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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

럽이 |2006.11.16 14:07
조회 36 |추천 0

손금

박 일

우리들 손안엔 거미 한 마리 키우고 있어 촘촘하진 못해도 나름의 법칙이 있지

통과해야 할 것들은 가두질 않지
세 갈래 강줄기를 따라 헤엄치는 수많은 일상
다 잡으려하면 강바닥은 깊어지고 물살은 거칠어져

수면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큼직한 것만 잡아

나는 그것을 비움의 물고기라 부른다
어젯밤 잠결에 혼자 사는

옆집 아주머니의 비명소리를 들었어
얼른 밖으로 뛰쳐나갔지
불꺼진 창문 너머로 연신 울음이 새 나왔어
문득 그 아주머니의 그물을 생각해 보았지
너무도 촘촘했던 건 아녔을까
그래 그물을 들어올리는 중이었을 거다
그러다 강물 속으로 빠뜨렸던 거지

찬찬히 손바닥 푸른 강물을 봐 물살을 봐 그물을 봐 그리고 손을 한 번 꽉 쥐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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