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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어

잘지내고 있지?
오랜만에 너와 주고 받았던 메시지들을 봤어
너는 내게 아빠같은 사람이었더라
나보다 두살이나 어렸는데 네가 불렀던 애칭은 늘 아기, 강아지였네
너는 늘 내게 착한사람이라고 이야기했잖아
사실은 그게 아닌데, 그 말에 나도 속고있었나보다.
술과 친구들을 좋아해서 나 챙기는건 뒷전이었지만 마지막은 늘 나여서 그땐 행복했던 것 같아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던 날, 터미널에서 핸드폰이 꺼지는 바람에 옆에 계시던 아저씨 번호로 전화를 거니 나를 잃어버리는 줄 알았다던 너의 그 말이 나를 울리더라.
내가 어디에있든 데리러와줘서 고마웠어
일이 늦게 끝나 집에 오면 늘 맛있는 요리를 해줬던 너에게 참 감사했어.
연애 초에 의식주 중에 식을 담당해주겠다던 너의 말이 생각나네.
덕분에 나는 맛집리스트를 줄줄 외고있다.

지금의 나는 너에게 마음을 다 써버려서 누군가에게 줄 마음이 없어.
너도 알다시피 나 엄청 착한 사람이잖아.
모난데 없이 잘 자랐다는 너의 말이 생각난다.
요즘 일이 더 많아져서 행복한데 작년의 내가 한번씩 툭 튀어나와서 나를 갉아먹기는 해
나 이제 술 마셔도 안운다?
네가 내 자존감 많이 올려줬나봐
이혼하고 내인생 참 하찮다 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너를 만난 뒤로는 그런 생각이 안들더라.
이렇게 대단한 사람을 언제 만나봐 너희가?
이런 생각 가지고 누군가를 만나는 중이야.
연애도 두번이나 했고 지금은 나를 포용해주는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있어
참 나같은 사람이야
상처도 많고 사랑을 줄 줄도알고 사랑을 받을 줄도 아는 사람.

달에 한 번꼴로 떠나며 내게 좋은 사람 만나라 했던 말 그게 현실로 이루어졌나보다.

네가 마지막에 했던 그 말에 의미부여하고싶지 않은데 ‘너를 이해해주고 안아줄 수있는 남자를 만나라, 나는 너에게 부족하다’
그 말. 그래서 만났나봐
네 말대로 나를 감당할 수있는 사람은 없을거야
유별나고 독특하잖아
근데 요즘도 누군가가 내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없게 해달라고 늘 기도하고 살고있어.
상처 받기 싫어서 상대에게 상처주는 말들을 하고 사는 중이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이 네가 나에게 했던 가스라이팅이라는 건가
잘모르겠다.

그리고 많이 변했어 나
고작 5개월이지만 생각하는 것도 행동도 많이 변했어
1년이란 시간이 누군가에겐 짧고, 누군가에겐 무척이나 긴 시간이였을거야.
나는 너와 함께했던 그 1년이 폭풍같던 내인생에
잔잔함이었어.
우리의 연애는 더 폭풍같았지만.
연애 잘 하고있지? 그사람 참 예쁘더라 예쁜만큼 잘해주면 좋겠다.
너도 참 착한 사람이잖아
그렇게 떠났으면 잘만나고 잘살아야지.
바람피고 떠난 너를 타인에게 설명할 때 하는 말이야

고생했다, 잘살고있다, 대단한 사람이다
일 끝나고 집에 오면 나를 안아주면서 늘 나에게 했던말들, 지금은 내가 나를 다독이며 말해주고있어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자꾸만 그런 프레임을 씌우니 버겁기도 했는데 잘 성장하고 있다

작은 씨앗이었던 나를 키우느라 고생많았어.
나는 아직도 작은 식물이지만 보살펴주는 이없이 잘 자라보려고 해.

있잖아 그냥 잘 살아 잘.

드러내기 싫어했던 나의 과거들을 이해해주고, 나의 감정들과 표정들을 읽어주며 나를 다독였던 너는 내인생에 가장 큰사람이자 더는 없을 사람이야.
오늘의 너의 하루와 감정이 어땠는지 이젠 물어볼 수없지만 슬픈 일없이 하루하루, 잔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성장하는 너를 마음으로 응원하고 살게.
지금의 이마음들은 잘 정리해서 마음 속 깊은 곳에 접어두려고 해.
고마웠어 정말 많이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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