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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관리 잘하는 아내 부담 개과천선 후기입니다.

ㅇㅇ |2023.07.10 17:30
조회 93,687 |추천 141

안녕하세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1년 반쯤 전에 저희 오빠부부 이야기를 판에 써서 톡선이 됐던 사람입니다.
당시엔 오빠가 이해가 안 돼서 제가 너무 답답하고 결혼하면 오빠X 얼굴 거의 못볼줄 알았는데 주3회씩이나 꼬박꼬박 마주쳐야하는 게 너무 싫어서 빡침상태로 썼었네요.
댓글은 저희 오빠 욕이 80%, 새언니도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20%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희 오빠 개과천선 했습니다ㅋㅋㅋㅋ

이게 1년 반동안 일어난 일이고 자세한 건 오빠네 부부만 아는 일이기 때문에 제 3자인 제 입장에서 지켜본 결과만 말씀드릴게요.

1. 본가 출입금지령
제가 판에 글을 쓰고 감사하게도 폭발적으로 조언해주셔서 댓글들을 참고해 부모님께 강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크게 통감하셨고 글 쓰기 전에도 이미 오빠에게 오지말라고 수차례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빠가 무작정 온 거라서 더 마음을 강하게 먹으신 것 같아요.
그러던 찰나에 새언니에게 전화가 왔고 긴히 드릴 말씀이 있으니 언니에게 시댁인 저희집에 방문해도 될지 물어왔어요.
저도 그 소식 전해듣고 저희 부모님이랑 둘러앉아서 심장 졸이면서 언니를 기다렸네요.
혹시나 이혼 의사를 밝히면 어쩌나 하고요ㅠㅠ
물론 언니가 더는 못살겠다 이혼하겠다고 해도 저희 입장에선 할말도 없지만요.
언니 바짓가랑이라도 잡을 각오로 기다렸다는게 맞겠네요.
그만큼 저희 부모님이나 저나 언니한테 진심이었거든요..
그러고 며칠 뒤에 약속한 날짜에 언니가 왔는데(오빠는 같이 안왔고 저는 낄 자리가 아닌 것 같아서 외출 상태였습니다.) 언니가 정말 엄숙하고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더라구요.
아직 결혼생활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많이 가르쳐달라로 시작해서 결론은 어머님 아버님께서 저희 부부를 많이 도와주셔라 등의 이야기였고 그 얘기의 의미가 뭔지 저희 부모님이 바로 알아들으시고는 사과의 말과 함께 오빠를 통제할 것을 약속했다고 하셨어요.
저한텐 언니가 그 말을 꺼내기까지 속으로 얼마나 마음 고생 했을지 마음이 쓰려서 너무 죄스럽다고 하셨고요.
그날 바로 오빠한테 전화해서 오늘도 올 생각이거든 부모자식 연을 끊자고 할 정도로 아빠가 크게 역정 내시고 그날부로 지금까지 저에겐 오빠 없는 천국같은 시간이 보장됐습니다.
2. 개과천선
-일단 제일 크게 바뀐건 저희집 공식 방문일이 바꼈다는 겁니다.
주 3회 오빠만 방문에서 두 세달에 한번씩 오빠내외가 함!께! 오는 걸로요ㅋㅋㅋㅋ
오빠네 집이 저희집과 크게 멀지가 않아서 원래도 그 정도 방문했던 것 같은데 그날 이후로는 왜 이렇게 감회가 새로운지ㅠㅠ
(처음에는 아빠가 지한테 역정 낸 것 때문에 주둥이가 댓발 나와있던데 저는 무슨 일 있었는지 모른다는 식으로 개무시로 일관했었습니다ㅋㅋㅋ)
-잘은 모르지만 새언니가 크게 바뀐건 없는 것 같고 오빠가 새언니한테 맞춰서 생활한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오빠X이랑 스몰토크 정도는 하는 사이라서 이야기는 종종 듣는데 작년에 썼던 글 내용+정해진 듯한 기상시간, 취침시간, 식사시간 외에도 밥 먹을 때 매끼 식기에 반찬들 정갈하게 덜어서 소리내지 않고 먹기(오빠랑 같이 살때도, 주 3회씩 집에 와서 밥처먹을때도 맨날 반찬통 그대로 처먹어서 개빡쳤었는데 새언니는 오죽했을까요 하), 잘때도 모든 일과를 정리한 후에 핸드폰이나 티비보지 않고 바로누워서 취침 등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자잘한 생활습관이야 저것보다 더 많겠죠.
근데 제가 봤을 땐 여전히 기본적인 것들 뿐인데 아무튼 오빠X이 처음 몇달은 지가 새언니한테 감히 맞춰주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길래 욕을 한바가지 해주고 이혼 당하기 싫으면 사람이라면 사람의 도리를 하고 살라고 했습니다.
끝까지 지도 맞받아치더니 한 반년 조금 지나고부턴 새언니랑 저희집 방문하면 지가 나서서 우리집 상태를 지적하는둥 아주 개꼴값을 떨더라구요.ㅁㅊㅅㄲ
지 아니면 누가 더럽게 산다고ㅉㅉ
요새는 새언니가 너무 감사하게도 오빠X 교육을 제대로 시켜주셨는지 아주 사람다워지고 정숙해지고 바른 사람이 다됐습니다.
아주 눈으로 보여요.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 개키기는 커녕 아랫도리나 벅벅 긁던놈이 이부자리 정리는 기본에 집에 있는 건지도 분간 안되게 큰소리 안내고 조용히 생활합니다ㅋㅋㅋㅋㅋㅋ
다같이 밥 차리고 있으면 식기랑 수저 각맞춰서 딱딱 놓고요ㅋㅋㅋ
바닥에 자질구레한거 떨어져있으면 바로바로 주워서 원위치 시키질 않나 잘때도 아주 조용하고 좋습니다.
처음 몇달 투덜댄거 제외하고 지금까지 근 1년동안 변함없는 행동을 보니 개과천선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젠 우스갯소리로 오라고 해도 안와요^^

제가 바라본 시점은 이렇고, 제가 말은 이렇게 해도 새언니가 얼마나 고생스러웠을지 짐작도 안돼서 저도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새언니 라이프에 관심있으신 분들 계시던데 우선 언니는 sns같은걸 일절 하지않고 만약 하더라도 제가 감히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ㅠㅠ
대략적으로 알려드릴 수 있는건 5시 30분 칼기상, 11시 칼취침 정도와 요즘 사람답지 않은 점잖은 말투+점잖은 착장 정도구요.
음 특이하다 싶은건 제 기억으론 오빠네는 놋그릇?과 도자기그릇?(제가 식기에 대해 잘 몰라서..)같은 걸 쓰고 손님맞이용 식기와 소반?밥상?, 그리고 다과가 늘 준비돼있다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새언니에게 일련의 이야기를 제가 다 알고있다고 티낼 수가 없어서 여기서라도 큰절 올리고 싶네요.
저희 오빠 사람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언니ㅠㅠㅠ
늘 평안하시기를...

추천수141
반대수5
베플|2023.07.10 19:43
쓰니 부모님이 잘못 키운걸 엉뚱한 사람이 고생하네요
베플ㅇㅇ|2023.07.10 18:45
와 새언니 진짜 대단하시네요 ㅋㅋㅋㅋ 그리고오빠도 잘 교육받고 바뀌어서 다행이네요 ㅋㅋㅋㅋ 거기서 본인이 큰소리쳤으면 이혼당했을듯 ㅜㅜ
베플ㅡㅡ|2023.07.10 18:32
ㅋㅋ 쓰니 부모님도 못하신 일을 새언니가 해내셨군여;; 안 그래도 이뻐하시겠지만 진짜 고맙게 샘각하셔야함… 그 둘이 싸우면 무적권 새언니 편 들고 오빠는 두드려팬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미 그러시겠지만 ^^ 그런데 개과천선 못하는 사람이 더 많은데 오빠도 근본은 나쁘지않나봐요. 천생연분임 ^^;
베플ㅇㅇ|2023.07.10 17:42
새언니 모시고 살아라 진짜
베플거북이|2023.07.11 00:18
아들 감싸지 않은 부모님도 좋고, 새언니 마음 읽어준 쓰니도 좋고, 바뀐 오빠도 좋고, 사람 고쳐서 살고 있는 새언니도 멋지고! 아주 사람다워지고 정숙해지고 바른 사람이 됐다는게 너무 웃기네요ㅎ 행복한 가족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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