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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새는 빈 술병

누렁이 |2006.11.16 15:16
조회 19 |추천 0

황소새는 빈 술병

조병완

나무에서 물고기
물고기에서 마른 풀
마른 풀에서 돌
돌의 침묵을 듣는 바람
산아, 돌아앉은 산아

무심한 산이 뒤척거려도
너는 오지 않는다
창문은 흰 찻잔
찻잔은 푸른 손수건
손수건은 노란 버스
버스는 비상하는 새

새 한 마리 눈송이로 흩나려
파닥이는 기억 하나가 고갯마루를
넘었을 때
난롯불은 사위어가고
우편배달부의 오토바이는
경운기를 앞질러간다

겨울나무는 달팽이꽃
달팽이꽃은 조랑나비
조랑나비는 황소새
황소새는 빈 술병
빈 술병은 너

- 2005 올해의 좋은 시(한국시인협회 발간 “먼지도 푸른 발바닥을 가지고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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