼인신고는 그렇게 먼저 한 상태에서 남자 부모님과도
이미 몇차례 인사정도는 드린 상태였고 그녀는 나름 살갑게
‘어머님’,‘아버님’ 이렇게 부르면서 남자 부모님한테도
친밀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허나...막상 그렇게 남자가 사고로 죽고나니
남자 부모님 입장에선 그래도 며느리될뻔한 여자가 좀 딱하게 여겨졌는지
아무리 혼인신고를 했지만 그래도 아직 결혼식도 안 올린 상태에서
젊은 여자를 생과부로 만들어 자기집에서 늙어죽게 만들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그녀에게...‘우리와의 관계는 없었던셈 치고 그냥 너 하고싶은대로
훨훨 날아가렴’ 그렇게 그녀를 자유롭게 놓아줄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허나 여자가 남자를 워낙 사랑해서인지
차마 그럴수 없다며...저 선배 못 버린다며...진짜 마치 그 집안 며느리
이자 남편잃은 미망인(* 뭐 정식으로 혼인신고는 한 상태에서 그런일을 겪은거니
법적으로도 외형적으로는 남편잃은 미망인 그런 모양새가 되는것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행세를 하며 돌아다녔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 과정에서 남자 부모님과 마찰을 여러번 겪었고
그쪽에선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었는자 마치 정떼기를 하려는 듯
야멸차게 그녀를 내쳤다고 합니다
허나 여자 입장에선 그렇게 사랑햇던 선배를 잃은 슬픔에
예비시댁(?)에서 조차 그렇게 야멸차게 쫒겨난 충격을 못 이겨
그래서...자기네가 살던 집에선 멀리 떨어진
경기도 위성도시에 위치한 저희동네 빌라 뒷산
공동묘지 가는길쪽 그 으슥한 곳에서 자살을 시도하려 했던거라고 합니다
일단 전 아직은 그녀 말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일수는 없어서
일단 전 그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뒷조사라도 할겸
그...시부모님 연락처를 가르쳐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분들게
연락을 취해보겠노라고
일단 확인결과...남자쪽 부모님을 만나본 결과
어쨌든 그녀가 국정원 요원인건 사실확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집 하나밖에 없는 외동아들과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실제...정식 결혼식 날짜만 잡지 못한채 혼인신고는 아예 한 상태로
그런일이 벌어진게 전부 사실임은 확인을 했습니다
다만 그렇게 만나뵌 그 남자 부모님도 제게 이렇게
안타깝다는 듯 당부하시더군요
‘어쨌든 우리 아들은 이미 죽었고 살아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니
그 새파랗게 젊은 아이를 우리집 귀신으로 만들수는 없는 것 아니냐
어쩌면 이렇게 된것도 다 인연일지도 모르니...
그 아이는 그쪽에서 알아서 처분(?)해주기 바란다.
우리와는 두 번다시 인연짓는일 없고 그 아이가 다시 우리집에
찾아오는일도 없으면 좋겠다’ 이렇게 제게 신신당부하시더이다
- 사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잃은 부모님 입장이라면
오히려 자기 불쌍한 아들 제삿밥도 못 얻어먹고 총각귀신으로
늙어죽게 할수 없다며...그런식으로 결혼약속까지 헀던 여자를
자기집에 계속 묶어두어 속박시킬수도 있을텐데
그러지 않고 되려 저 하고싶은대로 자유롭게 날아가게 해줘라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는걸 보면...그런대로 경우있는 분들이라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저보고...차라리 인연일지도 모르니
알아서 처분(?)해달라는 당부까지 해주신걸 봐도요...^^;;
다만 막상 그렇게...
국정원 수사요원출신임이 – 처음엔 진짜 이 여자가 혹시 금품같은 것을
노리고 내게 사기를 치려는것인가 의심했었습니다. - 확인되고 나서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솔직히 저도 한때 여자운동선수나 여군,여경 이런 직업군에 종사하는 여자들을
동경해본적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여자들에 대한 기사나 자료,방송 이런걸 찾아보니
아무래도 그런 직업에 종사하는 여자들은 대개
비슷한 직종에 종사하는 남자를 많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가령 운동선수는 결국 같이 운동하는 남자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고
여군이나 여경도 웬만하면 그 비슷한 업종 종사하는 남자와 만나게 되지
일반 사회인과 연결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가 않더이다
근데 그것도 한 인생 40년 가까이 살아보니 깨달은 세상이친데
남녀관계란게 그렇게 어쨌든 가까운데서 자주 보고 비슷한 직종에서
일한다던가...또는 같은 종교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던가 이런식으로 만나다
정분이 나고 연결되는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가령...교회나 성당 다니다 만나게 되었다 이런 경우도
따지고보면 이치가 다 그런거더라구요
그러고보니 듣기로 옛날 어르신들은 ‘남자애가 교회다니면 거기서
여자 사귀고 연애하게 되어 못쓴다’는 식으로 만류하는 경우도 있었다는데
근데...그것도 따지고보면 이치가 그런거에요
무슨 굳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니 신앙적 비전이니 이런
거창한 신앙적 수식어 굳이 안 늘어놓더라도
그렇게 같이 교회나 성당 다니면서 자주 보고 신앙모임 같은거
가지면서 만나고 힘들 때 서로 위로해주고 기도해주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남녀간에 정분도 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그러는게
따지고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더라구요
그러니...국정원 수사요원이 같은 국정원 요원 선배와
자주 함께 일하다 그런 관계로까지 발전했다는 것 자체도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지
그리 이상한일은 아닙니다.
다만 제 경우엔...정확히 국정원 요원은 아니고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실은 저도 20대 초반때 인터넷에서 좀 까불다가
국정원에 불려가 혼난적이 있거든요
좀 뜻밖이라 놀라실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진짜 무슨 대형사고를 치거나 한건 아니고
그냥 뭐랄까...젊은 혈기 내지 호기심에 어떤 장난기가
발동했다고나 할까요. 문득 하루는 그냥 술김에
인터넷에 이런저런 정치사이트나 웹진 돌아다니며
진짜 아주 극단적인 반정부 성향의 소의 OO OOO라도 되는듯한
그런류의 글을 막 휘갈겨 올린적이 있었어요 한번은
솔직히 제 진심은 아니었고 순전히 술김에 장난좀 친거였는데
그걸 보고 내용이 나름 심각하다고 느꼈는지
국정원에 신고를 하고 그래서 조사를 받은적이 있습니다
그때 국정원 조사실도 처음 가본 것 같은데
구체적인 위치나 이런건 국가기밀에 해당되기 때문에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서울시내 대충 종로-광화문 그 근처 모 건물에
그냥 적당히 지나가다보면 임대가 잘 안되는지 입주업체가 거의 없는
폐건물이 하나 있더라구요. 저도 이전에는 그냥 지나가다 무심결에
몇 번 지나치면서...그냥 흔한 폐건물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실은 거기 국정원 조사실이 있더이다. 처음 기관에서 전화가 왔을 때
저보고 어느어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어디까지 와라 그럼 우리가
기다리고 있겠다. 그런식으로 전화가 왔고
막상 그 오라고 한곳까지 가서 다시 전화를 해보니 바로 그 건물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고...거기 시커먼 철문같은게 하나 있었는데
비밀번호를 누르라고 해서 가르쳐준대로 눌렀더니만...
뜻밖에도...그 폐건물 한쪽 구석이 실은
‘국정원 조사실’이었던겁니다
여하튼 그렇게 생전 처음 들어가본 국정원 조사실
막상 들어가보니 일반 사무실 같은 공간 한쪽에
그때 제가 나이 20대 후반이었는데 저보다 한 너댓살정도
많아보이는 누나가 하나 있었고
제게 차 한잔을 대접하며 한쪽 테이블 의자에 가서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고는
그리고 절 한참을 아래위로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훑어보더라구요
나중에 조사하시는 수사요원은 별실에서 나와서 절 데리고 들어갔지만
그때까진 일종의 대기실 같은 사무실 공간에서 기다렸던건데
그 누나는 그러니까 그 조사실에서 사무를 보는 여직원이었던거고
그 저보다 너댓살 많아보이는 누나가
절 한참동안 한심스럽다는 얼굴로 쳐다보던거
솔직히 아직까지 못 잊는 눈빛입니다...그 여직원 누나 보기엔
제가 진짜 무슨 한심한 골수 OO이나 운OO 똘마니 쯤으로 여겨졌던건지
아니면 그냥 철없이 사고친 일개 네티즌으로 보였던건지
여하튼 그렇게 국정원에서 조사받은날
그 조사실 사무보는 여직원 누나가 한참을 절
한심스럽게 바라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헌데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기억도 그리 좋지 않은판에
국정원 수사관까지 하던 여자라니...
처음엔 그런면 때문에 좀 떨떠름하기도 했고
게다가 그녀는 키도 저보다 좀 큰 키였고
얼굴은...원형보다는 사각에 좀 가깝다고 해야하나요
여하튼 길고 넓적한 턱에 엇비슷한 길이의 이마
대체로 미인에선 거리가 먼
그런 스타일의 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그렇게 자살직전에 있던 여자를
극적으로 구해주고...게다가 오갈데없는 그녀를 거두게 된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어찌어찌하다보니 결국 그런 관계로 발전을 하게 되더군요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녀는 그렇게 오갈데없는 처지로 저희집에
장기간 체류하는 상황이 되었고
저는 저대로 그렇게 나이 30대 후반이 되도록
장가도 못가고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란걸 그녀가 차츰 알게되면서
차츰 그런 정분의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청혼은 제가 먼저 했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
그냥 저랑 함께 사는게 어떻겠느냐고 했고
그녀가 처음엔 좀 망설이는 듯 하다
결국 저를 받아들이더군요
사실 제 입장에선...그 정도도 감지덕지라 생각했습니다
비록 그렇게 결혼까지 약속한 직장동료와
혼인신고까지만 하고 정식 결혼식은 못 올린 여인
그러나 이미 그 남자는 죽어서 외형상으로는 미망인인 상태인
젊은여성...뭐 이 정도면 제 주제에 감지덕지라 생각하고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한것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제 마음을 받아주자
뛸듯이 기뻐했지요
사실 그녀가 혼인신고만 했고 결혼식은 못 올려본 여자란걸 알기에
기왕이면 조만간 좋은날 잡아서
양쪽 아는 친구든 동료든 초청할만한 사람들 다 초청해서
정식으로 근사한 결혼식도 올리자고
그녀에게 제안했습니다
그녀가...감격의 눈물을 흘리더군요
어떻게 보면 그녀 역시 한때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예비시댁에서도 나오게 된 상황에서 절망의 끝자락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것만 같이 극적으로 제게 거두어진 여자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찾은 셈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그녀를 안았습니다
솔직히 전 내심 궁금하기도 했어요
어쨌든 그전에 그 같이 국정원에서 수사관으로 일하던 남자와
결혼약속까지 하고 혼인신고까지 올렸다면
그럼...관계도 가졌었는지
하지만...그런건 괜시리 물어봤자 저만 좀스런 남자 될것같고
어차피 제 입장에서 이 정도면 감지덕진데 그런걸 뭘 따질필요가 있나
게다가 아내가 한때 사랑했던 그 남자는 이미 이 세상 사람도 아닌데
그런거 따지는거 아무런 의미 없다고 생각하고
그저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뜨겁게 그녀를 안았습니다.
그렇게 아내를 품에 안고
뜨겁고 격렬한 정사를 처음으로 나눠보았습니다
헌데 그 뜨거운 정사가 거의 마무리되어갈때쯤
저도 대충 가쁜숨을 내쉬며 그쯤에서 쉬려고 할 때
아내가 뭔가 이상한 신음소리 같은 것을 냈습니다
처음엔 그저 정사의 느낌을 마치고 나오는
흔한 여인의 신음소리려니 생각했는데
이런 소리를 아내가 내뱉더군요
‘선배...’
선배...???
일단 그건 아내가 저를 부르는 호칭은 아닙니다
일단 나이차이도 열 살차이지만
그런 사연이 있어 자살하려는걸 직전에 구해준 저와
동거상태에 들어가고 이후에도 한동안
아내는 아직 제가 어색함인지 보통 저를
그냥 ‘아저씨...’라고 불렀는데
아직 제게 ‘여보’나 ‘자기’ 같은 호칭을 쓰지도 않는 그녀가
내뱉은 정사 말미의 신음소리
선배...
일단 정황상 아내가 선배라고 부를만한 사람은
그 여하튼 국정원에서 함께 수사관으로 일하다 사고로 죽었다는
그 사람 외엔 아내가 ‘선배’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아내가 저나 그 남자 말고 다른 사귀는 사람이 또 있지 않는한 말이죠
헌데 저와의 관계를 마치고나서 선배....라니...
일단 전 처음엔 그저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했고
또 제가 순간 뭘 잘못들었을수도 있겠거나 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헌데 아내는...
저와 관계를 갖고나면 꼭 말미에
그리고 뿐만 아니라 그러고보니 이따금은 잠꼬대로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선배...보고싶어요...’
뭐...처음엔...
그런대로 이해해주려 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한때 사랑해서 사실상 혼인신고까지 하고 식만 올리지 않은
그런 사이였고
심지어 그렇게 죽은 선배를 못 이겨서 요즘 세상에
그 선배의 시부모님댁 귀신이라도 되려했던
그런 여자 아닙니까
그렇게 뜨겁고 애틋하게 사랑했던 사람인데
심정이 오죽할까
잠꼬대든...저와 관계말미에 내뱉는 신음소리든
그냥 다 이해해주려했습니다
그러기를 몇 번이었을까요
아내가 실수를 뒤늦게나마 깨달은걸까요
그날도 그렇게 저와 관계를 마무리한뒤 습관(!)처럼...
선배...를 부르다 그만 실수를 깨달은것인지
기겁하며 스스로의 입을 막으며
당황한들 절 부르더라구요
‘제가 지금...뭐라고 했었냐’구요...
순간 전...
솔직히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지
쉬이 판단도 되지 않았지만
솔직히 한밤중에 피곤한데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껏 그래왔듯 대수롭지않게 넘어가려 했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체 시미치 뚝 떼는 반응을 보이자
아내는 일단 제가...그녀의 소리를 듣거나 알아채지 못한걸로
판단했는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자리에 눕더군요.
전 씁쓸한 표정으로 그렇게 잠을 청하는 아내를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허나...
아내의 그 버릇...쉽게 고쳐지는게 아니더이다
그것도 공교롭게도...특히 저와 관계를 갖고나면 그 말미에
내뱉는 외마디소리...선배...
후우...이걸 내가 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하나
(* 아닌말로 저와 관계를 가지면서 그 죽은 선배와 하는
상상이라도 하고있단말인가...아니면...내심 저랑 하는게 아닌
그 선배랑 하는거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그런 심리의 표출인가
씁쓸하고 착잡하게...하지만 그래서 더 이상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어느날 밤...그날은 그냥...관계를 가진 것은 아니고
화장실을 가기위해 나갔다 들어오는데
아내가 불현 듯 저를 뒤에서 와락 끌어안더라구요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더이다
미안하다구...잘못했다구...
그제서야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것인제
아무리 그래도 열 살많은 남편인 내가 바보도 아닌이상
그것도 그렇게 관계 말미에 또는 이따금 잠꼬대로
부르는 선배...소리를...
눈치 못채진 않았을 것 같다는 판단을
그제서야 한 것인지...
이렇게 묻더군요
자신이 혹시 관계도중에 이상한 소리 하거나 그러지 않았냐구요
후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전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시미치 뚝 떼기로 했습니다.
‘응 ? 무슨소리 ? 이 사람이 뜬금없이 대체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그냥 자’
솔직히 제가 무슨 그렇게 대인배도 아니고
(* 솔직히 자기여자가 관계를 갖고나서 말미에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의
이름이나 호칭을 부를 때...참을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될지 심히 궁금합니다)
다만 공연히 그런거 일일이 따지고 넘어가는게
귀찮기도 하고...좀스러워 보일까 우려도 되고 해서
그냥 넘어가려 한 겁니다
또 이런 상황에서...그래도 아내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지
그런식으로 물어오는 상황에서
제가 어찌 대처하는게 현명할지 판단도 제대로 되지 않았구요
그래서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든 시치미 뚝 떼는 방식으로
나가기로 한겁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마냥
‘갑자기 무슨소리야 ? 나 피곤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자.’
대충 이런식으로 나왔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내는 미안한 마음에 그럤던걸까요
새벽부터 부엌에서 뭔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보니까 아침을 진수성찬처럼 준비해 차려놓았더라구요
헌데 전 원래 아침은 거의 안먹거나 빵 한조각 정도로
간단히 때우는 편이고 또 아침엔 출근해야하기 때문에
한가하게 그런 진수성찬 같은 아침을 들 시간도 없습니다
그래도 아내는 미안함에 ‘기껏 차려놨으니 먹고가달라’ 신신당부해고
전 아침부터 아내와 괜한 감정싸움을 하고싶지 않아서
내키지 않았지만 적당히 먹어주는척 밥 한그릇이라도
적당히 비우고 출근준비를 서둘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아내의 저를 대하는 태도도
확실히 제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는 그런 모습이
보이긴 하더이다
- 성관계를 하면서 죽은 옛날애인을 불렀다는 죄책감에
매일같이 차려주는 진수성찬이라면...이것도 뭐 그런대로
살아볼만하다는 생각도 들긴 하더군요 ^^;;
허나...
아내에게 진심 미안한 마음이나 죄책감이
있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내의 그 버릇...성관계를 마치고나면 꼭
‘선배...’를 야릇한 신음소리와 함께
부르는 그 버릇은...
쉽게 안 고쳐지더이다
그리고 아내는 그때마다 혹시 내가 눈치챘나 싶어
거듭 전전긍긍하며 미안해하고
그러면서 또 다음날 진수성찬까지 시켜주고
심지어 어떨때는 저녁에 직접 자신이 목욕까지
시켜주겠다고 나오더군요
너무 유난떠는 것 같아서 제가 그렇게까진
안해도 된다고 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그 아내의 괴상한 신음소리에 대해선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뭐야 ? 대체 무슨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 거 참...
사람 피곤한데...그만 자...’
이런식으로 그야말로 영문을 모르겠다는 사람처럼
늘상 나왔기 때문에
아내는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는 하면서도
여전히 그 문제를 제가
눈치 못챘는줄 알더이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라는게요
이런 비유를 해본다면 어떨까요
혹시 댐에 물이 차근차근 채워지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습니다
- 듣기로는 그러다 댐이 어느순간 물의 무게를 못 이기고
터지는 순간이 있다는데 그걸 임계점이라고 한다고 하던가요 ?
여하튼 임계점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저는 저 나름대로...분노가 조금씩 치밀어 오르긴 하였습니다
솔직히 처음부터 아내의 그 이상한 신음소리를
알면서도 모른체한건
제가 진짜 대인배라서 그런건지
아니면...아내가 제 품에서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찾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소리 못하는 천하 바보 병신이라 그런건지
아니면...그냥 정말 제가 게으른 X이라서
귀찮아서 그런 사소한거 일일이 따지기 싫어서 그랬던건지
이 부분은 정말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느쪽이 되었던...전 그 아내의 이상야릇한 신음소리를
계속 참아주고 있었고
심지어 아내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도
정말 영문을 모르는 사람인양...아내가 그런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뱉는다는걸 전혀 모르는 사람인양
시치미는 계속 뚝 떼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미 어느순간부터는
아내에 대한 분노와 실망의 감정이
조금씩 차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그런걸 보면...생각보다 눈치없는 여자인 것 같기도 해요
제 화가 폭발하기전에...
알아서 자제했어야 하는건데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체 일부러 시치미 뚝 떼고
그냥 넘어가주었으면
그렇게 알아서 자제를 했어야하는데
밤마다 그렇게 제 품에서 ‘선배’를 찾는 아내의 모습은
기어이...
절 참을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임계점이 터진거죠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하루는
아내가 화장실에라도 가는지 밤에 잠시 자리를 비운새
방의 불을 켜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의아해하는 반응을 보며 들어서는 아내를
바로 나꿔챘지요
그리고 따졌습니다
‘사람이 좀 아무것도 모르는체 시치미 뚝떼고 있었으면
좀 알아서 자제하는 맛이 좀 있어야지 !!!
그래 니가 날 이런식으로 기만을 해 !!! 이런식으로 날 우롱을 해 !!!
그래 말 나온김에 하나만 묻자
도대체...내 품에 안겨서 그 X 이름을 부르면서...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한거냐 ?
나랑 하면서 머릿속으론 그 X이랑 하는 상상을 했던거냐 ?
아니면 관계를 나누는 대상이 내가 아닌 실은 죽은 니 전남편이길
바랬던거냐 ?
도대체 뭐냐 너 !!!’
그제서야 아내는
내가 모든걸 다 알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시치미 뚝 떼고 모르는체 넘어가준거란걸
깨달은 듯 하더군요
아내는 그제서야 기겁하며
잘못했다고 싹싹 빌며 울고 있었지만
이미 폭발해버린 제 화를 진정시키기엔
이미 시간이 늦어 있었습니다
미친 듯이 그 자리에서 아내를 두들겨 팼습니다
발길로 걷어차기도 하고 마구 때리고...
그래도 분이 안풀려 아내를 집 밖으로 끌고나와
계단 밑으로 던져버렸습니다
아내가 고통을 느끼며 혼절을 하더군요
잠시후 신고를 받은 앰뷸런스가 달려왔습니다
아내가 그때...임신중인걸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아직 임신 초창기로 2개월이 채 안된 상태였다하네요
허나 그런 상태에서 그 난리가 벌어졌으니
당연히 아이는 유산되었지요
그러고보면 제가 아내와 동거에 들어간지는 이미
2-3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시점이고
아내의 국정원 시절 수사관 동료였다는 그 사람이 죽은건
이미 최소한 6개월 이상이 지난 일이니
이미 반년전에 죽고없는 사람의 아이일리는 없고
영락없는 제 아이이긴 한데...
허나 오히려 그걸 깨닫고 나니 기분이 더 묘해지더군요
어쨌거나
머릿속으로는 제가 아닌 그 사람과 하는 상상을 하며
가졌을 관계
그런 아내의 심리상태에서 생긴 아이임을 생각해보니
기분이 더 이상해지더이다
내 아인건 맞는데...
웬지 내 아이이면서 내아이가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막상 뒤늦게나마 아내의 임신사실을 알고
그 아이가 유산되었다는 사실까지 알았을때도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폭행죄로 구속되었고
아내는 제 곁을 떠났습니다
하긴...그 난리가 벌어진 이상...
솔직히 조선시대 여자라도 그 난리를 겪었으면
양반집 규수라도 그런 수모,굴욕을 견뎌내진 못했을것입니다
어쨌든 그 난리가 벌어지고 나서도 계속
결혼생활을 지속할 생각이 들만한 여자는
거의 없을거란 이야기죠
생각해보면 아내는 그때까지 아직 저하고는 정식 혼인신고도 안한채
동거만 하고있는 일종의 사실혼 관계였으니
외형상으로는 아직 그 혼인신고까지만 올리고 결혼식은 못올렸다는
국정원 동료의 미망인...그 신분 자체는 변한 것이 없네요
그런 상태에서 아내는
제 곁을 떠난것입니다
지금와서 절더러
그 일을 ‘후회하냐 ?’고 묻는다면
솔직히 ‘아무생각없다’가 제 정직한 대답입니다
어쨌거나 나이 30대 후반까지
장가도 못가고 나름 힘들게 살아왔던 저한테
예기치않게 나타났던 그녀...
잠시나마 혹시 ‘인연’일지도 모른다고 엉뚱한 생각을 한
제 과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쩌면 처음부터 제게
결혼이고 연애고 여자고...
그것은 인연이 아니었던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한때나마 제 아이를 가졌던 여잔데
아깝지 않느냐고 물어보실지 모르겠지만
허나...어쨋든 머릿속으로는 그런 상상을 하면서
생성되었을 아이임을 생각한다면
나중에 제가 그 아이를
개운한 마음으로 바라볼수 있었을지조차
자신이 안 생기더군요
그냥 제가
애초부터 여자는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하고
체념하고 남은 여생을
덤덤히 살아갈뿐입니다
그저 아주 한때 제게 인연이 아니었던
과분한 여자를 만났던것이라
생각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