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남매예요. 말이 좋아 6남매이지 딸이 5명이고 마지막에 아들 낳았어요
맞아요. 아들 낳으려고 딸 줄줄이 낳은 집이 저희 집이예요
저희 엄마 엄청 부지런하세요. 20-30년 내내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밥 지으시고얼마 전에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삼시세끼 챙기시며 희생하셨어요.
저는 5번째 딸이고요. 직접적으로 아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다 보니 차별도 많이 받고 자랐어요. 그런데 그럼에도 부모님 사랑했어요
안쓰럽고 사랑 받고 싶어서 취직하고 늘 부모님 용돈 챙겨드리고 최선 다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을 이제 안보고 싶습니다.
제가 27살이 되었을 때 회사에서 분양하는 사내 아파트가 있었어요.사내 직원들 대상으로 하는 것이 있었는데 너도 나도 신청하는 분위기라 저도 신청을 했어요
그래서 내가 될까? 하는 마음에 신청서를 넣었고 당첨이 되서 30평 아파트를 들어가게 되었어요.
난생 처음 가져보는 집이라는 생각과 내 힘으로 이런 것을 이뤘다는 자부심에 신나서 부모님께 자랑했는데 그 자리에서 하신 부모님 말씀에 태어나 처음으로 대들었어요.
' 여자가 무슨 집이냐."
' 너는 조금 더 벌어서 집에 줘야지. 벌써 부터 집은 왜 사냐. 집은 결혼할 남자가 해오는 것이다. '
뭐 이런 말들이었고. 결정적으로 저를 화나게 했던 말은
" 그럼 그 집 00이 주자 (00는 제 남동생입니다)"
그 말에 격분해서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간 회사고 어렵게 당첨 되서 내 돈주고 마련한 집을 왜 남동생을 주냐. 이제껏 차별하며 키운 것이 환경때문이 아니라 엄마,아빠 마음이 그래서였냐?
따지고 27살에 아빠한테 따귀를 맞았어요.
울면서 자취하는 원룸 도착해 다시는 부모님하고 연락 안한다 하고 지내던 것을 언니들의 중재로 아빠가 사과하고 어찌 어찌 얼굴 보고 사는데요.
3년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저희 할머니 되게 장수하시고 오래 사셨거든요
104세에 돌아가셨고 돌아가시기 3개월 전까지 엄마가 부양하셨어요.
아빠는 밖으로 나돌기 바빴고 엄마가 삼시세끼 챙기시다 배변 활동, 속된 말로 이불에똥칠하는 부분 때문에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셨고 6남매 합심해서 할머니 요양병원에서치료 받게 했어요.
그런데 노환 때문인지 바뀐 환경 때문인지 3개월 만에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아빠와 친척들이 엄마가 조금만 참았으면 될 일인데, 괜히 요양원에 보내 이 사달을 냈다는 식으로 장례식장에서 말을 했고 열 받아 그 자리에서 또 싸웠습니다.
모르겠어요.
제 성격이 문제인지 그냥 모든게 꼴보기 싫었는지.
그런데 그 이후로 엄마가 변했어요. 활동적이고 부지런 하셨는데 내내 침대에 누워 일어나기 싫어 하셨고, 모든 활동에 무기력하십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매달 50만원씩 용돈 보냈어요. 친구들 만나 카페도 가고 여행도 가고 돈 쓰고 그러면 기분이 괜찮아 지니까요. 그동안 할머니에 자식들에 묶여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으니 나가서 돈도 쓰고 새로운 것도 경험해보라는 좋은 마음이었어요.
그러다 얼마 전 내가 보낸 용돈이 모두 남동생에게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격노해서 부모님과 인연 끊기 일보 직전입니다.
남동생이 중소기업을 다니는데, 언니들과 저는 대기업을 다닙니다. 연봉부터 보너스까지, 하나 부터 열까지 모두 차이가 나요.은연중에 남동생은 열등감을 느꼈고 그래서 돈 많이 벌고 싶어 토토를 했대요저는 사실 그 사상도 이해가 안 가고;;;
돈을 벌려면 노력해서 스팩을 쌓던가 이직을 하던가 해야 하는게 맞잖아요그냥 핑계처럼 느껴져서 꼴 보기가 싫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어렸을 때 저는 학원 한번 안보내줬으면서 남동생은 뒤쳐지면 안된다고 부모님 지원 몰빵 받았거든요?
근데 그럼에도 맨날 반에서 꼴등하고.. 이해가 잘 안됐어요
언니들하고 모여서 이야기할 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해요.부모님이 지원을 저나, 제 위에 언니에게 했다면 지금 둘 중 한 명은 판검사 되거나의사 되서 떵떵거리면서 살것이라고요.
근데 이게 머리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차이예요저희 같은 가정환경에서 누구 하나 부모지원 받아 공부했으면 그게 미안해서라도이악물고 성공했을 것이라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저 사실 알아요열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도 있다는 것을요.
언니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예요그런데 저는 도저히 이렇게는 가슴이 답답해서 못 버티겠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부모님을 안 보고 사는게 불효인가요?
언니들은 이해하겠데요. 저도 이해하고 부모님 마음도 이해한데요
근데요 저는 진짜 미치겠어요.
제가 몸 갈아 야근하고, 욕 먹어가면서 번 돈이 저한테는 되게 소중하거든요?
근데 그게 부모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인가.. 이해가 되질 않아요
여기는 부모된 입장도 많고, 자식의 입장인 분들도 많아 여쭤봅니다.
이대로 제가 부모님을 보지 않으면 그게 불효인가요?
돌아가시면 후회하게 될 일인가요?
자꾸 나쁜 마음이 듭니다 어차피 후회할것 불효하고 후회하자 이러면서요
제가 인간성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