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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대한 원망

ㅇㅇ |2023.06.01 22:08
조회 1,253 |추천 1
20대에는 안 그랬는데 30대 초에 막상 결혼할 나이가 되고, 좋은 부모란 뭘까 생각하면서 최근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급격하게 늘어났어. 이런 사람들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싶어
어릴적에 왜소하고 얼굴도 못생겨서 나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많이 낮았어.초등학교 때는 왕따도 당한적도 있고... 외모유전자가 몰빵된 동생과 비교하면서 참 스스로가 못났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
다행히도 대학와서 눈도 좀 하고, 무엇보다 군대가서 헬스하는 버릇을 들이면서 왜소하거나 키작다는 소리는 거의 못들어본 것 같아. 대학 가기 전까지는 부모님을 굉장히 원망했는데 군대 다녀와서는 좀 줄어들었어.
그러다 최근에 부모님이랑 술 마시면서 알게된 사실이 있어. 사실은 동생을 더 편애하셨다고 고백하시는거야. 그러면서 사랑을 덜 받았지만 지금 아주 잘 컸다고 하시더라?
초등학생 때 떠오르던 기억들이 있어.. 나와는 비교되는 동생의 화려한 생일잔치, 방에서 숨죽이면서 울고있는 나... 그래도 그러려니 하면서 애써 부정하려고 했지만, 사실은 편애를 하셨던게 맞았던거지.
중학생 때는 엄마의 바람을 알게되었어.. 새벽에 몰래 발코니에서 다른 남자랑 통화하는걸 엿들었고, 화가 난 나머지 엄마를 몰래 따라나갔어. 새벽에 그 상간남 차에 올라타더라 ㅋㅋ 
나는 가정이 무너지는걸 지켜볼 수 없기에 그 남자를 협박하려고 야구배트를 들고 나갔어. 그 남자는 키도 190이었고, 나는 당시에 왜소했는데 아빠를 떠나는 엄마가 너무 싫었고 그 상간남을 증오하면서 그 남자 차에 올라탔어..
근데 어린 내가 할 수 있는거 없었고 나는 잠시 있다 차에서 내렸어. 엄마는 그대로 그 남자 차 타고 떠났고 며칠 뒤에 들어옴. 그리고 그 이후로 새벽에 들어오는 일이 잦았고, 나는 엄마가 늦게 들어올 때마다 혹시나 어디 끌려가지 않았을까 걱정하면서 잠도 잘 못잤지. 뭐 그 남자랑 아마 술 쳐마시고 다녔을듯...
난 대학 들어오면서부터 20대 내내 연애관도 올바르지 못했어,, 자꾸 상대를 구속하고 의심하고 그런데 나 스스로는 바람끼가 있고... 20대 후반에 정말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게 되었고, 지금은 완전히 연애관을 뜯어고쳤어. 그런데 내 이런 이상했던 연애관이 중학생 때 엄마의 외도로 생겼나 싶어.. 여자를 잘 못 믿어.. 밤에 연락이라도 안되면 과거의 엄마처럼 바람피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심지어 사람은 언젠가는 떠난다는 생각이 있어서 누구든지 나를 언젠가는 배신하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살아. 그래서 친구들은 있지만 속깊은 친구는 없어. 여자친구가 생겨도 절대 힘든말이나 속내를 얘기하지는 않아.. 다들 나를 떠나갈까봐.
아빠는 나와 동생이 제대로 클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훈육없이 거의 방임하면서 살았어. 심지어군인 때는 아빠의 사업이 부도가 났어. 전역하고 돌아오니 아빠 차가 바뀌어있고, 빨간 딱지가 집안 이곳저곳에 붙어있더라 ㅋ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이 현실이 되었고, 그때는 그래도 가족이 합심해서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걸 겨우 막았지...
그 이후로 내가 부모님에게 기댈 수 없구나 절실히 깨달았고 전액장학금을 따기 위해 복학해서 정말 새벽까지 매일매일 죽도록 공부했어. 덕분에 매학기 학과에서 1~2등을 차지했고 4학년 졸업할 때까지 단 한번도 부모님한테 등록금을 손벌리지 않았어. 
그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장학금 타며 다녔고 이제 어느덧 박사과정 졸업을 앞에 두고 있어. 부모님은 열심히 산 나를 이제서야 인정하셔. 반대로 사랑많이 받고 자란 동생은 아직까지 자리를 못잡고 있지. 뭔가 쌤통이기도 해. 그런데 한편으로는 은연중에 경제적으로 자신들을 부양해달라고 하셔... 박사과정 월급이 많지는 않은데, 어버이날 때 돈을 바라는 모습을 보니 좀 정 떨어지더라.
박사과정 말년차가 되니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게 돼. 그리고 졸업하면 결혼도 할텐데나는 누구와 결혼하게 될까? 내가 아빠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 혼자 지내면서 나의 민낯과 과거를 처음 돌아보는 것 같아.
그러면 그럴수록 자꾸 내 유년기가 떠올라.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점점 커지고, 부모님이 과거에 잘못했던 것들이 너무 눈에 밟혀.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기 위해 장학금 따려고 정말 열심히 살았던 지난 20대, 바빠서 돌아보지 못했던 나의 과거들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밥 먹이고 재워주셨던 부모님인데,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 애증이 자꾸 교차하고 힘들어..
이런 감정이 드는 사람들이 많을까? 다들 유년기에 고충 하나쯤은 있었던걸까? 과거의 안좋은 기억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궁금해
지극히 개인사라 다른 사람한테 풀어놓지도 못하겠고 익명의 힘을 빌려 인터넷에서라도 하소연해봐 ㅜㅜ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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