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이야기는
pc통신 하이텔에서 채팅실이라던가 동호회 열풍이
젊은 세대에게 한참 일었던 시기니
그러니 대충 90년대 중반
그러고보면 어이구...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네요
일단 간단하게 저희집 소개를 하자면
그러고보니 저희가 강남 40평 아파트 살던 시절이니
아직 몰락하기 전이구
아버지는 아직 대기업에서 부장급으로 일하실때고
어머니는 서울대 간호학과를 나오신뒤
서울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30년 가까이 재직하시다가
특수 장애아(자폐증,지체장애,선천성 심장병,뇌성마비 기타등등)
들을 가르치는 장애아 특수교사 출신 자격으로
사단법인 한국 장애아 특수교사 협회 상임고문으로
재직하시던때 일입니다
군더더기 이야기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그때 아버지가 여자친구(...)가 생기셨어요
아버지의 새 여자는 그때 저보다 두 살인가 위인 누나로 알고 있었는데
아버지와 그 여자가 어찌 만나게 되신건지
그 곡절까지는 제가 알수 없어도
아버지가 문득 그런 제안을 하시더라고요
아버지가 사귀는 그 여자분을
사실은 제가...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여자인걸로 하고
우리집에서 같이 살게 하면 안되겠느냐고...
글쎄요 대체 그때 아버지와 그 여자분
혹은 그 여자분에게 어떤 개인적인 곡절이 있었던것인지는
제가 아버지나 그 여자 당사자도 아닌이상
구체적인 사연과 곡절은 알수앖는거고
졸지에 그렇게 아버지의 제안을 제가 받아들여서
아버지의 여자친구를...제가 집으로 데려와 사는
모양새가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애초에 아버지와 기획을 짠대로
제3의 장소에서 그 여자분을 아버지 소개(?)로 만나서
아버지는 먼저 귀가하시고 저는 대충 저녁 늦은 시간때쯤
제가 사귀는(...)여자라고 해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어머닌 그때 순진하게도
제가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여자라고 하니
그걸 곧이 들으시는둣 하시더군요...
그때 그러고보면 저희집이 강남 40평 아파트
방이 네 개을땐데 일단 하나는 아버지,어머니가 쓰시는 안방
다른 하나가 제방
그리고 또 다른 하나를 아버지와 제가 공용으로 쓰는
서재...대충 그렇게 만들고도
여분의 방이 하나 더 남아도는 그런 모양새였던건데
그럼 누가봐도 상식적으로 별개의 여분의 방에서
그 여자분을 지내게 하는게 합리적일텐데
아버지는...결혼을 전제로 해서 사귄다고 했으면서
다른방을 쓴다고 하면 네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테니
둘이 한방을 쓰라고 하셔서...
결국...시키는대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저와 저랑 두 살차이 나는 그 여자분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거죠
말씀드렸다시피 아버진 그때 아직 대기업에서
부장급 간부로 재직하실때고
어머니도 서울대 간호학과를 나오셔서 서울대학병원 간호사와
장애아 특수교사등을 역임하신뒤
한국 장애아 특수교사 협회 상임고문을 하실때라서
어머니도 역시 직장을 갖고 출퇴근 히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땐 이미 대학생일때니까
아버지,어머니 다 출근하시고 저도 학교가고
그러면 40평짜리 강남아파트에
그 여자분 혼자 남게되는
그런 상황이 되었죠
그러고보면 일단 아버지,어머니 출근하시고
저 학교가고나면
40평짜리 아파트에 그녀 혼자 남게되어
많이 심심하겠구나 하는
우려(?) 정도는 저도 들긴 했습니다
여하튼 제가 학교에서 돌아오기전까진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그녀
또 설사 제가 귀가한들
아버지의 여자인 그녀와 제가
노닥거릴일이 있겠습니까, 어울릴일이 있겠습니까
아무리 아버지 덕분에 졸지에
룸메이트(?) 생활을 하게되었어도 그렇지
게다가 설사 아버지가 퇴근하신다 하더라도
일단 그렇게 자기 애인인 그녀를
제 (그것도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여자친구인 것 마냥
그렇게 집으로 들어와 살게 한거니
그 관계를 들킬 우려때문에서라도
퇴근하셔도 집안에서야 대놓고 연애는 못하는거죠
말을 안해서 그렇지
난감하고 애매하고 아슬아슬한 상황들이
한동안 많았습니다.
게다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실 이때는 어쨌든 아버지도 50을 넘겨서
직장에서 정년퇴임을 얼마 안 남긴 시기라소
사실 아버지도 한참 잘 나가시던 70-80년대에는
출장도 자주 다니시고 외국도 나가시고 하시던 분이었는데
그런게 90년대 들어선 그전에 비해
많이 뜸해졌다 그런게 제게도 느껴졌습니다
반면 서울대 간호학과를 나와 서울대 병원에서
30년을 근무하신 어머니는
오히려 연세가 드실수록 그 바닥에서 더 인정받는 분위기인지
특히 그 무렵엔 장애인 특수교사 협회 상임고문이 되신후엔
그 관련해서 지방에서 세미나라던가 행사
경우에 따라선 그 협회 대외협력 차원에서
일본은 물론 중국이나 대만 심지어 미국이나 유럽까지
장기출장 가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아버지보단 어머니가 집을 비우는 때가 많아지던
그런 시기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저나 아버지가 하교,퇴근하시기 전까진
넓은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그녀
심심해서일까요
하루는 문득 제게 그런 부탁을 하더라구요
전혀 뜻밖에
자신도 pc통신을 해보고 싶으니
혹시 아이디를 빌려줄수 없냐고
사실 그때(90년대 중반)가
특히 10대-20대들 사이에서 하이텔이니 나우누리니 하닌
pc통신 매체가 한참 붐일떄고
저도 그런 이야기를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들어보긴 했기에 호기심이 생겨
집에 원래는 리포트 작성용으로 사놓은 컴퓨터를
프로그램 깔고 정식으로
pc통신을 시작해보던 때이긴 합니다
흔히 그렇듯 저도 pc통신에서
동호회나 채팅 또는 게시판 활동등에
한참 재미를 들이던 때인데
저같은 경우엔 동호회는
몇몇 게임 동오회하고...그리고 제가 원래 어릴때부터
삼국지,초한지 같은 중국 고전소설에
관심이 많았기에
중국사 동호회란데 가입을 하기도 했고
그리고 통신사랑모임이라고...성격이 거긴 좀 애매한 곳이었는데
일단 컴퓨터 관련 동호회라기 보단
그냥 pc통신쪽에 관심 좀 많고 그에 관한 전문지식이 좀 있는
그런 통신인들끼리 교류 나누는...
전문성보다는 친목 성격이 강한
글자그대로 ‘통신 친목 동아리’ 였습니다.
여하튼 그런 동아리 가입해서 게시판 눈팅을 한다던가
채팅실에서 노닥거린다던가
그런데 한참 맞들일때인데
글쎄요...같은방 쓰던 그녀가 때론 밤늦게까지
pc통신을 하는걸 지켜보다 자연스레 관심이나 호기심이
생겼던걸까요 ?
사실 그때가 한참 젊은 세대에게 pc통신 붐이던 때이긴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집에 컴퓨터 있고 거기에 pc통신까지 할 정도면
어느정도 먹고 살만한 집이어야 가능한 일인데
일단 제가...당시 저보다 두 살많은 20대 중반인 그녀의 구체적 전력은
그건...아버지가 알지 제가 알수있는건 아니에요
게다가 아버지 애인인 그녀에게 제가 딱히
그런데 관삼가질 이유는 없으니 물어볼일도 없었고
여하튼 중요한건
그녀가 어떻게 pc통신이란걸 알게 되었는지
- 저 하는걸 보고 알게 된건지 그전부터 그런 매체가
있다는 것 정도는 들어본거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부탁의 요지는 그거더이다
낮에 심심할 때 자신도 하이텔이라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
아이디를 발려달라...고요...
처음엔 전 뭐 그리 큰 문제야 있겠나 싶어
그리고 어차피 그녀 혼지 넓은 집에서 낮에 심심할테니
그래도 그 정도 아량은 베풀어줄수 있는 몸이라서
흔쾌히 허락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일단 그녀는 처음엔 동호회나 게시판 활동 같은걸 한건 아니고
좀 특이하게 ‘wed’란 서비스를 이용한 듯 하더군요
- 여성이니까 뭐 자연스레 그런데 관심있겠다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아버지의 애인’이지만 법적으론 미혼인 그녀가
대체 왜 그 무렵에
하이텔에서 그런 정보를 이용했는지는
제가 그녀가 아닌이상 그녀의 심리까지 파악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wed서비스란곳이...굳이 비유하자면 지금의
인터넷 홈페이지 비슷한 개념이긴 한데
다만 pc통신에서 그런류의 서비스는 지금의 홈페이지와는
많이 다르고 무엇보다 간결하고 허술해서
일단 wed라고 한다면 일단 그런
결혼,연애관련 정보도 올리고 업체 홍보도 하고 대충 그런곳에고
가입한 회원들끼리 게시판에 글도 올리면서
교류도 나누는 그런 분위기의 공간이긴 한데
그녀가
(실화가 아닌) ‘가상 신혼일기’를 그곳 게시판에
올린 사실을 알게된게 몇 달후의 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실제가 아닌 ‘가상’의 이야기를
거짓으로 꾸며서 글을 써서 wed란에 올린거죠
그것도 이미 결혼을 한 신혼주부란 전제하의 신혼일기를...
하루는 제가 그날 일찍 학교에서 와서 집에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그리고 절 찾더군요...그러면서 무슨 결혼정보 업체라면서
무슨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하길래 황당했는데
그녀가 자신을 찾는 전화라면서 바로 바꿔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진상이 어찌된거냐면
그녀가 제 아이디를 빌려서 wed 게시판에 글을 올린거고
그러니...해당 이벤트 업체에선 그게...
그녀가 아닌 제가 올린 가상 신혼일기인줄 알고
절 이벤트 당첨자로 뽑은겁니다
이벤트 내용은 대충
근 몇 개월 이내에 wed 게시판에
자신의 결혼이나 연애담을 올린분들중 추첨을 해서
상을 주고 경품을 주는 대충 그런 이벤트였습니다
일단 저...아니 그녀가 제 아이디로 올린 결혼이야기는
이벤트에서 1등은 아니고 2등으로 당첨된 모양인데
경품은 고급호텔 2인 뷔페 이용권이었습니다
참고로 아마 1등은 3박4일 해외여행 항공 이용권이었을겁니다
어쨌든...그녀가 제 아이디로 (실화가 아닌)
‘가상 결혼일기’로 올려서 당첨된 이벤트...
근데 그다음부터 본격적인 문제가 시작되더군요
일단 해당 경품은 제 이름으로 올라간거니 제 이름으로
저희집 주소로 호텔 뷔페이용권이 당도하였습니다
헌데 막상 그러고보니
그 2인용 고급호텔 뷔페 이용권을 사용할 사람이 없는겁니다
일단...
아버지랑 그 여자 두분 연애하기 딱 좋은 경품이긴 했는데
그래도 눈치와 분위기상 저와 한집에 사는 상황에서
둘이 같이 그 뷔페 이용하긴 난감한거죠
- 게다가...눈치 채셨나 모르겠지만 그 ‘가상 결혼이야기’
는 그나마...아버지와 그 여자의 결혼...혹은 연애담을 다룬것도 아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용이
두 살 연하 남자와 결혼해 사는 신혼주부 이야기
그러니까...저와 그녀가...가상의 부부인걸로
그런 가상설정을 해서 ‘가상 결혼 이야기’를 써 올린거더라구요
그래서...그녀가 제 아이디로 올린글로 인해 제가 당첨된거고요
그러니...
그녀가 아버지도 아닌 저하고의 ‘가상 결혼 이야기’를 올려서
당첨되어 받은 경품으로 아버지랑
고급호텔 뷔페 가기도 여러 가지로 그녀도 난감했을겁니다
게다가...
어머니를 드린다는건 더더욱 말도 안되고...
그래서 하루는 그녀가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당신(?)이나...쓰라고...’
그렇게 퉁명스럽게 절 주더이다
뭐 저야 공짜로 고급호텔 이용권을 한 장도 아니고
두장이나 받은 셈이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습니다
문제는 제가 해당 호텔 위치가 어디인지를 몰랐던거에요
뭐 요즘은 지하철이 9호선까지 놓여져 있어서
서울시내에선 웬만한곳은 전철타면 쉬이 갈수 있지만
그땐...아직 지하철도 4호선까지 밖에 놓여지지 않았을때고
고급호텔 답지 않게 묘하게 교통 사각지대에 있는곳이라
(* 대충 남산 근처에 있던 고급호텔 생각하시면 됩니다)
게다가 저도 뭐 그래도 대학 들어가고 나선
시간이 많이 한가해져서 가끔 혼자 나들이 삼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해봤지만
초중고 12년동안은 집과 학교 외엔 거의 다녀본적 없는
나름 모범생이었기 때문에
나쁘게는 쑥맥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그때만 해도 서울에서 무슨 고급호텔을 찾아가는일이든
관공서나 여타 시설을 찾아가는 일이든
잘 몰라서 많이 헤매고 그러던 때였습니다
그래서...전철도 다니지 않고 버스도 잘 없는 그런 지대(남산 인근)에
위차한 고급호텔을
일부러 찾아간다는 것...아무리 공짜 뷔페 이용권이 생겼다 하더라도
아직 세상물정 잘 모르는 대학생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 솔직히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초중고 12년을 강남에서 학교 다니며
자란 저...그 이외 지역에 대한 지리는...하이텔 동호회 모임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그때서야 서울시내 이런져런 명소나 그런 위치 익히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 그 뷔페 이용권은 이벤트 상품이라 그런지
이용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어영부영 시간 보내다보면 이용가능 기간이 지나
기껏 그렇게 공짜로 얻은 이벤트 상품인
호텔 뷔페 이용권
이용도 못해보고 날아갈 판이었습니다
그래서...차라리 제가 하루는 지혜를 발휘했어요
실은 그때 저희학교 교수님 한분이 결혼을 하신다 하더라구요
교수님 신분인데 이제 결혼을 한다면 좀 늦은 나이에 결혼하는것만은
분명하긴 한데
그때 이미 나이 30대 중반은 넘겼고 아직 40은 안된
상대적으로 젊은 그런 교수님이시긴 했습니다.
나이가 대략 37-38세 정도
그 교수님 결혼식때 저희과 학생들도 대다수 가기로 되어 있어서
그날 전 개인적으로
축의금 대신 그 교수님 내외분께 선물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냥...결혼 축하한다면서
두분은 실제 신혼부부 맞으니까 두분 쓰시라고요
주말에 치러지는 결혼식...예식장에 도착한 저
신랑측 축의금 내는곳에 와서
차분하게 말씀드렸죠
‘OO대 OO과 학생인데 교수님께 축의금 대신으로
드리는 선물’이라고
옆에는 교수님 어머님이라는 노할머니 한분이 계셨는데
궁금하고 의아한 듯 물어보시더라구요
‘그게 뭐고 ?’ 하면서
대충 들어도 짙게 느껴지는
경상도 사투리 억양으로요
하지만 대충 봐도 이미 한참 연세드신 할머니라서
무슨 하이텔이 어쩌구 wed가 어쩌구
길게 설명해봤자 못알아 들으실 것 같아서
굳이 괜히 그런 쓸데없는 경위설명을 하느니
그냥
‘축의금 대신 교수님께 드리는 선물’이라며
강조하듯 거듭 말하고 그 뷔페이용권을
그곳에 놓고 나왔습니다
- 그러고보면 그때 이미 연세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그 교수님
얼핏 듣기론 집안에서 5남매중 막내라고 했는데...허니 그런분의 어머니라면
얼마나 연세드신 할머니인지 굳이 더 설명 안해도 대충 짐작하겠죠 ?
- 그것도 90년대 중반이 이미 그정도 연세이신 할머니인겁니다
여하튼 그래서 pc통신이 뭐 어쩌구 저쩌구 말해봐야
무슨 이야긴지 못알아들을 것 같아서
그냥 ‘축의금 대신’ 드리는 선물이라고 하고 나온겁니다
-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새삼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그때 그 교수님 그래서
그 고급호텔 뷔페 이용권...결혼하신 신혼의 사모님과
제대로 이용 하셨을련지요...
(* 이 내막을 지금이라도 알면 까무라치지나 않으실련지...)
진지하게 그녀에게 한번
따지긴 했습니다
도대체 당신이 뭔데 이런 말도안되는 장난을 치냐구
언제부터 내가 당신 남편(...)이었냐구
그리고 어떻게 내 이름으로 하이텔을 쓰면서
wed란에 글을 올리면서 당신이 마치 내 아내이기라도 한양
그런 ‘가짜’ 신혼일기를 써서
상까지 탈수 있는거냐구
그녀는 이런 저의 진지한 항의에
대꾸는 없이
대신 사뭇 귀여운(...) 표정까지 지어보이며
혀만 살짝 낼름 내밀어 보이더이다
뭐 그래도 여기까진
그래도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넘길수야 있었습니다
헌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지도 못한 진짜 심각한 문제가 터지더군요
이해를 돕기위한 천상 약간의 타임란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우선 제가 하이텔을 시작한게 대학 1학년 여름방학때 일이고
그녀가 저희집에서 살게된게 제가 2학년으로 올라가는
그해 연초(1월)부터였습니다. - 그러고보니 전 겨울방학때였군요
그녀가 낮에 집에서 혼자 심심하다고 해서
하이텔 아이디라도 빌려줘 그녀가 그런거라도 하며
시간을 보낼수 있게 해준게 그 한두달 뒤의 일이고
그녀가 하이텔 wed란에 ‘가짜’ 신혼일기를 올려 상을탄게
한 반년쯤 뒤의 일입니다
그러고보면 제가 하이텔을 시작한지는 대략 1년쯤이 지난때부터인 것 같은데
제가 하이텔에선 게임동호회라던가 통사모 혹은 중국사 동호회
그런곳에서 활동을 했다는 이야긴 아까 말씀 드렸고
다만 오프라인 모임까진 좀 내키지 않아서 한동안 그런데까진 나가지 않고
대략 게시판 눈팅이나 하고 채팅실에서 수다나 떠는
그 정도 용도로만 활용했는데
그러다 동호회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기 시작한건
대략 1년여쯤 뒤의 일입니다
헌데 그녀도 그렇게 하이텔을 하면서
활동하는(?) 동호회(...)가 있었는지
보니까 가끔 그런 동호회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했다면서
주말같은데 가끔 밤늦게 술에 알딸딸하게 또 때론
만취가 되어 들어온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만취가 되어 현관에 쓰러진 그녀를
안다시피...끌다시피 하며 제 방까지 데려다주고
옷까지 갈아입혀주고 한일이
몇 번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가끔 소위 비정기 모임에 해당하는
번개모임도 평일 오후나 저녁때 같을 때
가끔 나갔나봐요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여자가 활동(?)하는 하이텔 동호회가
따로 있었던게 아니라
실은 wed란에서 그랬던거와 마찬가지로
동호회에서도 제 이름으로...마치 제 아내 행세를 하며
- 그러고보니 전 그래도 가끔 게시판 눈팅만 하지 글을 올린적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녀는 게임동호회나 통사모 게시판
나중엔 중국사 동호회에까지
꽤 많은 글을 올렸더군요
그것도...마치 자기가 제 아내고 그래서 부부가 같은 아이디를
쓰는것처럼 말하면서 말이죠
뭐...그녀가 어쨌든 제 아이디를 빌려쓰는 상황이엇으니
그 여자가 제가 하이텔에서 활동하는 동호회나 들르는 서비스를
파악하는게 그리 어렵진 않았을거에요
가령...알고 계신분들이 있으셨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이텔에 보면 자기가 어느어느 서비스를 얼마동안 이용했는지
그거 확인해볼수 있는 기능이 있어요
그리고 굳이 스토커마냥 그런거까지 일일이 확인 안해보더라도
가끔 동호회 운영진에서 공지메일도 오고
회원중에 개인 메시지를 보내는이도 있었으니
그녀가 제가 활동하는 동호회를 파악하는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을것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그런 말도 안되는 장난을 치다니
웨드란에서 제 아내(...) 행세를 하며 가짜 신혼일기를 올려
상까지 탄것도 모자라
심지어 제가 활동하는 동호회 게시판,채팅방까지 돌아다니며
제 아내 행세를 하다니...
처음엔 사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어요
그러다 저도 이따금 하이텔 동호회 정모나 번개등에 참석하면서
뭔가 좀 이상하다는 낌새를
눈치채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어요
중국사 동호회에서 연말(저한텐 2학년 겨욻방학때)에 송년모임을 가졌는데
그때 대충 모임자리에서 저보다 한 대여섯살 정도 많은
형 두명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일단 한분은 그래도 채팅실,게시판등에서 어느정도는
친분이 있던분이고 – 직접뵌건 그날이 처음이지만
또 한분은 온라인상에서조차 교류가 없던
그야말로 초면인 분이었습니다
정모자리에서 함께 식사하며 술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언뜻 두분이 제게 그런 이야길 하더라구요
‘지금이 좋은때’다라면서 나중에 아이들 좀 더 크고 자라면
그땐 차라리 애기들 귀여울때가 나았다고 생각하게 될거라기에
전 일단 그 두분이 결혼한 유부남이란 사실은 알았고
그런 문제를 떠나 그냥 저보다 한 대여섯살 많은 인생선배로서
할 수 있는 흔한 충고수준 이야기려니 하고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 실은 게임동호회 번개모임에
참석해서...사실 게임동호회는 상대적으로 어린 학생들이 많았기에
같이 어울리며 – 게다가 정기모임이 아닌 비정기 번개라서
그리 큰 무게감은 갖지 않은채 그날 모임 참석한
중,고생들과 적당히 실없는 농담이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헌데 그날 번개에 참석한 게임동호회 부시삽
그러고보니 저보다는 두 살많은 누나고 여성이었는데
와서 앉더니 이렇게 묻더군요
‘그러고 다니는거 집에서 아냐’고
그리고 전 뭐 그렇게 하이텔 동호회 활동하고
또 이따금 정모나 번개 참석하고 하는 것
부모님께 다 정직하게 말씀드리고 하는거라서
아직 별다른 의심없이 ‘네’ 하고
아주 짤막하고 또렷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다른 문제가 또 있었어요
실은...뭐 어쨌든 저도 대학생이고 성인이고 하고
무엇보다 한참 이성에게 호기심도 생기고 관심도 가질때라서
어쨌든 그렇게 하이텔 동호회에서 알고지내는 여성회원에게
‘진지하게 사귀어 보고 싶다’는 의사를
정중하게 밝힌적이 두 번정도 있었습니다
그게 한번은 게임동호회 회원인 역시 저보다 두 살위인 누나고
(* 앞에 부시삽과는 다른분)
또 한번은 저보다 서너살 어린 고등학생한테 그런 진지한 제안을
한적이 있는데
결론은 둘 다 거절의 의사를 밝혀서 무산되긴 했지만
일단 굳이 그 여성들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먼저 마음에 들었던 게임동 누나는
뭔가 다른애들처럼 농담이나 실없는 소리 잘 안하고
차분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매력이
절 좀 끌리게 만들었나봅니다
- 덧붙이면 그 누나 목소리도 매력적이었어요
그리고 통사모에서 알게된 여고생 회원의 경우도
역시 뭐...안경끼고 차분한 이미지가 뭐랄까
전형적인 모범생이고 공부 잘하는 고등학생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 이래저래 제가 일단 지적인 이미지의 여성을
좋아하는 편이긴 한가봅니다
헌데 일단 결론적으로 두차례 다 상대 여성이 생각이 없었는지
거절해서 무산되었고
그런 일련의 사건이 있으면서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겜동에서도 통사모에서도 채팅실에서 회원 한두분이
이렇게 저한테 묻더군요
‘당신 결혼한 유부남이라면서 왜 그러느냐 ? 게다가 부인(?)이
최근 아이까지 가졌다던데...’
그렇게 묻기에 저로선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소리라
‘아니라’며 펄쩍뛰었고
헌데 제가 그렇게 반응하자 채팅실의 다른 회원들이
더 어이없어 하더군요
그제서야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서
그때서야 알았죠. 실은 그녀가 이미 제가 앞서 가입한
통사모니 중국사 동호회니 그런 동아리 정기모임이나 번개 참석해서
제 아내라며 자기를 그렇게 소개하며 행세하고 돌아다녔단 것을
심지어 게시판이나 채팅실에서도 제 아내라고
꼬박꼬박 밝히며 활동한 모양입니다
원래는 제가 그녀가 낮에 심심해 하는 것 같아서
별다른 의심없이 낮에 소일거리나 삼으라고 빌려줬던
제 하이텔 아이디로 말이죠
- 심지어 그 와중(?)에 임신사실(?)까지 밝힌 모양인데
일단 시기적으로 그녀가 온라인에서 – 그것도 제 아내란 소리를
하고 돌아다니면서...임신중이라고 밝힌 것은
그 하이텔 wed란 가짜 결혼일기로 경품타고난뒤
두어달쯤 지난뒤이 일인 모양이더이다
그러니 시기적으로...가령 중국사 동호회 송년모임 참석한 연말쯤이면
여름에 임신한 여자라면 이제 막 한참
배 불러오고 표나올만한
시기이긴 한거죠...... -.-;;;;
그제서야
뭔가 이상하던 것들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하더이다
그러니가 중국사 동호회에서 만난 형들은
‘거 당신 아직 신혼이고 부인이 최근 아이를 가졌다는데
아직 지금이 좋은때다. 그러니 지금 실컷 즐겨라...’
대충 그런식의 이야기를 한것이고
게임동호회에서 본 부시삽 누나는
사실 그 동호회에서 – 그 부시삽 누나 말고 -
다른 마음에 드는 연상의 회훤이 하나 있었기에
그때 처음으로 진지하게 다가가보며
이성으로서의 교제 제안을 해보고 싶었던건데
그때 그 부시삽이 끼어든거에요
‘그러고 다니는거 집에서 아냐 ?’고
그리고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pc통신 자체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었고
언론이나 이런데서 pc통신 문화를 다루는것도 대개 안 좋은 방향으로
보도하던 시절이라
어른들의 pc통신이나 동호회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안좋던때라
아마...집에는 그런 하이텔이니 나우누리니 그런 동호회 모임 나가는걸
집에는 솔직하게 말 안하고
그냥 대충 아는 친구들 모임이라던가 대학동아리 모임이라던가
또는 그 외 가령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 하면서 알고 지내는
선배나 후배를 만나러 간다는식의
그런식으로 둘러대는 경우가 꽤 많았었나 봅니다
허나 저같은 경우엔 그런식으로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하이텔 동호회 활동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집에서 부모님께 신뢰받는 착한 효자아들이란 점을
당당히 밝히고 싶어서라도
그 게임동호회 부시삽 누나가 ‘집에서 그러는거 아냐 ?’는 물음에
매우 뿌듯하고 씩씩하게
‘네 !!!’라고 대답한건데...그게 아니라 그 뜻이었던거죠
‘거 듣자하니 당신 결혼도 한 유부남이고 부인이 임신중이라는데
다른여자한테 찝쩍거리기나하고...집에서 부인이 당신 그러고 다니는거
아냐 ?’ 그 질문을 한거였더군요...
한번은 이런일이 있어요. 이건 해가 바뀐
이듬해 봄(3학년때 봄)에 있었던 일이데
실은 통사모 회원들끼리 자원봉사를 나가는 장애인 시설이 있어서
한번은 저도 그 회원을 따라 장애인 돌보는 봉사활동을
나간적이 있었죠
근데 대충...그 장애인 시설에 있는 중고생 몇 명이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 형...바람둥이 같다’고
전 뭐 장애인에 대한 편견 그런 문제를 떠나서
그냥 나이어린 중고생들이 실없는 헛소리 하는걸로 생각하고
‘헛소리 하지말라’며 가볍게 나무라기까지 했습니다
근데 그것도 이제 생각해보니까
물론...거긴 통사모나 그런 하이텔 동호회와 직접 연관성은
없는곳이고 다만 그런 통신동아리에서 자원봉사 나가는 곳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곳 학생들중 개별적으로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같은걸 하는
학생들이 있을수도 있으니
그런 사람들중...혹 그 여자가 제 아이디로 제 아내 행세를 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그걸 알고 (절 그 여자의 남편으로 오해하고)
그런식으로 말한걸수도 있잖아요
집으로 돌아와 진지하게 그 여자한테 따졌습니다
‘당신이 뭔데 날 이상한 사람 만드냐 ?’
‘당신(?)이 뭔데 멀쩡한 사람 유부남을 만드냐 ?’고
그리고...도대체 당신이 언제 내 아이를(-.-;;;;) 가진적이 있냐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다닌 그녀에게 진지하게 따졌습니다
- 그리고 그 당시 그녀는 실제 제 아이(...)는커녕
아버지 아이도 가진사실이 없을때입니다 .(* 글쎄 엄마 눈치가 보여서
둘이 한방을 쓰지도 못하고 그녀가 제방에서 지냈다니까요 !!! ^^;;;;;;)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정색하고 항의하는 제게도
무슨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고
혹시 그녀 특유의 버릇인지 특징인지
예하 그 귀여운 미소와 함께 또 혀만 살짝 낼름
내밀어 보이더이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도 어느덧 대학을 졸업할때가 되었고
(* 참고로 군은 2대독자라서 면제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넷이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pc통신 동호회들이 차츰 쇠퇴하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어느덧 나이도 들었고 또
하이텔이든 나우누리든 동호회 분위기들이 대개 그렇다보니
하이텔 동호회에서 노닥거릴수 있는시간
그리 많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 정도는 하고 있었죠
- 다만 이때가 IMF 직후라서 그런지
한 1-2년 정도는 정상적인 직장에 취직은 못하고
백수상태로 머물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텔 동호회나 작은모임등에
미련은 아직 남아있어서
사실 게임동이니 통사모니 하는데는 그때 이미 발전적 해체쪽으로
방향을 논의중이긴 했는데
그때 전 뜻밖에도...작은모임에 개설되어 있는
성우 팬클럽 몇군데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 하이텔이 나우누리가 생기면서 동호회 경쟁에서 밀리자
상대적으로 동호회 개설기준이 까다롭지 않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게 ‘작은모임’입니다.
헌데 그 작은모임에 생긴 성우 팬클럽들은 보면 곡절이 있는데
원래 그전에 일본만화 좋아하는 애들끼리 만든 애니매이션 동호회란게 있었고
그 애니 동호회에서 파생된 각 작품별 팬클럽이라던가 애니 성우들 팬클럽
그런게 많이 있더라구요. - 참고로 그런식의 애니 매니아 문화는
인터넷 초창기인 대략 2천년대 초,중반까지도 지속된걸로 알고 있습니다
- 미니홈피나 싸이월드 같은곳을 활용하여 일본애니나 성우 관련 정보 같은 것을
올리곤 하는곳이 많았죠
다만 전 성우에 대한 관심이 생긴게 좀 다른 경로라
X-file이란 외화를 그때 좀 재미있게 보던 시절이고
또 좀 특이하게 KBS ‘사회교육방송’에서 방영하는 반공 드라마(라디오 드라마)
를 좀 재미있게 청취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KBS 성우들에 대해 관심이 생긴건 대충 그런 경로입니다
허나 애니를 통해 성우를 알게되든 X-file 같은 외화나 라디오 드라마를
통해 성우를 알게되든 그런데 관심이 생긴건 마찬가지라
몇몇 성우 팬클럽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다는 말입니다
- 그러고보면 대략 98-99년경의 일이네요
그리고 한번은 그중 한 성우의 팬클럽에서 실제 그 성우분을 모시고
팬미팅 자리를 갖는다기에 거기 참석한일이 있었습니다
헌데 전 말씀드렸다시피 그땐 이미 대학도 졸업하고
그러고보면 나이도 어느덧 20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접어들 무렵
뭐 나름 이런저런 사연도 많고
그리고...사실 대학 4년 보내면서...섣부른 감정으로 다가선 이성으로 인해
상처도 좀 받았습니다. - 하이텔 동호회에서 관심생견 여자에게 다가가려다
그 여자가 제 아내 행세를 하고 돌아다니는바람에 무산된것과는 좀 별개의 사안입니다
이게 별도의 장편소설 분량 하나 뽑아야되는 사안이긴 합니다만
간략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대학 2학년때는...저보다 연상의 선배이지만 가정환경은 저희집보다 떨어지는
(* 앞에 말씀드렸지만 전 아버지가 대기업에 재직하셨고 어머니가 서울대병원
간호사에 장애인 특수교사까지 지낸 분이십니다.)
그런 여자한테 상처받은적이 있었고
어느덧 3-4학년쯤 되었을땐 갓 입학한 신입생 여대생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그녀는 연하인 반면 가정환경은 또 저희집보다 더 잘사는
빵빵하게 잘나가는 집안이라
어쨌든 그런 환경에서 살아온 후배 여대생에게 상처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대학시절엔 사랑으로 여인에게 두 번 상처받고
하이텔 동호회때는 또 그런 해프닝까지 있기도 한 저
팬미팅자리 우선 참석한 회원들끼리 자기 소개를 할 때
그런 개인적인 감회와 소회섞어서 제 소개를 했습니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어느덧 대학도 졸업했고 제 나이도 어느덧 2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대학시절 상처도 좀 받았고 pc통신 하면서 이런저런 사연과 해프닝도 좀 있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제 진정 제 성격과 취향에 맞는 마음에 드는 여인을 만나
진지하고 진실한 사랑을 나누며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 알콩달콩 아이낳고 잘살며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노라’는
제 그저 그 당시 갖고있던 평범한 바램이자 소회를
진지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러고보면 그 팬미팅 자리에는...해당 성우뿐만 아니라
그 성우의 후배 성우라는 분도 두분 더 참석을 하셨더군요
사실 90년대 초,중반엔 기성세대나 주류사회가 pc통신이나 그 동호회 문화에
인식이 대체로 안좋은 때였는데
다만 방송가에선 90년대 후반쯤 들어선 그래도 좀 다른 인식이 생겼는지
가령 주요 방송사들은 pc통신에 자체 서비스를 개설 시청자 게시판 같은데서
의견을 받기도 하고
또 그렇게 애니동에서 파생된 성우 팬클럽들이 pc통신에 여기저기 생겼다고 하니
방송가중에서도 특히 성우계는 그쪽에 나름의 관심이 가기 시작한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 성우 팬클럽에서 팬미팅 자리를 갖는다하니
원래 그 팬클럽이 좋아하는 해당 성우분이 이런저런 관심과 호기심에
자신의 소속 방송사 후배 성우 두분을 더 데리고
그날 팬미팅 자리에 참석한거죠
나중에 알게된거지만 그 팬클럽이 좋아하는 해당 성우분은
80년대 초반 KBS 어린이 인형극부터 시작해서 벌써 경력이 20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급 성우고
그분이 데려온 후배 두분도 이미 경력이 10년 가까이 되어가고
나이도 대략 20대후반-30대 초반 정도로
이때 한참 이런저런 애니매이션 더빙 맡으면서
그 업계에서 나름 인정받는 그런 분들이었다고 합니다
어찌되었거나 그런 팬클럽의 팬미팅 장소에 회원 자격으로 참석한 저
자기소개를 그와같이 하고 자리에 앉으니
이례적인 좀 긴 자기소개이긴 했지만 그런대로 내용이 공감이 갔는지
박수도 좀 받았고 얼핏 상석에 앉은 성우분과 그 후배 두분도
제 이야기가 그런대로 감동이 되었는지 공감이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짓기도 하시더이다
팬미팅은 그렇게 회원들 자기소개 하고 참석하신
성우분과 질의,응답 시간도 갖고 성우분들이 직접
그분들 방송활동 하며 겪은 애환도 들려주시고
또 팬클럽에서 마련한 선물도 전달되고 그런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그 중간쯤에
진짜 뜻하지 않은 돌발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여자가 그 자리에 나타난겁니다
그것도 어디서 구해서 데려온건지
난데없는 서너살쯤 되어보이는 어린아이까지
하나 데리고 나타나
제게 이러더군요
‘여보 !!! 당신 여기서 지금 뭐하는거에요 !!! 우리 OO이 아파요
우리 OO이 아픈데...당신은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냐구요 ?’
하도 생각지도 못하고...하도 어이없는 돌발상황이 벌어진것이라
전 어찌 대처도 못하고 그저 말없이 어안이 벙벙해서 그러고 있는데
그녀는 거듭 그렇게 주장하더이다. 자기가 제 아내라면서...
그리고 아이가 아프다며 병원에 가야한다며 절 잡아 이끌더이다
모임은 그 여자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전 황당하고 창피해서라도 그 자리에서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혜화역에서 압구정까지
(* 중간에 4호선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야하긴 합니다만(
가는 전철역에서 진지하게 따졌습니다
‘도대체 나한테 자꾸 왜 이러느냐 ? 그리고 대체 저 아이는 뭐냐 ?’
그녀는 말없이...예하 그 이상한 미소와 함께
혀만 낼름 내밀고 아무런 대꾸도 대답도 해명도 변명도 없더이다
아 진짜...그 여자
그 요상한 혓바닥을 어디 칼이나 가위가 있으면
그걸로 찢어버리고 싶다는 충동까지 일더군요
그나저나 그런 아이는 대체 또 어디서 구해온건지
어디 친구나 동료 아이를 하루 빌리기라도 한건지
아니면 어디 고아원이나 보육원에서 아이를 하루
맡아주겠노라 하고 데려오기라도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근데...그러고보면 대충 서너살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
그 여자 그...하이텔 wed 게시판에 가짜 신혼일기로 상타고
그리고 임신헀다며 떠벌거린게 95년경임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애 나이는 맞아떨어지긴 하네요
생각보다...꽤 치밀한 시나리오를
나름대로 구상한 것은 확실해 보이더이다. -.-;;;;
솔직히 이제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하이텔 동호회에 참석하던 시절의 제 느낌은
일종의 가상공간에 다녀오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무슨말이냐면 pc통신이란 것은 아무래도 온라인상으로
직접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는 교류고
그리고 오프라인 동호회 모임이야 그냥 어쩌다 가끔
한두번 참석하는 정도였으니
일상에서 늘 얼굴을 마주보고 대하는
가령 가정이나 학교 혹은 이웃이나 직장 등등
그런곳의 느낌과는 달랐다는
실제 하이텔 동호회 정모 참석하는 사람중에
자기 신분을 정확히 밝히기 난감한 사람들은
약간 둘러대는 거짓신분을 말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던걸로 압니다
가령 교회 목사나 전도사가 아무래도 신분 밝히기가 난감해
그냥 일반직장에 다닌다고 하던가 사업을 한다는식으로
둘러댄다던가
또 개중에 대학교수님중엔 그런 자기신분 밝히는게
괜히 으스대는것처럼 보일까봐
그냥 초등학교나 중학교 선생이라고 한다던가
아니면 역시 일반직장에 다닌다는 식으로 둘러댄다던가
그런 경우 제법 있었던걸로 압니다
뭐 저야 하지만 공개적으로 밝히기 꺼려지는
그런 신분이나 신상은 거의 없었으니
- 있다면 공교롭게도 아버지의 애인과 5년째
동거중이라는 것 정도... -.-;;
뭐 그리고 그런거야 누가 굳이 물어보지 않으맨
대답할 이유나 필요성은 없는것이니
- 바로 그여자 때문에 졸지에 유부남 오해를 받게된것이기도 하지만
여하튼 중요한건 하이텔 동호회 모임에 참석할 때 기분은
제가 잠시 그런 가상공간에서
어떤 행복하고 재미있는 꿈을 잠시 꾸다가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
그래서
한동안은 그 여자가 그런식으로 제 애인 행세를 하건
아내행세를 하건...솔직히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까짓거 wed란에선 그런 가짜 결혼일기로
금상을 탔건 은상을 탔건
- 굳이 비유하자면 전국노래자랑 나가 인기상 탄거나 비슷한거니
한 몇 달만 지나면 누가 그런데서 상탔는지
기억할 사람도 별로 없을거고
무슨 게임동이나 통사모 또는 중국사 동호회등
까짓거 뭐 제가 그냥...사실은 유부남이면서
쓸데없이 다른 여자한테 집적대는
성격 이상한 X 정도로 찍혔다가 그냥 시간지나
자연스레 잊혀지면 되는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일정한 지위나 신분에
있는 저명인사나 공인...그런 사람까지 참석하는 그런 자리는
의미가 다르잖아요
어쨌든 공영방송사 현역성우가 세명이나 참석하는 그런 팬미팅 자리에
- 그분들이 대단한 스타큽 연예인은 아니지만
어쨌든 한분은 KBS 어린이 인형극 시절부터 경력 한 20년 다 되어가는
그런 베테랑급 성우고 그분과 함께 참석한
후배성우 두분도 경력 어느덧 10년 가까이 되어가며
이런저런 애니나 외화더빙 많이 맡았던
그런 그 분야에서 이미 어느정도 인정받는 현역성우리는데
그런분이 세분이나 참석한 자리에서
절 그렇게 망신을 주면
그 자리에 참석한 그분들이 절
어떻게 봤겠습니까..
그것도 하필 전 자기소개때
그것도 이제 학교도 졸업하고 취직도 해야하는 시점에서
진실한 사랑을 나누고 싶노라는
어찌보면 나이 20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의
한 피끓는 청년의 진솔한 감정을 제법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은 뒤에
그 자리에 나타나 그런 난장판을 만들어버리면...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녀와의 그 이상한 동거가
그 이상 지속되진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집을 나갔거든요
다만 저희 아버지와는 헤어진건지 어찌된건지
그거야 두 사람이 알 일이지 세세한 속사정을
제가 알수는 없는일이죠
다만 그래도 그 이상한 동거가
- 그것도 저랑 한방을 쓰는 룸메이트(?)로
9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무려 5년을 이어졌네요
이제 저희 아버지,어머니 모두 이세상분이 아니시고
저희집도 몰락해서 저는 지금
강남 40평짜리 아파트를 팔고
인천 촌구석 15평 빌라에
저혼자 살고 있습니다
(* 아,참 다만 저희집 몰락은 그 여자 문제하곤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그건 그냥 제가 못나서 이리된거고...
최소한 그 여자한테 그런 누명까지 쓰게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 정도는 제게 남아있네요.)
무엇보다 이제 최소 25년 이상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가는
하이텔 시절의 해프닝
그래도 한때나마 진실한 사랑을 하고팠던
따지고보면 20대 청년시절 누구나 한번쯤 가졌을범직한 순수한 소망조차도
끝내 이루지 못하고
제 인생도 어느덧 종착역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이 순간 제가 누굴 원망하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젊은시절 제대로 된 연애한번 못해보고 제 인생이 마무리된걸
이제와 누굴 탓해봐야 아무 의미도 없을테니까요
다만 wed란 가짜결혼일기 소동이나 하이텔 동호회 문제등은
어차피 익명공간에서 만나는 가상의 일들이었으니
한때 있었던 작은 해프닝이라 여기고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심지어 성우 팬클럽에서 있었던 그 일만은
쉬이 잊혀지지 않네요
아무리 그래도 공영방송의 성우가 한분도 아닌 세분이나 참석한
그런 팬미팅 장소에서 벌어진 소동
그 자리에 참석한 성우분들이 절 어찌 생각했을지
그것만 생각하면 다시 몸서리가 쳐집니다
이제와서 누굴 원망할수도 없고 미워할수도 없는
모두 어제의 일, 과거의 일
참으로 이상하게 마무리 되어버린 제 젊은시절의 과거가
그저 가끔씩 절 허망하도록 아프게 조여올뿐입니다
사랑에 실패한 남자의 슬픈 과거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