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2 때부터 운동을 했는데 부상 입어서 그만두고 유급해서 인문계 학교 다니면서 진로도 새로 정하고 공부하고 있어
중학교 때 경기 뛰면서 알게 된 다른 학교 선배가 있는데 그 선배도 나랑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곳을 다쳤어 그러면서 동지애? 너도 다쳤구나 하면서 서로 위로해주고 아플 때마다 같이 있어주고 다친 날은 슬퍼하지 말자는 의미로 기념일로 정하고 데이트도 하면서 친해졌어
선배는 수술이 성공적인 건 아니라 풀타임 뛰는 건 무리지만 대학에서 꼭 데려가고 싶고 입학만 하면 수술, 재활 지원해준다고 해서 조금씩이라도 경기 뛰고 있어 선배 감독님이 워낙 좋으신 분이라 신경 써주시면서 무리 안 하는 선으로 열심히 하는 중이야
이제는 본격적으로 공부에 집중해야 해서 경기 다는 못 가도 시간 날 때마다 선배 응원하러 가는데 그 선배 말고 다른 선배들 경기 보러 가면 우리 선배 이겨야지, 지면 쫓아가서 놀려줘야지 하고 응원하는데 그 선배 경기만 보러 가면 가슴이 답답해져 나도 안 다쳤으면 저 코트에서 뛰고 있어야 하는데 선배도 나랑 비슷한데 다쳤으면서 선배는 뛰고 있고 나는 관중석에서 가만히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고 너무 짜증나
몇년 전엔 안 그랬는데 새 진로를 결정하면서 내가 이제 선배랑은 완전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자각하고부터 이러네
선배는 정말 존경받을 만할 사람이고 다쳤어도 기량이 대단한데 그런 사람을 미워하는 내가 정말 싫다 영문도 모르고 친한 후배한테 미움받는 선배에게 너무 미안해 나 어떡하면 좋을까
+ 댓글 보고 반성 많이 했어
전혀 공감 받지 못 할 감정인데도 이해해주고 조언 해줘서 너무 고마워
사실 운동 관둔지 꽤 오래 됐거든 이제 6년 다 되어가니까
그래서 괜찮은 줄 알고 경기도 열심히 응원 가고 선배들도 자주 만나기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까 전혀 안 괜찮았던 것 같아
이제 다시 선배들 만나는 횟수 줄이려고..ㅋㅋㅋ
그리고 선배에겐 사과하려고 약속 잡았어 아무리 그래도 선배가 모르고 넘어가는 건 좀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면 선배랑 다신 못 볼까 봐 조금 무서워
그래도 그러는 일이 있더라도 꼭 죄송하다고 하고 올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