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중반 여자입니다. 유치원,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 있구요. 주말에 시부모님 오셔서 저희가 밥을 먹는 방식이 틀렸다고 지적하신 게 도가 지나치신 것 같아 의견 여쭙고자 글 써봅니다.
저희는 밥을 미리 지어놓고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어요. 유튜브에서 어떤 연예인분이 그렇게 하시던걸 본 후로 그렇게 해먹었어요. 고구마나 옥수수 밤같은 것들이나 잡곡 다양하게 넣어서 지어놓고 냉동해뒀다가 애들 먹여요. 애들 키워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애들이 직접 만들거나 고른 메뉴들은 제가 임의로 주는 것들보단 잘 먹어요. 저희 애들이 둘 다 입이 워낙 짧기도 하고 집에서만 밥을 먹었다 하면 꼭 두세숟갈 먹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려고 해서 잡아두는데만 한세월인데 밥을 직접 고르게 하면 그건 그나마 더 잘 먹더라구요.
남편도 밥을 미리 지어놓는 거에 대해서 불만 없어요. 애초에 남편이 저렇게 하면 좋겠다면서 자기가 먼저 영상 보여주고 얘기 한거구요. 제 입장에선 밥을 짓고 용기에 담아서 식혀뒀다가 냉장고 넣는 게 오히려 이렇게 하면 번거롭지만 급할 땐 편해서 저도 남편도 애들도 만족해요. 애들도 남편도 저한테 이거 넣어달라 저거 넣어달라 요구할 때도 있구요.
이렇게 한지 두세달 됐는데 지난주 주말에 시부모님이 집에 오셔서 같이 식사를 했어요. 원래도 멀지 않은 곳에 사시지만 저희가 시댁으로 가는 편이라 저희집에서 식사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어요. 당연히 손님 오실 땐 새 밥 해서 드려요. 애들이 손님 계시는 식사자리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지 않았음 해서 찬밥 고르면 그거 돌려서 주는 일은 있어도 손님 밥은 꼭 새로 해서 드려요.
당연히 시부모님 밥 새로 했고 밥 먹기 전에 애들한테 물어봤어요. 따듯한밥 먹을 거냐고 물어보니까 큰애 작은애 둘 다 다른 밥 먹겠다고 해서 원하는 거 돌려줬어요. 냉동실에서 밥 꺼내는데 어머님 자리에서 보이는 방향에 밥이 8개정도 있었어요. 그랬더니 그때부터 노발대발. 자기 아들 손주 찬밥 먹이냐면서 소리를 집 떠나가라 지르시는 거예요. 저는 깜짝놀라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그런 거 아니라고 애들이 밥 골라서 먹는 거라고 얘기해주는데 들으시지도 않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시더라구요. 우리 아들 이런 밥 먹이면서 일 시키냐고요. 집에서 일만하는 여자가 밥하는 거 뭐 그리 어렵냐고...
며느리 된 입장에서 말대답 안 좋게 보실까봐 원래도 할말 다 하는 성격 죽이고 살았어요. 원랜 온화한 사람이 이번 찬밥에만 뭐라고 하셨겠나요. 당연히 평소에도 이런저런 트집 잡아 뭐라 하시는 거 하루이틀 아니고 설거지 하는 거 지켜보다가 이러면 안된다 저러면 안된다 한시간 내내 말씀하시곤 전화로까지 세네번 얘기하시는 분이어도 웃으면서 네네 하고 말았었고 웬만한 거엔 별 타격도 없었어요. 근데 이렇게까지 소리지른 적은 처음이라 저도 당황스럽더라구요.
남편이 어머님한테 저렇게 얼려두는 게 설거지거리 더 나오고 할일 더 많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머님은 뭐라고 하던지 내 아들이 저런 밥 먹는 거 못본다고 눈물닦는 시늉까지 보이시더라구요. 옆에서 아버님은 애들이 잘 먹으면 됐다고 하시는데 어머님은 옆에서 무슨 말을 하건 듣지도 않으셨어요. 이게 그럴 일인가요? 남편이 어머니를 어르고 달래서 식사 하시게 하고 집 가시면서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게 토요일이었어요.
그 후로 오늘까지 매일 오셨습니다...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요. 아버님은 친구분들이랑 저녁 약속 있으시다고 3일정도 안 오셨어요. 어머님은 매일 오셨구요. 어머님이 오시니까 잡곡밥을 했는데 둘째가 고구마밥 달라고 징징징... 처음 며칠은 애들도 그냥 먹더니 계속 어머님이 오셔서는 못 먹게 하고 갓지은 밥만 먹게 하니까 둘째가 수요일쯤 할머니 이제 오지 말라고 할머니 밉다고 가라고 울었어요. 어머님은 제가 애들 버릇 잘못 들인 거라고 화내시고 정말 정신 없더라구요. 저녁 다 드시면 남편이 모셔다드리면서 내일은 그만 오셔라, 내일은 정말 그만 오셔라 했는데도 소용이 없어요.
근데 저희애들 밖에서는 안 그래요. 밖에서 다른 애들처럼 막 복스럽게 많이 먹지는 않아도 식사자리를 지키는 거라고 가르쳤어요. 집에서만 천방지축이지 밖에선 낯을 많이 가려서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도 않고 반찬투정 하지 않는 편이에요. 애들 어린이집 선생님도 식사예절 잘 지킨다고 해주시구요.
밥만 새로 하면 되는 거면 100번도 더 하겠는데 반찬 가짓수부터 이것저것 지적하시는 게 한두개가 아니에요. 전에 애들 치킨너겟 구워줬다가 일주일을 끼니 때마다 전화와서는 또 냉동식품 준 거 아니냐고 시달렸어요.
그래서 오늘 며칠 내내 너무 힘들어서 엄마한테 하루만 가겠다고 부탁하고 애들 일과 끝나고 엄마집으로 바로 갔어요. 당연히 어머님한테도 오늘은 친정에 다녀온다고 말씀 드렸어요. 남편도 미안하다고 다녀오라고 했는데 어머님이 가긴 어딜 가냐면서... 가서 또 찬밥 먹일 거냐고 언성 높이시더라구요. 자긴 오늘도 너네집 갈거니까 새밥 해서 애들 먹이라고... 그래서 오늘은 저도 친정간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말이 안 통하시길래 남편한테 말 좀 대신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오늘 저녁 6시 반 넘어서 전화로 집에 왜 없냐면서 소리지르시네요. 가까이 살아도 도어락 비밀번호는 안 가르쳐드렸는데 문 두드려도 안 열리니까 화나셨겠죠.
시부모도 부몬데 부모 밥 굶기는 저런 딸년이 어딨냐고 전화오더라구요. 죄송하다고 하고 끊었는데 엉엉 울면서 저녁 굶은 시애미 외면한다고 시누한테 전화했다네요. 시누도 언니 너무한 거 아니냐고 전화오고. 니네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부터 시작해서 심한 말 많이 하셨는데 그런 것까지 다 적기에는 제 얼굴에 침 뱉는 것 같아 안 썼네요...
오늘 제가 점심도 아니고 애들 등원시키고 아침부터 전화했어요. 오늘 저녁은 저도 친정 간다고요. 일주일 가까이를 저녁 차려드렸는데도 부족한 건가요? 동생한테 얘기하니 동생도 밥 해먹기 귀찮은데 며느리가 차려주니 좋은 게 아닐까 하더라구요. 맞는말 같아요.
친정까지 애들 데리고 차타고 40분은 온 거라 피곤해서 자고 가려고 했더니 남편도 퇴근하고 같이 와서 잔다길래 알겠다고 했어요. 자고 간다니까 어머님 전화와서는 내일 저녁은 똑바로 차려두라며 한소리 하시더라구요. 내일 집에 갈지 안 갈지 모른다고 말씀드리고 끊었어요. 내일도 온다는 소리겠죠. 그랬더니 어딜 집을 비우냐며 또 소리지르시고... 아무 대답 안하다 반응이 없어 조용해지신 틈 타서 주무시라고 한마디 하고 끊었네요.
남편은 계속 전전긍긍하면서 미안하다는데 남편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판에서 늘상 보던 중재 못하는 바보 남편도 아니고 잘 해주고 있는데요... 미안해하는 게 오히려 안쓰러워 죽겠더라구요.
다 읽으신 분 계실까요? 쓰다보니 저도 너무 화가 나서 글이 길어졌네요... 제가 애들 밥 냉동실에 넣었다가 먹인 게 그렇게 잘못된 걸까요. 동네 떠나가라 억지로 내는 우는소리 하는 거 매일 들으려니 너무 짜증이 나네요. 짜증 그 이상의 무언가예요. 며느리 된 도리로 이런 말 하는 거 아니지만 어머님 자꾸 되도 않는 화를 내시거나 집 떠나가라 우는소리 하실 때 혐오감도 들어요. 무엇보다 매일 오시는 거 스트레스예요... 친정 엄마가 집에 매일 온대도 싫을 것 같아요.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의견 좀 주세요...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