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삼십대 초반 남자친구는 삼십대 중반입니다
2년 정도 연애중이고 연애하는 동안 화 한번 낸 적 없고 항상 저부터 챙겨주는 자상한 사람이라 이사람이랑 결혼하면 행복하게 살수 있겠다 생각해서 결혼 얘기를 꺼내게 되었어요.
남자 친구가 이십대때부터 몇번의 사업 실패로 모은 돈은 없고 5천만원 가량의 빚이 있다 말하더라구요. (어릴때부터 건너건너 알던 사이라 사업이 몇번 실패한 것은 알고 있었고 저를 만나는 도중에도 사업이 기울어져서 지금은 투잡, 쓰리잡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십대 중반에 취업해서 적은 소비 + 저축 + 재테크 등으로 1억 8천만원 가량 모았구요.
2년 동안 만나면서 서로의 경제 상황을 모두 오픈한 것은 처음이라서 빚이 있다는 것에 솔직히 조금 놀라긴 했어요. 남자친구가 씀씀이가 적은 편이 아니고 사업도 잘 될때는 한달 순수익이 2000 안팎 됐다 말한 적이 있어서 사업이 기울어졌어도 어느 정도 여윳돈은 있을거다 라고 생각해서요.
하지만 모은 돈 하나 없이 빚만 있더라도 채무를 변제하려 노력하는 태도, 하루에 3~4시간 자고 투잡 쓰리잡 해가면서 일하는 성실함을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 이정도 성실함이라면 지금 당장 가진게 없더라도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같이 노력해 나가면서 살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여기서 끝이면 이런 글을 쓸 이유가 없었겠지만 문제는 남자친구가 이 후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요. 십년간 몇번의 사업과 실패로 사업은 이제 절대 다시 하고 싶지 않다 하고 지금은 퀵 배달, 일용직, 대리운전으로 수명 깍아가며 한달에 500정도 벌면서 채무 상환중인데 일단 빚부터 다 갚고 그 이후에 일은 이후에 생각하고 싶다 합니다.
그럼 나와의 미래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냐 나는 오빠만 좋다면 내가 모은 돈으로 작게 시작할 마음이 있다 하니 저랑 결혼은 하고 싶은데 모은 돈도 없이 빚만 있는 상태에서 저희 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 자존심도 상하는데 지금은 그냥 너무 지쳐서 몸으로 일하는 것 말고 아무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고 빚부터 갚고 쓰니만큼의 돈을 모았을 때 천천히 결혼하고 싶다고 3~4년만 기다려달래요.
저도 제가 이십대 후반만 됐어도 고민없이 알겠다하고 기다렸을 텐데 삼십대 중반으로 넘어가는 지금
남자친구가 말한 시기까지 막연하게 기다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빚을 다 갚고 이 후에 어떤 일을 할 계획인지 어떻게 저만큼의 돈을 모아서 언제쯤 결혼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을 준다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을텐데 스스로 지쳐있다는 남자친구를 닦달하기엔 마음이 불편해서 그런 질문조차 꺼내기 어렵습니다.
지금 너무 삶에 여유가 없는 사람인데 내가 힘이 되주긴 커녕 지치게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제 입장을 생각하면 사람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기다린다해서 3-4년 뒤에 무조건 결혼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복잡한 마음에 잠도 안오네요.. 헤어지는 게 맞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