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한 10여년 전 고딩 때 눈팅만 하다 벌써 세월 흘러 결혼한 직장인이 되어 처음으로 끄적여봐.
엄마가 은퇴하시고 아빠의 사업이 폭삭 망해서 우리집 다 잃고 두분은 갈라서셨어.
부모님의 노후는 두분이서 시간도 보내고 그런 ‘준비 된’ 시기라고만 생각해오다 덜컥 갈라서버리시니 매일 혼자 계시는 엄마, 망한 사업 아직도 붙잡고 있는 아빠 두 분 상황 자체로 난 몇년 째 왜이렇게 마음이 항상 축 처진듯 무겁고 버거운지 모르겠어.
다른 사람들은 돈 벌면 집 사드리고 차 사드리고 효도하는게 먼저 떠올리는 것 같은데 난 사실 솔직하게
이렇게 빈털털이로 준비도 안된 노후를 맞이하신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뭘 하실 생각은 없으시고 그냥 마냥 빈 시간을 외롭게만 내가 언제 올까 하루하루 기다리는 듯한 느낌, 내가 두분한테 매달 용돈 각각 보내드리는데 그게 용돈이 아닌 안보내면 안될 것 같은 의무감을 줘버린 상황, 이 상황에 다른 딸들이 엄마랑 유럽 여행 가면 부러워 하는 그 마음의 여유
이 모든게 난 사실 너무 벅차고 보이지 않게 힘들어.
매주 주말에 또 내가 오길 기다리겠지 시간내서 가봐야겠지 이런 생각하는데 에너지 쓰는 것도 싫어.
그래서 물론 너무 감사하지만 대책없는 노후를 보내시는거에 난 그냥 속으로 화가 난 상태인 것 같아
그래서 난 내가 돈 더 벌어도 부모님한테 집 차 해드릴 생각이 전혀 없어.
그냥 나한텐 한달에 보내드리는 용돈, 매주 짬내서 보러가는 시간 그 자체가 이미 버거워
내가 잘못하고 있는걸까
이 무거운 짐에서 해방되고 싶다
제일 좋은 부모는 그냥 자기 앞가림 할 줄 아는 그런 부모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