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우울이나 불안 같은 기분장애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조현병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불안해하는 걸 넘어서일종의 망상에 근거해서 불안해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올해 초에 병가를 하나 냈는데 진단서 첨부를 잘못해서 파면될 거다", "책상 정리를 제대로 안 했던 게 공무원으로서 성실 의무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 같다", "의사한테 증상 일부를 깜빡하고 말 못했는데, 업무방해죄로 고소당할 것 같다" 등등
처음에는 저 포함 온 가족이 기를 쓰고 논리적으로 설득했습니다.
수긍하는 듯하다가 다음날 또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전혀 설득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증거와 법적 근거, 사례를 들어도 안 통합니다.
이건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망상이라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그런 망상에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보다는 그냥 크게 동조하지도 비판하지도 않기로 했습니다.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가 그런 환자를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영상과 책으로 공부하면서요.
여기에 다른 망상도 있습니다. 자기 뇌에 전기가 통해 손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은 저를 향해 "하나님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하면서 울부짖기도 했습니다. 일상적 죄책감이 종교적인 것까지 뻗친 듯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그 불안감 때문에 새벽에 잠도 못 자고, 한 번은 공황발작까지 나타났습니다. 두 달 사이에 자살시도와 자해도 제가 아는 것만 4번...
조현병 전구기 초기증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혹은 그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성격장애나 제가 잘 모르는 다른 질환일지도요.
일단 마음의 준비는 해둔 상태입니다.
아내한테는 입원을 권유했습니다.
"너 망상이니까 입원해!"라고 하면 당연히 거부할테니,
"고소당했을 때 심신미약을 주장하려면 지금 입원해두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일단은 수긍하더군요.
망상 때문이 아니라 자살시도하고, 새벽에 혼자 집밖으로 나갈 때도 있어아내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입원이 필요해보입니다.
그리고 일단은 장기 휴직을 내둔 상태이지만,지속될 경우 아예 일을 그만두는 것도 생각 중입니다. 지금으로선 정상적인 업무 수행도 불가능합니다.복직할 때 쯤 그 불안과 망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고요.
조기 개입과 신뢰가 중요해보입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상담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상담만으로는 안 될 것 같네요.
이번주에 또 정신과 가서 의사와 상의해서 약을 바꾸고입원 절차를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저도 직장에 이미 양해를 구해놔서최대한 일을 줄이고 아내에게 집중할 생각입니다.
응원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천하는 책도 있으면 부탁드립니다.