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첫 기억은 깜깜하고 추운 현관가에서 손들고 벌벌 떨고있었던 기억이에요엄마가 간간히 물을 먹여주면서 이러다 애 잡겠다 했나? 그런 뉘앙스로 말했었던 것 같구요다음으로는 제가 전신거울 바로 옆에서 겁에질려 울고 있었는데, 술취한 아빠가 쇠로 된 의자를 거울에 던져서 거울이 깨졌었구요 아마 엄마가 늦게 들어왔나? 해서 아빠가 화를 냈던 것 같아요
다음 기억은 8살 즈음 친척들과 다같이 리조트에 놀러갔었는데, 물놀이를 하고 돌아오던 밤에 차도 가장자리를 따라 리조트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제가 아빠를 화나게 해서 아빠가 길가에 있던 큰 돌을 제게 던졌고 엄마가 몸을 던져 아빠를 누르고 빨리 가서 어른들을 불러오라고 했었어요
덜덜 떨며 올라가 어른들을 불러서 남자어른들이 달려나가고 작은엄마가 절 씻겨주면서 돌에 맞아 까진 발목을 보며 되게 마음아파 하셨었어요.. 저는 씻고 이불깔아둔 방에 격리해두고 어른들이 아빠랑 무슨 대화를 엄청 길게 했고 아마 화해하라고 제가 있던 방에 아빠를 넣었겠죠?
근데 아빠가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고있었던 제 위에 올라타서 목을 졸랐구요 낌새가 이상해서 들어와본 어른들이 겨우 떼어내서 아빠는 남자어른들이 리조트 복도로 끌고나가서 주먹질을 했었구요 저는 여자어른들이랑 다시 거실에 나와서 보호하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때 큰엄마가 이 작은걸 때릴데가 어디있다고.. 어디있다고.. 하면서 되게 마음아파 하셨어요
그 뒤로 해결이 어떻게 됐는지는 정확하게 기억 안나는데 제가 엉엉 울면서 아빠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데 하면서 아빠를 안아줬구요 아빠도 울면서 미안하다고 울면서 안아줬던걸로 기억해요
그 다음은 10살때? 였던 것 같구요 아빠가 퇴근하는걸 마중나오면 같이 새로생긴 쇼핑몰에서 아이쇼핑을 하고 들어가자고 했구요 저는 아이쇼핑이 뭔지 몰라서 쇼핑같은거구나 하고 신나서 갔다가 왜 물건은 안사냐고 물어봤더니 아빠가 원래 아이쇼핑은 안사고 눈으로만 보는거야 그것도 모르냐 이런식으로 약올려서 심통이 났었어요
아빠는 제가 심통난게 꼴보기 싫었나봐요 집에 가자마자 옷을 남김없이 벗으라 하고 나가라고 해서 그당시 살던 집 옆에 빌라 공용 창고? 같은게 딸려있었는데 혹시 누가 나와서 볼까봐 너무 무서워 하면서 숨어있었어요.. 엄마는 한두시간쯤 있다가 가리라고 큰 바디타올을 건네주셨구요 아마 아빠 잠들고나서 몰래 들어갔던 것 같아요
다음은 11살때 이 때부터 외조부님과 함께 살아서 저는 부모님과 한 방을 썼고, 제가 침대에 누워있는데 아빠가 아빠 자게 바닥에 이불을 깔라고 했어요 저는 아직 안잘거니까 그럼 아빠가 침대에서 자라고 했구요 아빠는 뭔가 기분이 나빴는지 계속 이불을 펴라 저는 싫다 하다가 그냥 제가 투덜대면서 이불을 폈구요 이불을 폈는데 모서리가 살짝 말려있었어요
아빠는 저거 똑바로 펴라하고 저는 그냥 조금 말린건데 대충 피고 자면 안되냐 하다가 결국 제가 꼬리 내리고 모서리를 제대로 피니 아빠가 이불을 다시 개라 해서 그때부턴 군말없이 갰고, 다시 펴라 해서 다시 폈구요 그다음에 다시 개라 했나 그냥 팼던가 아무튼 효자손을 잡고 한손으로는 제 양손을 못움직이게 잡고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 정말 복날 개 패듯이 패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거실에서 티비보다가 들어오시곤 또 뜯어 말리셨구요 아빠는 저 XX년 내가 다시 들어올 때 까지 현관앞에 똑바로 세워둬라 하고 술마시러 나갔구요 저는 잔뜩 쫄아서 서있는데 엄마는 그냥 들어가서 자라고하고 저는 무섭다 싫다 맞기 싫으니 서있겠다고 했고 엄마가 병X같은년 그러니까 쳐 맞지 하고 거실 무드등 제외하고 다 끄고 들어갔어요 아 그래도 술먹고 들어온 아빠가 죽일듯이 째려보기만 했지 더 맞지는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위 사건이 있고 다음날, 날씨가 되게 따뜻하고 햇살이 정말 밝아서 그 왜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가 잘 보이는 그런 날 있잖아요 그런 날이었는데 엄마는 컴퓨터로 작업하고 있고 저는 엄마 옆에 앉아 같이 모니터를 보고있었어요 엄마 손은 어제 말리다 맞아 까맣게 멍이 들어있었고 엄마는 저한테 뜬금없이 엄마 아빠랑 이혼할까? 하고 물어봤었어요
속으로 되게 좋았는데, 뭔가 절 테스트 하는거면 어쩌지 싶어서 어.. 왜...? 하고 다시 물어봤었어요
그러고 대답은 기억이 안나는데 그냥 마지막말이 근데 엄마는 너 안데려갈거야. 엄마아빠 이혼하면 넌 아빠따라가야돼. 이래서 너무 무섭고 끔찍해서 이혼하면 안된다고 울면서 매달렸었어요
다음은 중학교때 일인데 몇살인지는 잘 기억이 안나요,, 사실 옛날 기억은 충격적이었던 일 말고는 다 약간 먼지에 둘러쌓인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기억해보려 해도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뭔가 좋은일이 있어서 부모님이랑 고급 일식집에서 외식을 하고 있었고, 근데 엄마가 점점 술에 취하면서 제게 되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어서 저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울면서 두세시간 가량 거리를 걷다가 지금 안들어오면 너는 영영 쫒겨나는거다라는 아빠의 문자를 보고 헐레벌떡 집에 들어갔었구요 학교에서 실시한 우울증 검사에서 고위험군이 나와서 엄마한테 연락이 갔고, 의무적으로 지역 주민센터에서 심층상담을 받아야 해서 엄마랑 갔었는데 엄마가 계속 가면서 너가 왜.. 아니지??? 이런식으로 되게 불안해 하시길래 상담 가서 아무말도 못하고 조금 울다가 저 진짜 괜찮고 그거 사춘기라 그런것 같다고 정말 우울하면 제가 다시 오겠다고 둘러대고 나왔어요.. 근데 그러고 나서 더 심해져서 자해도 하기 시작했고 엄마한테 도와달라고 나 살고싶다고 자해한거 보여줬었는데 엄마가 제 뺨을 때리고 한참 째려보시더니 그냥 나가셨어요
그 뒤로 따로 그 일에 대해 언급은 없었구요 그러고 그냥 어렸을때처럼 엄청 심한 폭행은 없이 고 3이 되었고 고3때는 야자 끝나고 독서실 가기 전에 엄마가 도시락을 싸서 아빠랑 픽업을 왔었는데 독서실로 가면서 도시락 얘기를 하다가 어제 해주기로 했던 음식을 안해줘서 아 뭐야~ 그거 먹고 싶었는데 하면서 조금 투정을 부렸어요 아빠는 또 열받아서 집으로 차를 돌려서 엄마한테 그 메뉴를 만들라 시키곤 저를 꿇어앉히고 다 쳐먹으라고 다 쳐먹기 전 까지 꿈쩍할 생각 하지 말라고 하면서 화를 냈고 뒤에 뭐 어찌저찌 훈계랑 모욕 조금 듣고 아빠는 또 술마시러 나가고 엄마는 너네 아빠 왜저런다니? 하면서 그냥 그거 투정좀 부린거 가지고 나도 괜찮은데 왜 자기가 더 난리냐는 식으로 말했었었어요
사건 다음날 야자 마치고 집에오는데 아빠가 안자고 있어서 도저히 들어가기 무서워서 엄마한테 나 계단에 좀 있다가 아빠 잠들면 들어가겠다 엄마는 너네 아빠 그러면 더 난리친다 그냥 들어가라 하는데 저는 진짜 너무 무서워서 못들어가겠어서 안들어간다고 고집을 부렸고 엄마는 너 알아서 해라 하곤 들어가서 애는 왜 안오냐는 아빠의 물음에 아빠 무서워서 아빠 잠들면 들어가겠대 라고 곧이곧대로 말해서 아빠가 열받아서 안에서 뭘 들고나오는건지 우당탕탕 뛰어나오는 소리가 들려서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도망나와서 걸어서 한시간 정도 걸리는 파출소 앞에 가서 벤치에 앉아있었어요.. 이때 공부한다고 투지폰 써서 갈 수 있는 곳 알아볼수도 없고 집 가까운 곳이나 다른 곳에 숨어있다간 아빠한테 걸려서 죽을까봐요
위에 적은 내용들은 20살 초반에 제가 서먹하게 구니까 아빠가 너 그러다가 니 부모 죽고나면 얼마나 후회하려 그러냐 해서 너무 어이없어서 울분을 못참아서 다다다다 쏘듯이 다 물어봤구요 물어보면서 내가 기억하는게 사실이 맞냐 혹시 내가 어려서 잘못 기억하고 있는 부분 있으면 정정해달라 했는데 다 인정 했구요 아빠는 그럼 그냥 내가 죽으면 되겠네.. 내가 사라지면 되겠네.. 하면서 불쌍한척 하는게 아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나네요 암튼 이 때 이후로 그냥 아빠는 포기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20대 중후반 넘어가고 나서는 나름 제 눈치도 보는 것 같고 금전적으로라도 잘해주려고 해보는 것 같아서 독립하고나서 적당히 거리두면서 한달에 한두번씩 찾아가기도 하고 저도 관계유지해보려 했는데요 어렸을 땐 이 모든 일은 다 나한테 일어난거라 괜찮았어요
그땐 엄마때문에 외적으로 자존감도 많이 낮을 때라 어른들이 얘가 때릴 데가 어딨나 해도 나는 살도 많고 덩치도 커서 때릴 데가 없지 않은데 왜 저렇게 말하시지? 싶었거든요
근데 나이를 먹고, 주변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친구들도 생기고 이제 언니보다는 이모라고 불리는게 더 익숙한 나이가 되니까 어렸을때의 제가 너무 불쌍해지는거에요그냥 진짜 떄릴데가 어딨냐는 말도 너무 이해가 가고 다 그렇게 맞고 사는건줄 알았던 어린 제가, 드라마에서 회초리질을 하고 울면서 아이가 잘 때 몰래 연고발라주는걸 보면서 우리 아빠도 그럴 줄 알고 졸린걸 참으면서 기다렸던 멍청한 어린 제가, 일찍 철들고 싶어 어디 신고할 생각도 안하고 그냥 내가 다 감내하려던 어린 제가 너무 불쌍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그냥 마음이 많이 힘들었어요 지금도 힘들구요
그래도 엄마아빠가 금전적으로 많이 해주려고 한다고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서 둘이 열심히 일할거라고 말했어서 그냥 그것만 보고 버티자 내가 상처를 받은만큼 대가를 챙기자는 생각으로 독하게 마음먹고 각종 기념일 선물 꼬박꼬박 챙겨서 본가도 잘 찾아가고 또 엄마아빠가 주위에 제 자랑하는걸 좋아하셔서 그런 자랑스러운 딸 해주려고 대학진학에 뜻이 없었는데도 나름 좋은대학도 가고 용돈도 스스로 벌어 쓰고 대기업은 아니어도 비전있고 내세울만한 회사에 취직도 하고 했었어요
근데 이번에 무너지게 된게 라식수술 때문인데요 허리를 다쳐 들어갔던 회사를 퇴사하게 되고 어짜피 움직이지도 못하고 여윳돈이 돼서 미뤄왔던 라식수술을 하려 했어요 원래 제 돈으로 할 생각이었는데, 위에 유산이야기 하면서 아빠가 라식도 해주겠다 했어서 알렸죠 사실 지원 해주셨어도 어버이날이 얼마 안남아서 지원해주신 돈 그대로 용돈으로 돌려드릴 계획이었어요
라식할거라 알리고 병원찾아봤냐 금액 얼마정도 하냐 해서 3군데 정도 추린곳 위치와 가격을 공유했고 병원은 무조건 가까운데로가라 하는데 가까운곳이 금액이 160만원정도 했었어요 아빠는 너무 비싸다고 더 싼데 없냐고 했고, 저는 그래도 수술인데 너무 싼곳을 찾으라 하는게 조금 서운했는데 그래도 내주시려고 하나보다 하고 약값 및 기타비용까지 포함해서 100만원 언저리에 할 수 있는 곳을 찾았고, 수술하고 회복하는동안 본가에 가있기로 해서 수술 전날 본가에 갔어요
가서도 수술에 대한 얘기는 없고 다음날 아빠 휴무라 수술 끝나고 데리러 와주시기로 했는데 얘기도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저녁먹는 내내 술마시면서 친구들한테 전화 돌려서 뭐 골프약속 어떻게 할건지 조율하시기 바쁘더라구요
제가 먹는게 느린데 제가 다먹고도 통화 끝나길 한참 기다리다가 그냥 엄마랑 상 치우고 방에 들어갔구요 엄마가 슬쩍 와서 아빠가 수술하라고 카드나 돈 줬냐해서 아니 말 없었다 하니 먼저 물어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빠 통화 다 끝나고 다시 가서 물어보니 내가 언제 그런말을 했냐 아빠 돈 없다 넌 나이가 몇인데 아빠 카드를 쓰려하냐 했고 전 그냥 알겠다 하고 다시 들어와서 누웠는데 엄마가 와서 카드 주면서 물어보라 해서 미안하다 엄마가 내줄게 이걸로 해라 했어요 그냥 알겠다 하고 에휴 뻔하지 그냥 내돈으로 하자 하고 수술 전날이 되니 무서워서 다른 사람들 후기 보는데.. 어떤 블로그에서 수술하는거 돈 아끼는거 아니니 엄마가 내줄테니 얼마가 들던 제일 좋은거로 하라며 카드주시는 엄마, 나이가 서른몇이어도 엄마눈에는 아직 애기인가 보다 라는 내용의 후기를 보고 되게 마음이 무너지더라구요
집안 형편이 어려운것도 아니고 제가 해달라 한것도 아닌데 술취해서 아빠가 해주겠다 하더니 내가 언제 그랬냐며 절 철없는 애 취급 한것도, 본인 돈 나갈것도 아닌데 말만이라도 너무 싼데 찾지 말고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좋은곳에서 하라고 말해줄 수는 없었던건지, 골프약속은 한참 남았는데.. 수술 전날인데 좀 더 신경써줄 순 없었는지 그냥 많은 생각이 들었고 어렸을 때 맞았어도 좋은 기억도 가끔은 있었으니까 성인이 되고 관계회복 하려 하는 모습도 있었으니까 날 그래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제가 억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부모한테 사랑 못받는건 이상하잖아요
뭐 그래서 결론은 부모님과 연을 끊어도 될지 궁금해요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닌데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건지 정말 철이 없는건지 스스로 판단을 잘 못하겠어서요근데 저는 제 자식을 정말 사랑했으면 안그랬을 것 같은데.. 제가 이상한걸까요
글이 너무 길고 잘 안읽히는 부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생각 정리가 잘 안돼서요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거나 더 오래사신 분들의 조언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