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가) 네이트 판은 가끔 늘 보기만하다가 난생처음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 본 건데,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줄은 몰랐기에 좀 많이 당황스럽네요... ㅜㅜ
당연히 좋은 의사 선생님들도 너무 많은데.. (저도 이런 일이 처음이니 놀라서 적었겠지요.)
그런 좋으신 분들께 누가 될까 죄송스런 마음이 듭니다.
해주신 말씀들 감사드리고, 다른 지적해주신 얘기들도 잘 새겨듣겠습니다.
(추가) 댓글에서 예상하신 큰 유명 대학병원은 아닙니다. 혹시 오해로 관계 없는 분들께 피해가 생길까봐 적습니다. 그리고 위로를 받고 싶어 적었는데 댓글 몇개에 벌써 마음이 풀립니다. 감사합니다. 친절을 바란 건 당연히 아니고, 아무리 대단한 직업을 가진 사람도 무례하거나 권위적으로 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쓴 글입니다.
기분이 나빴던 소소한 일을 넋두리처럼 써봅니다.
(처음 글 쓰는 거라 부족함이 있어도 이해바랍니다.)
오늘 서울 도심에 있는 3차 종합병원에 어머니의 진료가 있어 따라갔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오신 70넘은 어머니의 골다공증 (내분비내과) 진료였고, 저는 서울에 살며 되도록 시간이 나면 병원 진료에 동행합니다. 보통은 연세 많으신 어르신 환자분들이 혼자 많이 와 계세요.
내분비과 진료는 보통 피검사와 골밀도 수치를 보고, 괜찮다, 약처방 반복의 몇초컷으로 끝나는데, 오늘은 어머니가 질문이 있으셨나 봅니다.
아래 대략 대화 내용,
(간결한체로 쓰겠습니다.)
의사 : 비타민 D, 칼슘 수치 모두 괜찮습니다. 약은 똑같이 처방해드릴게요.
어머니 : 지난 번에 약이 부족해서 5일 정도 못 먹는데 ..
진료 들어가기 전에도 이 이야기를 했었고, 본인이 약을 더 먹었나 보다.. 이런 말씀을 하셨음. 이 말을 한 의도는 6개월 마다 진료가 있는데, 약이 또 부족할 수 있으니 넉넉히 처방해달라 + 덜 먹었는데 괜찮을까 걱정.
그런데 의사는 의약분업 때문에 우리가 약이 잘 나가는지 확인 할 수 없으니 다음부터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잘 확인하라는 말을 함. 너무 당연한 소리고, 약국에서 약이 덜 나왔다고 생각도 안함. 그런데 이 말을 두 번이나 길게 반복함. 의약분업을 강조하며... 그걸 누가 모르나 싶었지만 말하는 동안 그냥 들었음.
대화는 이게 다고 그렇게 진료가 끝나려 하는데,
어머니 : 그런데 제가 신장과 관련해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정말 어딜가나 공손한 말투심..)
그리고 어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의사가 말을 끝음.
의사 : 신장은 신장내과, 00은 00내과에 가서 물어보셔야해요. 여기는 (~)
어머니 : 그게 아니라 신장이 (말 자르며)
의사 : 과가 다 따로 돼 있다구요. 여기는 내분비과고 신장은 신장내과에 가서 물어보세요.
어머니 : 아니 전에 선생님께서,
의사 : 제 말 끝까지 들으세요. (자기 말을 끊고 어머니가 말했다고 생각했는지 살짝 역정내며 책상위에 손가락질까지 하며 자기 말을 들으라고 강조함. 그리고 다시 똑같은 말을 함.) 신장은 신장내과에 가서 물으시라구요. (비웃는 표정으로) 지금 제가, 똑같은 말을, 세 번씩이나 반복 하고 있는 거 아세요? (원래 눈이 웃는상이기도 함.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정말 무례한 말투였음)
참다못해 내가 끼어들어 속사포로 설명함.
나 : 전에 선생님께서 피 검사 결과를 보시고 어머니께 신장 수치가 심각하니 신장내과에 가서 진료를 보라고 하신적이 있으세요, 그래서 여쭤보시는 거 같은데,
(지금 생각났는데) 그제서야 슬쩍 컴퓨터 화면을 봄.
(이 의사가 몇해전 신장 수치가 많이 심각하다며 신장내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권유해주어, 어머니가 신장내과에서 관련 검사를 다 한 적이 있었음. 일시적으로 신장이 안 좋았던 것인지, 당시 신장내과에서는 검사 결과 당장 약을 먹는 등의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었음. 그 후 몇년이 지났기에 어머니는 신장 수치가 그때처럼 다시 심각해지거나 하진 않았나 궁금하셨나 봄... 대형 병원에서는 서로 원래 진료도 연계해주고, 이 내분비내과에도 순환기내과에서 골다공증 수치가 심각하다고 해서 오게된 거임. 물론 신장 수치를 내분비과에서 다 알려고 하는 것은 아님. 궁금하면 당연히 신장내과 검사를 다시 다 해야 맞음. 어머니는 진지하게 신장이 걱정되거나 신장검사를 하려던 게 아닌.. 지난번에 보였던 거 같은 눈에 띄는 수치 변화는 없는지 정도를 물어보고자 했던 거 같음)
나: 지금은 수치가 심각한 건 아니죠?
의사 : 조금 낮긴한데.. 여기서는 자세히는 안 보이니까 신장내과에 가서 (~~)
그렇게만 처음부터 말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결론은 어쨌든 아무튼 신장내과에 가서 물어봐야 한다며, 그 뒤로도 말귀 못알아듣는 환자들을 대하는게 너무 싫다는 표정으로 자기 말을 반복했고, 나는 알겠다고 하고 바로 어머니를 모시고 도망치듯 진료실을 나옴.
나중에서야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전에 혼자 왔을 때 진료실 문이 조금 열려 있을 때 봤는데, 어머니 또래의 한 여자 환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부터는 여기 오지 말고, 다른 의사한테 가세요.” 라고 말했고 그 환자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고함.
그때 속으로 좀 놀라며 의외라고 생각하고 지나갔다고 하심.
당연히 병원에는 진상 환자도 있음. 그리고 종합병원일수록 특히 내과는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나이드신 어르신들임.
비록 어머니의 질문이 틀린 것일 수 있다하여도, 환자가 하는 질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문장도 제대로 안 들어주면서, 자기 말 자르는 것에는 참을 수 없다는 듯한 그 태도가.. 너무 거만해보였음.
내가 없었다면 어머니께 더 심하고 무례하게 대했을 수도 있겠다싶은 마음도 들어 속상하고..
전에는 그렇게 나쁘게 보인적이 없었는데 (나이도 많고 경력도 많은 의사임) 그동안은 늘 진료가 빨리 끝나서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오늘만 유독 컨디션이 안 좋았을까.. 환자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라기엔 오늘 오후 진료만 있었고 우리가 진료 개시 후 딱 두번째 환자였음.
어머니와는 이참에 잘 됐다며, 그 동안 굳이 내분비과까지 서울로 병원을 다닐 필요는 없었는데 지방으로 병원을 옮기자고 말하며 기분 좋게 헤어졌지만, 어머니를 집에 보내고나니 더 속상한 마음에 여기다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